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나고 작가를 이해하고 싶지만 끝내는 원망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자살을 찬양하는 책은 아니라고 작가가 서두에서 밝히고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그만 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은 거듭해서 받게 된다. 나치에 대항하다 두번이나 잡혀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는 모진 고문을 받으며 참을 수 없는 고통보다는 죽을 수 있는 자유를 원했던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결국 그도 고통을 견디고 살아남아 자신을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던가. 고통스럽지만 견디며 살아 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에 대한 애착을 무가치한 집착에 불과하거나 타인의 배려에 의한 강요된 삶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자유죽음을 선택하게만 할 것 같아 이 이 책은 내게는 독사과처럼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작가에 대한 끝없는 동정과 공감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죽음을 부추김 당하는 느낌을 받으며 불편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