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엄기호 지음 / 푸른숲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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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의 중심에는 성장에 대한 신화 혹은 강요가 자리잡고 있다.
"사람은 성장해야 한다.사람이 살아가면서 교육을 받고 사람을 만나고 자기 일을 하는 이유는 성장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성장하지 않는 삶을 비난한다.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성장에 대한 이야기에 기대어 현재의 대학생들을 비난하고 있다.

우파들은 경제적인 이유를 든다. 이들은 청년들이 높은 보수만 바라고 험한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 타박을 놓는다.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이 없어서 공무원과 같은 철 밥그릇만 찾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고도 한다.
어린애들처럼 좋은 것만 먹고 싶다고 칭얼거리지 말고 현실을 인정하고 그 현실에 자신을 맞추며 살라는 말이다. <중략> 이것이 우파가 이야기하는 성장이다.

반면 좌파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지금의 청년들을 비난한다. 이들은 청년들이 소비주의에 물들어 자기만 샌각하고 물질적인 욕망과 풍요에만 신경을 쓰지 도통 사회적 존재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특히 386들은 자신들은 조국과 민중,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대의를 위해 청춘을 불태웠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완전히 죽어버렸다고 한탄한다.
20대는 세상과 불화해야 하는 시기인데 너무 적응을 잘해서 잘 지내기만 한다.<중략>
이들이 보기에 지금의 대학생들은 한마디로 비겁하다. 세상과 불화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존재가 되기를 갈망하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들이 보기에 지금의 대학생들은 성장하지 않은 혹은 못한 존재이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하였든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하였든 대학생들을 향한 지금의 비난이 도착한 종착점이 바로 도덕적 비난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식의 성장만을 이들에게 잣대로 들이대며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할 뿐 이들이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20대는 이들에게 기획의 대상이지 파트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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