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남자? 정해질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 학교에 호랑이가 왔다 -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ㅣ 웅진책마을 105
김정신 지음,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8월

 책 표지에 호랑이 등을 타고 있는 여자아이와 함께 그 배경으로 학교가 보인다. 전래동화느낌인가? 싶었는데 생각지 못하게 사회의 관습을 이야기하는 동화였다.

 사회와 성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 요구하는 것들이 하나의 정형화된 사회의 관습이나 유교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예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은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여자와 남자의 역할 부분에 대해서는 유교적인 부분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는가?

 동화를 보면서 생각난 다큐멘터리가 있다. 워킹맘의 힘듦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취지였는데 마지막에 다큐 피디가 어느 워킹맘에게 '당신은 여자입니까? 엄마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 질문을 들으면서 참 어이없댜는 생각을 했었다. 엄마는 여자아닌가? 여자가 결혼을 하면 여자를 포기하고 엄마로서의 삶만 살아야 하는가? 결혼한 남자에게도 저런 질문을 할 수 있겠는가? 당신은 남자입니까? 아빠입니까? 하고..

 책에 나오는 아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여자, 남자이기 전에 사람이고 학생이고, 남자라도 핑크색과 네일케어를 좋아하는 취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을 던져주는 동화였다. 읽는 내내 재미있었고, 호랑이가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했다. 전래동화풍의 그림도 환타지 소설의 느낌을 주어서 참 좋았다.

큰 힘이 되어주는 책

서준호 선생님의 토닥토닥 - 힘들고 지친 교사의 마음 안아주기
서준호.노동현 지음 / 사람과교육(교육과실천) / 2019년 7월

나는 책을 빨리 읽는 편인데 정말 천천히 읽었다. 방학이기도 했지만 서준호 선생님께서 워낙 유명하셔서 여러 연수도 들었고 여러 가지로 학교생활에 지쳐있었는데, 공감도 많이 되었고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읽었던 부분도 다시 읽어보고 메모도 하고 2학기 때 실천할 내용도 다짐하였다.

선생님은 어린시절 내내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을 때 난 정말 의욕적이었고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만큼 실수도 많았고 울었고 좌절도 많이 했다. 왜 내 생각만큼 이루어지지 않는지, 내 마음은 왜 알아주지 않는지 참 힘들었다. 책을 읽다보니 내 방법이 잘 못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다른 입장, 시각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져서 좋았다.

이 책은 6가지 영역으로 선생님들이 주요 고민들을 살펴보고 조언을 해준다. 교실, 수업, 학부모, 학생, 동료교사, 업무 영역으로 나누어 교사라면 한 번 쯤 진지하게 고민해봤을 것들을 함께 이야기 나눠 본다. 학교생활이 지금 너무 힘들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성장의 문 열기

수영 팬티 - 내 인생 최악의 여름방학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6월

아이는 성장한다. 성장하며 내 품을 떠나간다. 말 그대로 시원섭섭하다. 아이가 내 품안에 더 있으면 좋겠지만 내 울타리 안에서만 남게 되는 아이가 될까봐 솔직히 겁이난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엄마 아빠 품 속에서만 살아가다가 혼자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장하는 것이 겁도 나고 힘들 것이다.

'엄마 껌딱지'인 주인공은 방학동안 할머니댁에서 며칠 머물기로 한다. 시골집에는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친척형들까지 왔다. 처음엔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형들 탓에 최악의 여름방학이라 생각되었지만, 할머니 몰래 하는 장난들을 해가며 아이는 적응해 간다. 주인공에겐 시골 생활이 즐거웠지만, 커다란 난관이 하나 남았다.

바로 주인공의 가족이 9살이 되면 치르는 의식. 3m 다이빙에서 뛰어내리기.

주인공은 겁이 났다. 하필 엄마가 챙겨준 수영복도 형의 수영복이라 컸다. 연습차 입고 뛰어내린 형의 수영복은 벗거져서 주인공은 망신을 당했다.

주인공이 다이빙을 뛰어 내린건 아주 사소한 계기였다. 마침 이가 빠졌는데, 그게 물에 빠져버린 거였다. 주인공은 용기를 내어 뛰어내렸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성공했다. 3m 다이빙을 말이다.

조금 큰 형의 수영복이 주인공의 성장을 돕는 큰 역할을 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것(계기)가 있다.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나와 새로운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나갈 아이들에게 꼭 추천한다. 자신의 삶을 성장시킬 무엇을 꼭 찾기 바라며... 

파라파라산의 괴물의 정체는?

한밤중 파라파라산 - 2020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도서, 2019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선정도서 ㅣ 바람그림책 82
라이마 지음, 손옌나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6월

 하얀 돼지 루루가 기린마을로 심부름을 갔다 오는데 한밤중에 파라파라산에서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난다. 마을 사람들은 루루의 말을 듣고 너무나 무서워 괴물이 올까봐 나름 대책을 찾는다. (루루의 말을 듣고 괴물의 모습을 상상하며 반응하는 말과 행동이 그림과 글밥으로 절묘하게 어울려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괴물은~ 친구를 좋아한다", "이렇게 하면 괴물에게 보내 버린다"등 겁을 주어 더 괴물을 무서운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는데....

 책 소개 글을 보면 <당황스러운 일이 생겨도 허둥대지 않고 침착하게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솔직히 어른이 나도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면 허둥대고 실수투성이라 그 일이 지나가면 이불킥을 수도 없이 했었다. 하물며 우리 어린이들은? 등장인물의 표정이 너무 생생하고 여러가지 흉내내는 말들이 적절하게 들어가 이야기의 집중력을 키운다. 무엇보다 겁먹은 촌장 할아버지의 귀여운 어법에 절로 웃음이 난다. 옷장 속의 괴물, 침대 밑의 괴물 등 상상 속의 괴물을 만들어 내서 무서움을 잘 느끼는 어린이들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동화가 될 것 같다.

나만의 개성을 찾자

우리는 바이킹을 탄다 ㅣ 그래 책이야 21
홍민정 지음, 심윤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9년 3월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세계적인 미남 미녀 스타들도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이야기 한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못생긴 부분보다는 자기가 만족하는 예쁜 부위이나 매력적인 부분들에 큰 점수와 의미를 부여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 수민이는 자기 얼굴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쌍꺼풀 없는 눈, 벌어진 코, 거기에 주근깨까지. 결국 부모님께 성형 수술을 시켜달라고 조른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의 가게에서 예쁜 머리띠를 사게 된다. 그 머리띠를 하면 얼굴이 예뻐 보이면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아름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수민이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솔직히 예쁘고 잘생기고 날씬하고 키까지 크면 참 좋겠다 싶다. 어른들은 이미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저런 점들이 어느 정도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키가 잘 크지 않으면, 살이 찌기 시작하면, 특정 부위가 자기 눈에 예쁘지 않으면 부모로서 관리해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외적으로 완벽하다고 해서 내면도 완벽한 것일까? 우리 나라에서 못생겼다고 지적당하고 무시당했던 모델들이 외국 무대에서 동양의 미로 인정받고 인기있는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고, 예쁘고 잘생긴 영화배우나 가수들이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다.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만큼은 자신의 개성을 찾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개성과 미를 존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