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지만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봤을, 들어는 봤을 책이다. 역사를 쓰는데 있어서 역사가가 고려해야할 몇가지 얘기들과 논쟁들로 구성되어 있다. 1961년에 초판이 나왔고 20년이 지난후 개정판을 내려고 준비중에 저자가 사망하여 이 책은 카가 쓴 2판의 서문과 개정판을 준비하기 위해 그가 준비한 노트들을 정리, 발췌한 데이비스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는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 고민해야 할 몇가지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의했다. 

1. 역사가는 역사적 사실들을 취합함에 있어 결코 개인이 처한 사회적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누가 그런 얘기도 하지 않았던가? 역사는 승자의 편견이라고. 역사적 사실은 역사가가 허락할 때에만 이야기한다. 어떤 사실에게 발언권을 줄 것이며 그 서열이나 차례를 결정하는 것은 역사가이다. 역사가는 자신의 해석에 맞추어 사실을 만들어내고 또한 자신의 사실에 맞추어 해석을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과정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2. 역사가의 관점은 그가 행하는 모든 관찰에 불가피하게 개입한다. 역사적 사실은 상당한 정도로 해석을 전제로 하며 역사적 해석은 항상 도덕적 판단을 포함한다. 그러나 역사적 행위를 판단케 해줄 수 있는 추상적이고 초역사적인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사에서의 객관성이란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미래에 남겨진 그리고 역사과정이 전진해나감에 따라서 발전하게 되는 그런 기준에 의존하거나 의존할 수 있는 것이다.

3. 역사에서 결정론이나 우연은 배제되어야 한다.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어떤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거나, 우연한 어떤 사건이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는 실체에 대한 인식적 지향의 선택체계일뿐만 아니라 인과적 지향의 선택체계이다. 역사가는 끝없는 사실의 바다에서 자신의 목적에 중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수한 인과적 전후관계 중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을, 오직 그런 것만을 추출해낸다. 그리고 그 역사적 중요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것은 그 전후관계를 자신의 합리적인 설명과 해석의 모형에 짜맞추는 역사가의 능력이다.

4. 역사는 순환하지 않는다. 역사는 진보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