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술 - 로마의 현자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슬기롭게 사는 법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 싱긋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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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술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의 원제는 "The art of living"이다. 직설적으로 번역하면 삷의 예술이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주요 내용을 파악한 후 정리하자면 삶의 지혜가 더 어울릴 듯하다. 하지만,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서술된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번역자가 해석한 삶의 기술이란 제목이 적절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남긴 어록과 글을 현시대에 맞게 정리한 책이다. 에픽테토스가 남긴 책은 편람과 요약 2가지가 있는데,이 책의 구성 또한 편람과 요약을 2파트로 나누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각 파트는 20여 개의 가르침으로 되어있는데 소제목을 가르침의 핵심 주제로 요약하여 소제목만 읽어도 이 책의 내용을 거의 파악한 후 본문을 여유 있게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책을 보며 느낀 에픽테토스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면, 인간에게는 선한 행동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것은 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다로 정리하고 싶다. 그런 사상은 이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어찌 보면 서양철학가의 사상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공자, 맹자, 노자의 철학과도 닮아있다. 하지만, 나는 그 주장에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공자와 같은 중국 철학가의 주장은 개인의 자유에 앞서 국치, 충, 효 아래에 개인의 자유가 있는 것에 반해 에픽테토스는 선행을 통한 내적인 평정을 얻어 개인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 핵심이었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배경을 보면 정반대의 의견인 셈이다.

서두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론적인 주장도 담겨있다. 그것은 습관이었다. 선한 행동뿐만 아니라 욕망과 혐오도 에픽테토스는 습관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욕망과 혐오를 줄이고 선함을 습관으로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본인의 우수함을 말이 아닌 행동이 대신하게 하라는 것으로 실용주의적인 면도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요즘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것은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말이 앞서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 책에서 준 가르침처럼 선함으로 마음의 평정을 얻는 것을 습관화하면 나는 고인물, 꼰대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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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게임 - 심리 편향에 빠진 메이저리그의 잘못된 선택들
키스 로 지음, 이성훈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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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잊고 싶은 문제가 있거나 나를 바로 세울 수가 없을 때 야구장을 찾곤 했다. 야구장의 푸른 잔디 위의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수들을 보고만 있어도 한 단계 내려놓은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직장에 매여있어 야구장에 자주 가지는 못해지만 야구 시즌이면 매일 경기 요약을 보거나 잠깐씩 경기 중에 스코어나 선수 기록 등을 살펴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경기 내용을 이해 못 할 때가 많았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대타를 써야 할 때 혹은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 등 내 생각과 다를 땐 혼자 흥분하기도 했었다. 이 책은 왜 많은 야구 감독들이나 프런트가 심리 편향에 빠져 합리적인 행동을 못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저자가 의도한 것처럼 이 책은 야구에 관한 책인지 사람들의 심리를 파헤친 책인지 구분이 어렵다. 야구에 대한 책이라고 하기엔 경기에 관한 스토리가 적고, 심리에 관한 책이라고 하기엔 야구에 대한 내용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야구도 좋아하고 사람들의 편향적인 특징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에겐 매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이 들어있어 재미있게 읽어보았다.

책에 나온 심리 편향에 빠지는 예로써 가장 공감 가는 것은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심판의 편향이었다. 사실 이런 판정의 논란은 AI 심판 도입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그런데, 근본 원인은 심판들이 볼 판정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바로 전 판정에 근거한 판정이 나올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무래도 선수들의 판정에 대한 불만과 애매한 볼에 대한 기존의 판정이 다음에 올 공에 대한 판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 밖에도 일반적인 야구에 대한 속성들, 즉 가장 잘 치는 타자는 3번에 배치한다는 것, 바로 전 시즌에 잘 했던 타자는 다음 해에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 우승을 경험했던 감독은 유능한 감독이라는 일반적인 생각, 선수의 성적이 다음 타자에 강약에 따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야구계의 정설들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반박하여 소개하여 관심 있게 읽을 수 있었다.

현실 야구로 돌이켜보면 올 한해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를 표방한 모 감독이 취임한 야구팀을 응원했지만, 결과는 8위로 끝났다. 야구는 물론 확률의 경기라지만 데이터에 의존한 또 다른 정형보다는 확률적으로 증명은 안되었더라도 오랫동안 내려온 야구계의 속성이 더 경기를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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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신박하게 살아가는 36가지 방법 - 100세 쇼크 그 두번째 이야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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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은퇴 연금포럼의 소장 직함을 가진 한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 말씀이 " 돈 없이 재수 나쁘면 백 살까지 살 수가 있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식의 유머였지만, 가볍게 들리지는 않았다.

예전의 나보다 선배들은 직장 생활을 오래 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영광스러운 정년을 했다고 소회를 적은 글도 많이 보았고, 회사에서 정년 전 퇴직하는 것을 매우 아쉬워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경쟁도 치열해졌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많이 약해졌다. 그래서 20대 후반에 입사해서 50세 전후로 퇴직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25년 정도이지 않을까? 25년간 일하고 백세까지 생활을 한다면 일한 시간의 2배를 수입 없이 지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이 책과 같은 은퇴 이후의 자산관리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제목만 보고 이 책이 은퇴 이후의 자산 관리에 대한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선택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신박하게라는 형용사도 생소했지만 단어에서 풍기는 산뜻한 뉘앙스와 36가지의 구체적인 숫자로 인해 노후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취미와 여가활동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책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그 대신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마음가짐, 연령별 자산 관리 요령, 중산층에 대한 자세한 리포트까지 아주 유익한 정보들이 많았다.

최근에 개인적인 상황에 변화가 있어서 연금에 대한 책을 10여 권쯤 읽어보았다. 10권 중 7~8권은 아주 기초적인 개인연금의 종류와 구조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고, 내가 관심 있었던 자산 운용방법에 대한 노하우와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은 2~3권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본격적인 재테크 서적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적을 내세우는 여타 책보다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게 기술되어 있다. 내용은 기초적이지만 제안된 인컴펀드 ETF에 대한 내용은 나에게 아주 유익한 정보였고, 책에 인용된 통계적 정보 또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필요할 때 가끔씩 찾아서 읽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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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김나연 외 지음 / 싱긋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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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매년 김난도 교수님이 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빠짐없이 읽어보곤 한다. 그 밖에 연초에 쏟아지는 트렌드에 관련된 책들을 다 보지는 못하더라도 목차 정도는 어느 정도 숙지하려고 노력한다. 직업과 연관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트렌드 책 속에 나오는 내용을 항상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던 터라 나이 탓으로 돌리거나 내 생활 패턴이 트렌드를 잘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실질적으로 변하고 있는 속도보다 책 속에서 먼저 앞서서 제안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같다.

이 책은 그냥 목차만 가볍게 보게 되는 여느 트렌드에 대한 책과는 달랐다. 트렌드 책 중에 가장 유명한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와 비견될 정도로 트렌드 분석이 뛰어났다. 오히려 일상/놀이/세상/마케팅으로 분류한 주제도 적절하고 책 속에 제시된 다양한 예시와 논리는 책 내용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어 편안했다. 다만, 마지막에 소개된 쿨함에 대한 스페셜 리포트는 명확한 변화의 추이가 나타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적극적으로 공감을 하기에는 어려워서 저자와 생각이 약간 달랐지만 원래 트렌드 분석을 위한 데이터들이 그런 것이다. 세게의 모든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만들어내는 세상이란 한 번의 급격한 변동점을 만들어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 즉 21년의 트렌드 변화 중 절반 이상은 코로나의 영향을 받았다고 느낄 정도로 코로나로 인해 트렌드는 매우 많이 변화되었다고 생각된다.

코로나 이후의 우리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오랜 후에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할 때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인 것 같다. 김난도 교수님이 말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그전에 있었던 잠재되었던 트렌드가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되었고 그 속도는 지금도 계속 빨라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된 직업에 대한 내용은 매우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내용 중 하나이다.

직업과 직장에 대한 오랜 된 생각은 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하고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하는 방식에서 결과물 건수에 따라 보수를 받게 되는 긱잡의 대한 예상은 매우 공감되었다. 미래의 직업 중 60%를 차지하게 될 정도라면 우리 생활의 변화는 지금부터가 시작이기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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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 틱낫한 스님이 새로 읽고 해설한 반야심경
틱낫한 지음, 손명희 옮김, 선업 감수 / 싱긋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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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다른 책 "화"는 나에게 인상 깊은 감동으로 아직도 남아있다. 10년도 더 된 기억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화에 대한 가치관을 주었던 책이다. 회사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특유의 업무 성과를 내면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는 도덕 책과는 다르게 돌아간다고 생각할 때였다. 그런데, 틱낫한 스님의 글을 보며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그 자신의 위치만큼 돌아간다는 삶의 지혜를 느끼고 배웠던 책이었다. 그런 기대감을 갖고 이 책을 다시금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든 요즘은 다시 정신없는 회사 생활을 하며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힘들지는 않지만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기에 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를 얻고 싶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는 반야심경이다. 즉 틱낫한 스님이 반야심경을 설명하는 해설서이다.

나는 불교 집안에서 자랐기에 어릴 때부터 반야심경에 매우 익숙한 환경이었다. 가끔 반야심경을 낭독하는 테이프가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져있기도 하고 대입과 같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는 어머니의 반야심경을 외우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마하반야 바라밀다"로 시작하는 반야심경을 어느 정도 외우고 있기도 하다. 또한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마음이 불편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으면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라고 마음속으로 외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처럼 반야심경에 대한 해설서는 처음 접해본 듯하다. 이 책은 18개의 주제로 반야심경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존재, 자유, 두려움, 깨달음 등 삶의 무게를 누르는 엄중한 주제로 설명하고 있지만, 요즘 이 책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일까? 평소에 매우 관심 가는 주제이긴 했지만, 틱낫한 스님의 해설을 그대로 머릿속에 넣기는 힘들었다. 쉬운 말로 풀어서 쓰여있지만, 바로 가슴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어려웠다. 1년 후에 다시금 읽어 봐야겠다. 또한, 요즘 마음속으로 외쳐보지도 못했던 이 말을 속으로 삼켜본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 승하 제 모지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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