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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알아? - 토닥별 마을의 토토 ㅣ 토닥별 마을 1
야나 지음 / 노란상상 / 2025년 10월
평점 :
토토는 신나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바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너 그거 알아?”라고 외치는 모습은 매우 생동감 있고 사랑스럽다. 그러나 그 말투가 때때로 친구들에게는 ‘자랑’처럼 들릴 때가 있다. 이 작은 차이가 관계 속에서 마음의 간격을 만들고, 그 간격 속에서 서운함이 피어나는 것은 우리 교실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다.
아이들은 유치원과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서로 부딪치고, 서운해하고, 화해하며 관계 맺는 법을 배워 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능력이 바로 정서 문해력이다. 정서 문해력이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며, 그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힘이다. 단순히 잘 노는 아이,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을 넘어 타인의 세계와 내 세계가 서로 만날 수 있게 돕는 다리와 같은 능력이다.
이 그림책은 토토와 친구들이 겪는 아주 작은 오해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돌아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토토의 말 속에는 ‘공유하고 싶은 기쁨’이 담겨 있었지만,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때 친구들은 다른 감정으로 반응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보며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친구와 이야기할 때 어떤 마음을 담고 있었을까?”
“그 마음이 친구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전해졌을까?”
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나 함께 지내는 삶은 때로는 멈춰 서서 친구의 표정과 말의 결을 읽는 순간을 필요로 한다. 나의 이야기를 계속 전하고 싶더라도, 먼저 친구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관계를 단단하게 만든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지점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야나 작가의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은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어울려 아이들의 마음이 작품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도록 한다. 그림을 보는 경험만으로도 아이들은 감정의 변화와 관계 속 온도를 읽어낼 수 있다. 이는 그림책이 가진 고유한 힘이자, 교실에서 그림책을 활용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참으로 소중한 지점이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잘 지내자”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 +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힘 = 정서 문해력
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토토와 친구들의 작은 갈등과 화해는 아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연습을 해보길 바란다.
그 문이 열릴 때, 비로소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해지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