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제국주의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박홍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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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국주의의 문화와 제국주의에 저항한 문화 두 부분으로 나뉜다.

독점자본주의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날의 현실, 그리고 제국주의의 가장 극단적이며 노골적인 형태인 식민지배를 겪었던 우리의 이야기다. 제국주의의 문화적 침습을 주로 문학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작가들은 그들이 능동적으로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작품을 쓴 것이 아니며, 독자들도 작품 속에 숨겨진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를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러한 면이 제국주의가 문화 속으로 침습하는 방법이다. 많은 소설과 시, 음악 작품들을 예로 들고 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민족이 걸었던 역사들을 재평가하는 부분도 있다. 식민지 이후의 아랍 국가들에게는 두 개의 선택이 주어졌다고 하는데 그 하나는 가령 시리아나 이라크와 같이 아랍주의의 변형판을 내세워 일당 독재 국가 체제를 정당화하며 시민 사회를 거의 완벽할 정도로 그 체제에 편입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모로코와 같이 식민체제의 다양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역적 또는 부분적인 민족주의로 이행하나 그 결과 생기는 정치 문화는 종주국인 서양문화에의 의존으로부터 벗어나 발전된 정도까지 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방이후의 과정도 위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제에 협력했던 전력으로 인해 졸지에 추락해버린 작가들이 우리에게도 드물지 않으며, 우리의 언어와 지방문화에 교묘히 스며든 식민잔재의 문화들을 우리는 마치 원래부터 우리 것이었던 양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청산 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이미 오래전 이야기를 새삼 꺼내어 문제를 만들거나, 자비롭지 못하며 복수심에 가득 찬 옹졸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할 것이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를 사과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사과하면 용서해 줄 수 있지만 잘못해 놓고서도 잘못한게 없다고 하는 데 용서한다는 것은 그냥 인정한다는 말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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