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예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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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야심도 없이 서울 땅을 밟은 촌놈이 누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중원을 평정하고 금의환향을 꿈꾸었지만 주연을 고사하고 조연은 커녕 단역도 아닌 엑스트라로 전락한 처지를 깨닫곤 다들 조금씩 더 독해졌을 것이다. 형을 움직인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었다. 그를 움직인 것은 콤플렉스였다. 그리고 교과서에는 안 나오는 혼돈과 외로움이었다.

그날의 사건은 원정이 꿈속이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현실 속에선 아무런 상상도 할 수 없어 삼촌은 차라리 원정에 대해 온갖 상상을 하며 혼자 행복해하던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속에선 으스러져라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냄새라도 맡아볼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 그것은 범죄가 되었다. 또한 현실에선 갈고리가 존재하지도 않았고 삼촌의 영춘권도 아무 쓸모가 없었다. 자신이 상상하던 그 모든 것들이 꿈에서 깨는 순간 얼마나 터무니없고 허망한 것이었는지!

품에 안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그녀는 스크린 속에서 맨살을 드러낸 채 한껏 교태를 부렸다. 하지만 삼촌은 그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어 그녀의 몸짓은 공허하게 느껴졌고 지어낸 듯 더빙을 한 성우의 목소리는 마음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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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Partner 2012-05-2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이루어야만 훌륭한 것이 아니다. 불가능 할지라도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만으로 위대하다. 성공만 계산하며 살고 있는가? 그래서 대체 얻은 것이 무엇인가? 어쩌면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꿈만 버린 것이 아닐까?

DreamPartner 2012-05-2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래서 꿈은 그것을 간직하고 있는 동안에만 행복한거야

DreamPartner 2012-05-2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 막 돌아가는 것은 맞지만 누구든 그 인생에 대해서는 책임을 저야 한다. 대충 넘어가면 반드시 나중에 대가를 치르는 것이 세상이치

DreamPartner 2012-05-2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사에는 항상 고비가 있기 마련. 하지만 그 때마다 중요한 선택을 내림으로써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고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