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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입니다
서용상.양승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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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인제빵사입니다>의 한국인제빵사는 이 책의 공동저자 서용상씨이다. 그는 물리학과, 철학과를 거쳐 신학대학원을 다니다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른의 나이에 늦깎이로 제빵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한국에 아들과 임신한 아내를 두고 일본으로 제과 유학을 떠난다. 일본에서 10개월 연수를 마친 후 가족을 데리고 프랑스 앙제라는 곳에서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3년 후 그 제과점의 분점을 파리에서 오픈했고 2013년 파리시에서 매년 열리는 전통 바게트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의 기록인 8위에 입상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0여년의 경력이 쌓은 후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분점이 아닌 독립 브랜드인 '밀레앙'을 열게 되었다.

늦깎이로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 제과제빵이라는 외길만을 고집하여 파리의 한국인 제빵사가 된 서용상씨의 끈기와 우직함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한편 '밀레앙'에서 남편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준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파트너인 양승희씨의 지분은 절반 그 이상인듯 하다. 어느 분야건 이방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다보면 피할 수 없이 걸어야 할 가시밭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그 고된 여정을 가감없이 들려준다.

한국인에게는 갓 지은 밥이 있다면 프랑스인에게는 갓 구운 바게트가 있다.
압구정 한 가운데 김치를 파는 외국인이 있다면 한국인의 눈에 얼마나 생경할지 상상이 가는가? 프랑스인들의 눈에 파리의 제빵사 서용상씨가 그렇게 비쳤을 것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한국에 진출한 '밀레앙' 2호점의 크루아상과 바게트를 먹으러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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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김의 심리학 - 정신의학 전문의의 외모심리학 이야기
이창주 지음 / 몽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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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교 시절부터 머리카락과 눈썹이 한 올도 남김없이 빠지는 질환을 앓았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다양한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효과는 전무했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과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결국 외모는 변하지 않았지만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이미(=신체이미지)가 치유된 덕분이었다. 불행 앞에서 '왜 하필 나일까'라는 아무리 파헤쳐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에 매달리기 보다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물론 쉽지는 않을 터. 저자는 현대인의 신체 이미지 문제와 직결된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SNS와 유튜브, 외모 지상주의를 꼽았다.외모로 인한 스트레스는 외모가 바뀌지 않으면 해소될 수 없는 걸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 외모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타인의 눈에 맺히는 객관적인 모습보다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주관적인 상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못생김에 대한 이렇게나 진지하고 새로운 고찰이라니.
* <못생김의 심리학> 1장과 2장을 발췌한 가제본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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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
베키 체임버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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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간의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자각 능력이 전무했던 로봇은'각성'으로 인해 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자유시민으로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대자연을 관찰하기 위해 인간들의 도시를 완전히 떠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로 간의 사회가 단절된 이후, 호기심이 많은 로봇 ‘모스캡’과 자연에 대한 욕망을 품은 논바이너리(스스로의 성이 여성 혹은 남성으로 규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 수도승 ‘덱스’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과 생물과 비생물의 공존이 가능해진 유토피아적 미래를 담은 소설이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세상 그 누구도 모르는구나. 그렇게 생각하자 흥분이 차올랐다. 그네(수도승'덱스'를 비롯한 성중립형 대명사 They를 쓰는 경우에는 삼인칭 대명사 '그네'로 번역한다-옮긴이)는 일정을 취소하고 즉흥적으로 도망쳐 버렸다." p66
=>매일 정해진 곳으로 출근하고, 매일 만나던 사람들을 만나는 익숙함에서 벗어남으로서 진정한 나, 내가 존재하는 목적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충동감이 내 맘 속에 불쑥 생겨나기도 했던 것 같다.

"물론입니다. 의식을 가진 모든 존재는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뱀이 물겠습니까?어째서 새들은 날아가겠습니까?하지만 그것 역시 배워야 할 내용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참 이상하지 않습니까?모든 존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온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라니? 잔인하게까지 느껴집니다."p135=>이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페이지이다. 정작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로봇이 제3자의 시선으로 인간의 아이러니 즉, 불확실한 미래를 늘 두려워하지만 정작 확실한 죽음은 잊고 산다는 사실을 집어내다니....

총평: SF소설을 처음 접해본 나로서는 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낯섦 내지 도전으로 다가왔다. 낯섦이 두려움이나 귀찮음이 아닌 내 편협함과 인식의 한계를 깨뜨려주는,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촉매제가 되어주길 늘 바란다. 수도승(다도승) 덱스는 삶의 목적을 로봇 모스캡은 덱스와 여정을 함께 하며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고자 한다. 시리즈 1권은 히트스브로 암자를 찾아나서는 험난한 여정을 통해 서로의 타자성을 이해하기 시작한 덱스와 모스캡의 모습을 그리며 끝을 맺었다. 이제 2권에서 이 두 주인공은 각자의 목적을 어떤 모습으로 이루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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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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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따로 챙겨보지는 않지만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역린(逆鱗)'은 유난히 재밌게 보았다. 스토리, 극중 배우들의 연기, 영상미 어느 하나 빠지지지 않았던 영화로 아직도 기억한다.

특히 극중 서사에 이끌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루할 틈 없이 몰입했었다.


'역린(逆鱗)'의 최성현 작가가 10년 만에 신작 장편 '소설 묵계 1: 한양의 사람들'을 선보였다.

10여 년 전 영화로만 마주했던 최성현 작가의 서사를 소설로 마주하게 되었다.

배경은 '역린(逆鱗)'과 마찬가지로 정조시대이다. 하지만 이번엔 정조시대를 살고 있는 왕과 귀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왈짜와 장사패, 하급관리와 몰락양반, 기생가 무뢰배와 같은 하층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왕산패 대주인 '하우도'는 늙은 외거노비의 어렵게 얻은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부모는 주인집 물건을 훔쳤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일찌기 돌아가셨다.

고아로 산전수전을 겪고 자란 '우도'는 평시서 하청수의 궂은 일을 봐주다가 그의 양자가 되었다.

무섭게 세력을 키워나가며 주변에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 우도를 견제하던 중 하청수는

하우도를 죽이려 했다. 하우도를 흠모했던 하청수의 딸 하명혜는 이를 하우도에게 귀띔해준다.

결국 하우도는 하청수를 죽이고 하명혜를 후첩으로 들여 외아들 하상익을 얻게 된다.

하우도는 한양에서 인왕산패 대주가 되었다. 살인청부업 및 돈이 되는 일을 닥치던대로 하던 인왕산패는 중인 브레인 '이륜'을 영입하여

한양의 돈줄을 쥐고 흔드는 거대조직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을 꼽으라면 '이륜'을 꼽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우도의 오른손이자 제갈공명 역할을 하는 이륜의 활약은 소설을 읽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었다.

'이륜'뿐만 아니라 금전이나 어떤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는 대나무 같이 강직한 포교 채경수의 활약도 큰 재미를 더하고 있다.

묵계에서는 조선 말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신분과 법도가 서서히 무너지며 돈의 유혹에 넘어가 사리사욕만을 챙기는 탐욕스러운 인간 군상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정조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작금의 시대에서도 충분히 마주칠 수 있는 인간사가 펼쳐지는 소설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이 소설에서도 느껴졌다.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고 현대적으로 몰입감 있게 풀어낸 서사가 벌써 2권을 기다려지게 만든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황금가지출판사 #묵계1 #최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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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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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살아낸 작희와 작금의 시대를 사는 여자, 은섬!
‘작가전문퇴마’라는 독특한 소재로 쓰는 여자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여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고은규 작가의 장편소설, 리얼 페이지터너!

일제 강점기 이야기를 사랑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지 못한 채 한 남자의 아내로 살게 된 중숙은 딸 작희를 낳았다. 그 시절 여성들에게 남자에게 종속된 삶을 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종숙은 자신 처럼 이야기를 사랑하는 딸 작희가 꿈을 이루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결국 작희는 자신의 소설 <미쿠니 주택>을 사랑하는 연인 오영락에게 빼앗겼다.
오영락은 작희의 소설을 표절해 발표한 <미쿠니 아파트>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삼촌과 내통한다는 혐의로 작희는 경찰서에 끌려가 내란죄로 형을 받고 옥중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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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고 있는 은섬은 큰아버지로부터 오영락 평전 집필을 의뢰받았다.
관련자료로 받은 오영락의 <미쿠니 아파트>초고와 이작희의 일기를 살펴본 결과 <미쿠니 아파트>는 이작희의 <미쿠니 주택>을 표절했고,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일기는 이작희가 오른손을 다쳐 왼손으로 썼던 일기였다. 이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쓰는 여자 은섬은 쓰는 여자 작희를 통해 자신의 글쓰기 자아를 찾아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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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6글은 민감한 성정을 가진 살아 있는 생물 같았다. 사정이 생겨 몇 주간 글을 쓰지 못했더니, 뭔데 알은 척을 하냐는 듯이 토라져 한 문장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글에서 떠나온 시간만큼 정성으로 달래고 시간을 들여야만 그때서야 겨우 마음을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주인공 은섬처럼 글밥을 먹고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매일 '쓰는 여자'로 살면서 이 구절에 절절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고은규 작가의 페르소나가 '은섬'으로 구현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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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작희도 나도 말없이 서로를 응시할 뿐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쓰려고 하는 걸까요?-이 질문은 작희와 은섬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매일 일기를 쓰고 사소하게나마 끄적이는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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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글이 너에게 뭘 해줄 거라 바라고 글을 쓴 건 아니지 않니?그냥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행복할 때나 매일같이 쓴다고 하지 않았어?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사는거지. 작희야. 그렇게 글에 기대 사는거다.":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울림이 컸던 부분이다. 내 안에 형체없이 뒤엉킨, 설명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은 어쩌면 글을 통해서만 설명되기도 한다. 

<이 서평은 "쓰는 여자, 작희" 가제본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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