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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3 ㅣ 팥빙수 눈사람 펑펑 3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5년 6월
평점 :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커지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 어쩌면 엉뚱하고도 말도 안 되는 질문 하나,
그 속에 담긴 마음의 떨림이 아이들을 조금씩 자라게 만든다.
<팥빙수 눈사람 펑펑 3>는 바로 그 소중한 자람의 순간들을 따스하게 품어 안은 동화이다.
마법 안경을 통해 아이들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선생님의 낯선 표정, 엄마의 고단한 하루, 친구의 숨겨진 속마음.
그 안에서 아이들은 알게 된다.
어른들도 우리처럼 외롭고, 떨리고, 때론 용기가 필요한 존재였다는 걸.
그리고 지금의 나 역시 언젠가 누군가의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될 수 있음을,
그래서 내가 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 속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실수를 고백하고,
그 안에서 진짜 우정을 만나고,
사랑이라는 말 없이도 마음을 주고받는 법을 배워 나간다.
어쩌면 그 배움은 안경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이 바라보는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 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펑펑>은 어른의 시선에서 아이를 보지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그 눈에 비친 어른의 세계는 때로는 비밀스럽고, 때로는 눈부시며,
그래서 더욱 닮고 싶고, 언젠가 그 자리에 서고 싶은 ‘미래의 나’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실수해도 괜찮아” “조금은 엉뚱해도 돼” “조금 느려도 괜찮아”
그런 말들이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든다.
그것은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어느 시절의 마음을 간직한 어른들에게도 건네는 다정한 위로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자기 속도대로 마음껏 자라기를 바란다.
실수하며 웃고, 물음표를 던지며 더 멀리 걸어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않고
스스로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