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주의 -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한국 자본주의 1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피케티의 이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다. 

저자는 이 책의 부제를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라고 정했다. 

저자는 경제민주화를 민주주의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재벌과 같은 특정 세력이 국가 경제를 지배하는 경제 권력화 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정의로운 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울러 박정희식 경제모델의 특징은 계획경제, 자원동원, 정부 주도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부패, 지연 학연 혈연을 앞세우는 정실주의, 도덕적 해이, 불균형, 불균등 성장으로 여기에는 시장이 끼어들 여지도 없었다.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개혁은 최소한 기본적인 시장 질서라도 갖추자는 의미였기에 한국에 본격적인 시장근본주의가 도입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피케티의 이론을 한국에 적용하기에 좀 어렵지않을까하는 뉘앙스를 글의 초입에서 보이고 있다.

피케티는 자본세, 나아가 글로벌 부유세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데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으면 자본이 실물경제의 성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성장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더 많이 가져가서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케티가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과는 달리 한국을 포함한 모든 신흥 시장 국가들에서 자본 수익률이 성장률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19세기부터 상당한 자본을 축적하고 있었지만 신흥 시장 국가들이 자본을 축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0, 40년에 불과하다. 한국의 2012년 가계가 보유한 전체 자산 중에서 주택 자산의 비중이 78%이고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142년전인 1872년에 이미 금융자산 투자 비율이 56%였던 것과도 비교되지 않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금융자산 중에서 고수익-고위험 성격의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미국은 71%이지만 한국은 27%에 불과하다. 한국의 자본 수익률은 2011년 -0.4%, 2012년 1.2%였고, 경제성장률은 2011년 3.7%, 2012년 23%였다. 두 해 모두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게 낮았다. 지난 35여 년의 주식 채권 예금과 같은 금융 자산의 수익률과 부동산의 가격 상승률을 구하면 한국의 경우에는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국에 자본세를 적용할 경우 경제성장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성장속도보다 자본수익률이 낮을때 자본세를 부과하면 투자율이 낮아지는 일종의 자본 파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자는 한국에서 소득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세 도입보다는 적극적인 노동정책이나 임금정책이 더 시급하며, 기업내부 유보자금에 세금을 매기거나 비정규직 완화와 같은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며, 재벌 총수 가족들의 편법 기업 승계에 맞서 증여세와 상속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그간 여러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필요한 국가적 목표를 실현할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한국의 전문가들 역량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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