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어른
권미진.임은아 지음 / 혜화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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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수많은 나 중 어떤 내 모습을 골라서 보여줄 것 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고로 내가 이해한 셀프 브랜딩이란 제한된 아이템 슬롯이 있는 게임 캐릭터'나'에게 그간 열심히 수집한 아이템 중 가장 적절한 것을 장착시키 는 것과 같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는 서사를 부여하는 것이다. 적절한 조합의 아이템을 내 본체와 상황에 맞게 잘 장착해야 한다."

요즘 병동 생활을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해보고 있다. 어렵게 짜내서 쓴 글을 읽어보면 마음이 동하는 데가 없어서 난감하다. 화자에게 감정이입 되어야 하는데 글쓴이 조차도 몰입이 되지 않는 밋밋한 화자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글쓴이는 출연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드라마나 예능을 보는 걸 좋아했다. 잠시 나마 그 속에 출연자가 되어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을 즐긴 듯하다. 하지만 지금 글 속의 화자는 뭔가 정을 붙이기 어렵게 느껴진다. 남들은 커녕 본인에게 조차도 공감받지 못하는 화자. 이래도 에세이를 써도 될지 고민이 들었다. 왜 그럴까?


"인생은 잘 짜인 소설과는 좀 달라서, 한 줄기로 이어지는 맥락을 찾기 어렵다."

지금의 글쓰기는 여러 줄기로 뻗은 느낌이라 정리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글쓰기에서 가지치기가 필요해 보였다. 곁가지를 걷어내서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화자가 살아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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