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면 일어나라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1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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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랑 느낌이 너무 흡사하다. 아무리 뻔하고 흔한 뱀파이어 설정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비슷한 구도에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둘다 읽고 나서 생각하는 건데, 이것들은 괴기와 미스테리로 포장한 로맨스물이라는 거다. 그것도 약간 할리퀸 풍의! 











뭐 그래도 재밌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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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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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두형제의 이야기. 일상에서 생겨나는 파시즘이야기. 상당히 무서웠다. 나는 정의의 편이 이기는 걸로 끝날 줄 알았는데 나쁜 총리는 여전히 잘먹고 잘살고 평화헌법은 고쳐지고, 긴장관계는 강화되고... 이런 인간이 총리가 되면 우리나라는 당장 고래싸움에 낀 새우 될 거 아냐? ㅡ,ㅜ 요즘 일본 점점 보수화 되는 꼬락서니를 보니 이 소설이 더 무서워지는데.. 형과 동생의 조금 소박한 초능력이나 그 둘의 형제애라던가 동생부부가 사는 소박한 모습들이 그런 격동과 음모 사이에서 더 돋보인다. 동생 부럽다. 10분의 1의 확률이면 무조건 당첨이라니.. 소소하다고 해도 그게 모이면 어마어마 하잖아! 여기 나온데로 경마 단식으로만 끊으면.. 음... 얼마 안있으면 떼부자? 사신 치바처럼 가벼워보이지만 의외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인상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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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인명구조대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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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을 쓴 작가의 또 다른 소설. 그러나 추리물은 아니다. 전혀 아니다. 오해하지 말기를!(뭐 제목을 보면 오해할 수도 없겠지만) 오히려 '치유계'라고 할 수 있다. 자살한 사람들이 또다른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구조해내는, 그러면서 스스로의 마음도 치유하여 성불하는 이야기이다. 유치한 컨셉이지만 아무래도 우울증인지 뭔지에 허덕이던(지금은 좀 소강기랄지 회복기랄지 그렇지만) 나한테는 정말 치유계에 속하는 소설이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잘 표현되어있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이해돼. 열심히 공부한 모양이다. 치유법 같은 것도 정신과 병원에서 하는 카운셀링 방식을 이용한다! 대단한 유령들. 인생을 구조하는 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야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야. 아파도 좀 힘들어도 살아야만 하는 당위성을 주는 거지. 그거 참 잘 안 생기던데... 이 유령들은 마음에 목소리를 불어넣는 방법으로, 응원하는 방법으로 살아있어야 한다고 설득한다. 여러가지 말들이 나온다. 진짜로 이런 유령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산 사람 괴롭히기만 하는 그런 유령이 아니라 카운셀링 해주는 유령. 꽁짜야! 멋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나는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기에 나오는 104명의 상처입은 사람들이 반짝반짝해서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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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2 - 사모하는 행수님께 샤바케 2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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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에는 저번편보다 좀더 재미있었다. 캐릭터가 더 생동감있고, 도련님의 추리도 더 빛을 발했다. 시기하는 마음, 어둠에 물든 마음, 오만, 편견, 냉정함, 압박감 같은 심리들이 전편보다 더 다채롭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더 서늘하고 더 유쾌했다. 요괴들도 이번에는 어찌 그리 귀여워 보이던지. 게다가 그 요괴들 등쌀에 매번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없으면 서운해하는 도련님도 머리를 쓱쓱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제일 슬펐던 건 배다른 형의 고난 일기랑 고향갔다 돌아오는 길에 죽은 고용하녀 이야기. 슬프고, 안타깝고, 그리고 허약한 몸으로 어떻게든 한 사람의 몫을 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도련님이 귀여워보였다.
우는 이불이야기도 재밌었고, 관리와 가족들을 상대로 자기 목숨을 걸고 도박을 벌인 쓸쓸한 노인이야기도 재밌었다. 아, 다시 읽고 싶지만 반디앤루니스에서 앉아 해치운 거라... 도서관에 들어오면 다시 빌려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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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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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데뷔작이 이정도라니! 이사카 고타로는 정말 대단해! 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이 사람을 참 좋아한다. 구질구질한 세상을 구질구질하다고 말하면서도 이렇게 유쾌하고 통쾌하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 거다. 이 책은 미스터리적 요소가 제법 풍부하다. 도대체 범인이 누굴까. 일이 어떻게 된 걸까. 그리고 도대체 어떤 식으로 결말을 볼 것인가. 밑에는 스포일러가 잔뜩이다.

허수아비가 말을 하며 미래를 보는 등, 대놓고 리얼리티를 파괴해대지만 어쨌거나 그것은 이 소설 속 세계에서도 상식 밖의 세상이다. 낙원처럼 보이는 그 상식 밖의 세상에서조차 사람들이 살아가는 건 죄다 똑같으니, 그것 참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다. 이 사람은 정말이지 진짜 '악'을 참 잘도 그려낸다. 마왕에서도 그렇고, 중력 삐에로에서도 그런데. 이 사람의 악은 진짜 '악'이다. 자신이 악한이라는 걸 알고, 세상의 상식도 모두다 잘 알면서, 그것들 인간이 인간으로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놓은 모든 가치관을 송두리채 짓밟으며, 남을 괴롭히며 그것을 낙으로 삼는다. 그것은 감화될 수 없는 거다. 그것은 사회가 만들어냈다느니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악'이다. 이 사람은 이 세계에는 그런 것도 존재한다고, 그렇게 말한다. 너무나 태평하게. 당연한 듯이. 그런 부분들이 조금 무섭다. 오싹하다. 한편 이 사람이 손을 들어 주는 것은 선하지만은 않은 사람들이다. 이기적이고 약삭바르고 소심하고 가끔은 대범하고 너무 상식적이거나 고리타분하거나 아니면 너무 터무니 없거나... 우리들이 '나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혹은 남에게서 그런 부분들을 발견하면 책망하곤 하는 그런 부분들을 그냥 '괜찮다'고 말한다. 그리고, 의외로 이사람은 '죽음'에 대해서는 그냥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장엄한 죽음, 장엄한 복수 같은 게 아니라. 자연에서 생명들이 죽음을 맞듯,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로 그린다. '살인' 자체에 대해서도 스스럼이 없다. 다만 '괴롭히는 것' '상처를 주는 것' '삶(혹은 죽음)을 모욕하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사쿠라가 빵빵 아무나 쏴대는 걸 보면 그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도 든다. 이 상식밖의 세계에서는. 죽으면 슬퍼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미워하는 건 당연하지 않다. 이런 느낌이다. 복수같은 건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악당도 죽으면 슬퍼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인 사람을 미워할 필요는 없다. 뭐 이런 느낌?
사실 여기서 감정에 차서 너무 미워서 견딜 수 없어서 죽였다, 이런 거라면 왠지 사쿠라도 그냥 놔둘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오만에 차서, 자신이 뭔가 대단한 거라도 된 줄 알고 다른 생명을 허투루 대한다면 아마 사쿠라는 용납하지 않을 거다. 허수아비 유고는 슬퍼할 테고.
허수아비는 슬퍼하면서도 그런 이들을 애틋하게 사랑한다. 감싸안는다. 새와 벌레를 사랑하는 것만큼 내가 보기에는 섬의 사람들도 사랑했던 거 같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만에 빠진 것이 그만큼 더 미웠던 걸지도 몰라. 입을 다물고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힘들었을 텐데. 슬펐을 텐데. 그래서 복수를 했나?
뭐랄까 슬프다. 나그네비둘기를 학살하고 오만에 가득차 살아가는 사람들. 그것이 우리들이라는 게 슬프다. 하지만 또 그런 어리석음이 있기에 사랑스러운 걸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는 '착하기만 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그렇듯 다 마음에 어둠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사랑스럽다. 키노의 여행에서 이 세상은 아름답지 않아.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워. 라고 모순된 멘트를 날리는 것도 그런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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