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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처럼 재무제표 읽는 법 - 꼭 사야 할 기업과 절대 사지 말아야 할 기업
이민주 지음 / 살림Biz / 2008년 5월
평점 :
재산을 어디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또는 망하는 방법)은 가지가지이다. 투자처로 어딘가를 생각했다면, 그 근거에는 수익이 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 확신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분석'이다. 예를 들어 매월 일정액을 적금하고자 한다면, 적금에 가입하기 전에, 적금의 용도와 불입금의 규모(적금 가입자의 형편), 이자가 얼마나 높은지(적금의 종류), 만기후 이자와 원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금융기관의 건전성)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는 모든 재테크 지식을 동원하여 적금 말고 다른 것에 투자하면 어떨까를 고민한 후의 일이다. 적금에 가입할 것인지, 펀드에 가입할 것인지, 아니면 주식을 살 것인지..그런 고민 끝에 주식투자를 선택했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어떤 종목을 언제 살 것인지, 샀다면 언제 팔아야 하는지 등등 선택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관심 업종의 선택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는 증권거래소 종목 700여개, 코스닥 종목 1,000여개를 합쳐 모두 1,700개 가량의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p.72)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많은 종목을 다 알고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워렌 버핏은 '인지범위'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관심을 소수 업종과 소수 기업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그 소수란 '자신이 잘 이해하는 비즈니스'이다. 1,700여개 종목 중에서 관심을 끄는 업종, 일상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업종, 관심은 없더라도 업계 현황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업종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관심 업종을 선택한 후 투자할 기업을 선택할 때 필요한 것이 재무제표이다. 이 책은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재무제표의 각 항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것에서 기업의 건전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기업에 투자하면 좋을지를 말이다.
대차대조표란?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를 통틀어 재무제표라고 한다. '대차대조표는 특정 시점에 기업이 얼마의 산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빚진 돈(부채)이 얼마이고 주주의 돈(자본)이 얼마인지를 알려주는 표다'(p.42). 좀더 설명하면 '기업이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자산을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 자산의 형태는 무엇인지, 이 가운데 얼마를 빚으로 충당했고 얼마를 주주의 돈으로 충당했는지를 보여주는 표다'(p.84) 대차대조표의 왼쪽(차변, 자산)을 보아 현금이 많은 기업, 유가증권이 풍부한 기업, 유형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많은 기업은 관심을 둘 것이고, 재고자산이 너무 많거나 적은 기업은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대차대조표의 왼쪽을 봤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오른쪽(대변, 부채와 자본)의 부채와 자본 내역을 분석하므로써 재무의 건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기업이 보유한 부채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ABS,MBS,부외부채 등), 어떠한 방법으로 자본을 늘렸는지를 봐야 한다.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란?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회계기간 중 현금의 흐름, 매출과 손익의 내용을 알려주는 자료다. 기초(예:2008.1.1) 대차대조표와 기말(예:2008.12.31) 대차대조표의 사이에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를 놓고 보면, 기초의 현금이 어떤 현금의 흐름에 의해 기말의 현금으로 남게(없어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손익계산서에는 회계기간 동안의 매출액과 거기에 들어간 비용과 순이익이 나오고, 배당금 지급여부, 최종 이익잉여금이 다음 회기의 자본이 됨을 보여준다.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이나 재고자산이 이전 회기에 비해 급감 또는 급증했을 경우 분식회계를 의심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 나와 있지 않은 기업의 실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현금흐름표이다. 여기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볼 수 있으며, 기업의 부실화 가능성, 유동성 악화, 도산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므로 투자종목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관심있게 보아야 할 자료인 듯 하다. 우량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투자도 하고 부채도 갚은 회사를 말하는데,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부실기업이다.
화폐의 가치와 복리의 마법
이 책의 후반에는 재무제표 읽는 법과는 약간 동떨어진 듯 하지만, 화폐의 시간가치와 복리의 마법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화폐의 가치는 시간이 감에 따라 낮아지며, 이는 역으로 시간이 감에 따라 지금의 적은 돈이 많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의 양은 한정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부터 건전한 투자를 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재무제표들의 관계, 지표분석
주식투자를 할 때 반드시 분석해야 할 지표를 정리해 보면 ROA(총자산이익률, 자산대비이익, 높을수록 좋음), ROE(자기자본이익률, 자본대비이익, 높을수록 좋음)인데, 이 중 ROE는 특히 중요하며, 5년 이전 것 부터 봐야 한다.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로는 유동비율(2 이상), 당좌비율(1 이상), 현금비율(20% 이상), 이자보상배율(10 이상), 부채비율(100% 이하) 등이다. 또한 시가 총액, 주당순자산, 주가수익비율, 배당수익률도 살펴야 하는 지표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지금의 보유종목을 매수했던가하는 자문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ROA와 ROE, PER, 유동비율 등을 수박 겉핧기로 보고서는 주식을 질러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재무제표를 찾아 보지도 않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재무현황과 하향 곡선의 챠트를 보면서 말이다. 이런 식의 주식투자라면 평생 주식투자를 해도 워렌 버핏이 말하는 '화폐의 시간가치' 또는 '복리의 마법'이 통할 리 없을 것이다. 괜찮은 적금상품에 가입했다면 매일 통장을 확인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도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 영업활동과 영업이익이 꾸준할 기업을 택했다면 매일 챠트를 들여다 보거나, 주식 시황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다. 이렇게 주가가 떨어지는데도 이 책을 만나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게 된다.
후반부에서 오타가 몇개 발견되고 '저자후기' 등도 없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용이 꽉 차서 끝나다 보니 책이 급하게(!) 나온 건가 하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흠 잡을게 없다보니 이런 흠을 다 잡게 된다.
- 인상 깊은 구절 -
'워렌 버핏은 "증시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가치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피터 린치는 "장세 예측에 의존해 주식투자를 할 바에는 차라리 도박을 하라"고 말한다. 그는 장세를 예측하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며, 펀드 매니저로 있는 동안에 여섯 번의 폭락장을 경험했지만 아무도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고 회고하고 있다.'(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