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정말 맛깔나고 책장을 넘기는 손맛이 나는 책을 읽었다. 읽고 말았다.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이 책이 얘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책을 읽고 쓰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한 혁명이다.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맙소사, 책을 읽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책은 읽을 수 없는 것이다. 읽으면 미쳐버리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되어야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두려운 것이다. 책을 읽고, 다시 읽고, 책을 쓰고, 다시 씀으로써 혁명이 일어났다. 마르틴 루터가 그랬다. 농민의 아들에 불과했던 그가 라틴어 성서를 읽고 다시 읽고 독일어로 번역하고 쓰고 다시 써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책을 읽은 이상 나에게는 어떻게 달리 할 도리가 없다라고 루터는 말했다. 문맹이었던 무함마드가 대천사로부터 "읽어라"는 계시를 받고 소리내어 말한 것이 코란이 되었다. 저자는 니체, 프로이트, 라캉, 푸코를 넘나들며 텍스트와 혁명을 말하고 있다. 
저자의 문체는 독특하고 사고는 혁명적이다. 정말 이처럼 맛깔나는 책은 오랫만인듯 하다. 책을 든지 단 몇분만에 나는 완전히 사로잡히고 말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