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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자 - 케인스부터 버핏까지 대가들의 집중투자 풀 스토리
앨런 카르페 베넬로, 토비아스 칼라일, 마이클 밴 비머 지음, 이건.오인석 옮김, 신진오 / 에프엔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처럼 집중해서 읽게 된 투자 관련 책이다.
매일 조금씩 분산해서 읽지 않고, 하루만에 다 읽었다는 의미의 집중이다. 그만큼 몰입이 잘 되는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투자에서만 집중투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도 집중독서가 효과적인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읽었더니 책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자 전자공시와 뉴스를 검색하며, 그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싼 가격에 매수하기 위해 기다리고, 또 만에 하나 내가 파악하지 못했던 기업의 위험과 시장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익률은 별 볼일 없어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읽게 된 책이라 반가웠다. 장기투자와 종목별 가치에 따른 비중조절이라는 해결책도 찾게 된 것 같아 위로가 된다.
내가 찾아낸 기업은 꾸준하게 이익을 내며, 성실하고 유능한 경영진이 운영하며, 주주를 무시하지 않는 기업이었는지, 나는 그 기업의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보고 있었던 것인지, 나의 분산투자는 게으름과 무식을 포장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앞에서 개념을 배우고 뒤에서 실전사례를 연습하는 투자이론서도 아니고, 기승전결 구조로 된 투자 스토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집중투자로 성공한 투자자들의 사례가 1장부터 8장까지 다루어져 있으므로 관심이 가는 투자자들의 이야기부터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만약 다시 읽게 된다면, 홍춘욱 박사의 추천의 글, 저자 중 한 명인 엘런 베넬로의 머리말, 들어가는 말, 그리고 책 뒤로 가서 집중투자자의 기질을 강조한 결론과 신진오님의 감수의 글을 먼저 읽어야겠다. 그런 다음에 앞으로 돌아와 1장부터 8장까지 읽겠다.
결론과 강조점을 알고나서 내용을 읽게 되면, 결론을 미리 읽으므로써 생긴 의문점과 궁금증의 답을 찾기 위해 더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되고, 더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될 듯 하다.
1장은 가이코의 CIO(최고투자책임자)인 루 심프슨에 관한 내용이다. 가이코의 최대 주주는 버크셔 헤서웨이이고, 버크셔 헤서웨이의 회장은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은 루 심프슨을 채용할 때 인터뷰를 했고, 그를 CIO 적임자로 선택했다. 루 심프슨은 ROE가 높은 주주지향적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장기간 투자하되 과도한 종목분산을 자제하는 투자를 한다.
2장은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케인스에 대해서는 "버핏도 따라한 케인스의 주식투자 비법"이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썼던 기억이 난다(http://blog.aladin.co.kr/dosiai/4389502). 그럼에도 케인스의 집중투자와 엄청난 성과가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의 독서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진보하지 못한 나의 주식투자 실력 때문인 듯 하다.
3장은 수학자 출신인 켈리, 새넌, 소프에 관한 내용이다. 이들은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율을 확률적으로 계산하여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투자방법임을 밝힌다.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았을 때 전체 투자자금의 어느 정도를 그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 포트폴리오에서 각 기업들의 투자비중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실제 투자에서 그렇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책 뒷부분에서 신진오님은 켈리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인 가치가중 포트폴리오를 아래와 같이 그래프를 곁들여 설명한다.
100개의 종목을 보유했으나, 소수의 종목에 투자자금을 집중해서 투자할 때 집중투자라고 한다는 것을 이 그래프가 보여주고 있다.
4장과 5장이 드디어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들의 투자방법을 다루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있어서 이름은 친숙하지만, 실제로 이들처럼 기업의 과거와 미래를 보고,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를 실행하여 성공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이 분들의 나이가 되어도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면 다행이 아닐지.
6장의 크리스티안 시엠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주식투자자라기 보다는 선박 등 해양산업 관련 기업의 전문가인 것 같다. 자신의 전문 지식을 이용해 기업에 투자하여 경영을 하거나 매각하여 수익을 내거나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기업과 업종의 가치와 수익성을 분석하고, 성공의 확신을 갖게 되면 집중투자했다.
7장은 그리넬 대학의 기금 운영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 로젠필드와 그의 뒤를 이은 짐 고든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역시 소수의 종목에 장기간 집중투자하여 승부를 낸다.
끝으로 8장의 글렌 그린버그. 그는 예일대 영문과 출신에 3년간 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모건개런티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분석하여 그것을 집중투자로 연결했다.
며칠 전 어느 온라인 투자카페에서 우리나라에 상장된 중국기업 한 곳에 투자자금의 80%를 투자하여 엄청난 손실 중이라는 분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50대 중반의 나이였다. 많은 분들의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달렸다. 그 분의 사례를 보며, 좋은 기업은 재무제표 이외에도 오랜 기간에 걸쳐서 기업과 경영진이 대중적으로 쌓아온 신뢰로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자는 그 기업의 사업모델과 경영진의 소양을 간파하여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투자의 집중도는 자신의 분석에 대한 확신과 역량에 비례하는 것이다.
개별기업에 혹시 내가 모르는 위험이 있을까, 혹은 내가 예측과 평가에서 실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여러 종목에 분산하여 투자를 하고,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몰라 투자 시기를 분산하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주식투자에서 해왔던 방식이다. 언제쯤 이 초보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켈리의 기준을 적용하여 망하지 않을 기업들을 편입한 가치가중 포트폴리오를 짜서 수 십년 투자하는 것..거기에 답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