비즈니스의 미래 - 기능보다 정서, 효율보다 낭만, 성장이 멈춘 시대의 새로운 프레임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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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미국 세계 공황으로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때 1932년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미국은 얼마나 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가?'를 조사하였고, 이것이 GDP의 원형이라고 한다.야마구치 슈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지금 GDP라는 지표에 갇혀 여전히 성장률을 운운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기술의 혁신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노동생산성 상승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철역 자동발매기가 있다고 출퇴근 횟수가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며, 고속도로 요금소가 자동지불 시스템을 갖춘다고 한들 통행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기술혁신이 수요를 늘리는 것은 아니라고, 즉 GDP는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21세기 자본>에서 토마 피케티도 '성장'에 대한 이미지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로버트 고든 교수는 '하락하고 있는게 아니라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야마구치 슈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성장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성장이 최고인 것처럼 신앙처럼 믿고 있는게 아닌지 반문한다. 



그렇다면 자본을 대신해서 무엇을 추구해야할지, 슈밥은 '자본주의에서 재능주의로의 전환' 이랴고 말했다. 야마구치 슈는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방향은 거대한 북유럽형 사회민주주의, 혁신에 의한 사회 과제의 해결, 기업 활동에 의한 문화적 가치 창조라고 말한다.. 반면 추구하지 말아야할 방향은 작은 미국형 시장원리주의, 혁신에 의한 경제성장 추구 기업 활동에 의한 대량 소비 촉진이다. 


나름 명확하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추구하는 것, 또한 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바꾸자고 말한다. 그가 추구하는 대안은 예술로써의 비즈니스 추구, 투표적인 소비 실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지향하는 현재 모델이 얼마나 큰 한계가 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빈부격차는 현재 자본주의 모델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야마구치 슈는 인간 본연의 휴머니티를 더욱 강조한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변화는 분명히 필요한 것 같다. 그가 말하는 이러한 논제가 일부 사람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논의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역시나 야마구치 슈만의 통찰력이 담긴 책이다. 비즈니스의 미래 라는 책 제목이 약간 의아하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놓은 것 같다. 다만 여전히 성장을 외치는 CEO들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ㅋㅋㅋ



우리 인간은 ‘의미‘를 에너지로 삼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의미도 의의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긴 힘들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커다란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틀림없이 경제적인 쇠퇴와 물질적인 부족이 아니라 의미의 상실이 그 원인일 것이다. - P48

이러한 사회에서 원래 ‘얼마만큼의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가 여전히 정치와 경제의 운영 성과를 측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P58

사회가 기를 쓰고 추구하는 혁신이 ‘부의 이동‘ 밖에 일으키지 못하고, 시업과 빈부 격차의 확대를 초래할 뿐이라면 우리가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P109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믿는 것을 ‘신앙‘이라고 한다. 한결같이 성장만을 외치는 사람들은 이것을 일종의 종교처럼 믿고 있다. - P67

자본주의는 자본이 무한하게 증식한다는 기조를 믿고 따르는 일종의 신앙이다. 슈밥은 자본이 이미 과잉 상태가 되어 증식할 수 없게 된 이상, 이 신앙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 P88

인간이 된다는 것은 바로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신과 관계없어 보이는 비참함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일이고, 동료들이 거둔 승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이다. 자신의 돌을 하나 올려놓으면서 세상을 건설하는 데 힘을 보탠다고 느끼는 일이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인간의 지대>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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