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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 - 단 하나의 사건이 역사를 바꿨다
김종성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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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을 읽은 이후로 역사, 신화 등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새 신화 관련된 책만 3권을 질러버렸네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 포함하면 벌써 신화 관련 책만해도 8권이나 되는데 언제 읽어야할지. 또 이런 와중에 질러놓은 책은 안 읽고, 집에 있는 책장을 뒤적뒤적해보니 한쪽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라는 책이 보이더군요.

 

아주 예전에 (아마도 한 3년전) 모 출판사에서 읽어보라고 선물로 보내줬던 책이었는데, 당시에는 책과는 별로 인연이 없어서 한쪽 책장에 박혀있다가 이제서야 만나게 됐네요. 출판사 담당자분, 죄송합니다.

이 책은 조선 시대​에 발생한 서른 가지의 사건을 놓고 각각의 사건이 전혀 다른 결론으로 종결됐다면 역사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를 추리합니다. 총 5장으로, 각각은 조선을 바꾼 반전의 순간, 반전의 죽음, 반전의 여인, 반전의 남자, 반전의 세계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은 역사책을 가장한 추리 소설입니다.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는 거거든요.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기에는 이미 벌어진 역사에 대한 배경, 그리고 설명이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으니 역사 이야기 책이라고 불러야겠죠. 하하. 어쨌든 역사와 소설, 두 가지의 성격이 교모하게 뒤섞여 있는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뭐, 예를 들면 이런거죠. 장희빈의 죽음이 훗날 정약용을 몰락의 길로 가게했다는 거에요. 어떻게 장희빈과 정약용이 연결이 되냐구요. 조선 시대 당시에 여러 파들이 있었는데 (지금으로 치자면 민주당, 새누리당처럼) 장희빈은 남인에서 밀어준 여자였죠. 당시 남인이 굉장히 잘 나가던 시절이어서, 서인이었던 인현황후를 제끼고 후궁에서 황후까지 될 수가 있었죠. 하지만 다시 서인이 권력을 잡으면서 장희빈은 쫓겨나게 되고, 결국에는 인현황후를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고 죽게 되죠.

그런데 정약용 또한 남인 당파에 속해있었던거죠. 서인은 권력을 되찾은 여세를 몰아서 남인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여러 노력들을 하는데 구 중에 하나가 천주교 탄압사건인 '신유박해'입니다. 이 사건으로 정약용 매형이였던 이승훈, 정약용의 셋째형인 정약종 등이 사형을 당하고, 둘째형 정약전은 유배를 가제 되죠. 정약용 또한 유배를 가서 맘 고생, 몸 고생은 하게되는데 이 근본적인 배경에 장희빈, 그리고 남인당파의 몰락이 있었던거죠. 장희빈이 숙빈최씨한테 너무 텃세만 안부렸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는데....  

어쨌든, 책은 이런 식으로 "if"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데 꽤나 흥미롭습니다. 솔직히 사극도 챙겨보는 편이 아니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옛날 인물들 이야기가 나오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재미도 없었는데, 이제보니 꽤나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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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달력 1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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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가장 믿고 보는 작가인 장용민의 소설입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에 이은 2번째로 나온 '신의 달력'이라는 책인데,  도대체 이 아저씨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능력도 탁월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재 선정과 그 소재를 픽션, 일종의 영화처럼 여러 장르를 버무리는 능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이 소설을 준비하는데 5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단순히 타고난 능력외에도 엄청난 노력파인듯 합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하워드 레이크는 소아성욕자에게 딸을 납치, 살해당한 이후로 사회에 대한 믿음도, 그리고 신에 대한 믿음도 모두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원래 역사학자였는데 딸이 납치 당한 이후에 경찰에서 제대로 된 수사가 없자 직접 딸을 추적하게 되었고, 딸은 잃었지만 그 때의 경험으로 사립 탐정을 하고 있죠.

어느날 하워드에게 나타난 한 여인이 찾아와서 자신의 딸이 납치되었다가 풀려났는데 반쯤 미쳤다, 그래서 범인을 찾아서 복수를 하고 싶으니 꼭 좀 찾아달라고 하며 '새뮤얼 베케트'라는 한 남자를 찾아줄 것을 의뢰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행방을 쫓다보니 뭔가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죠. 목격자에 따르면 30대 초반의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서류상 나이는 이미 134세를 넘겼고,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괴델, 뉴턴들의 연구 업적에도 새뮤얼 베케트라는 사람이 등장한다는거죠.  그리고 이 사람의 행방을 쫓을수록 점점 거대한 무언가 음모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책의 기본 골격은 기독교의 종말론과 다른 문명권들의 종말론이 서로 비슷하다는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종교가 다르지만 종말론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은 결국에 신은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 신을 서로 다른 사람, 문명들이 만나서 각자 자신들이 느낀대로 종교가 만들어지다보니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지만 신은 하나라는거죠.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이지 않나요 ?

 

아직 대학에 적을 두고 있던 시절 그는 마야인이 남긴 고대 달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고대 문자 해독의 권위자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실은 마야 문명 마니아에 가까웠던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남미의 고대 문명 중 유일하게 완벽한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던 마야인들은 그들의 문자를 기반으로 인류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25만 년짜리 달력을 만들었다. 그들은 그것을 '졸킨'이라고 불렀는데, 마야어로는 '날짜 세기'라는 뜻이다.

하워드는 모든 단서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걸리버와 콜럼버스, 라퓨타와 마추픽추, 예수와 케찰코아틀, 그리고 새뮤얼 베켙. 이 모든 것은 또다시 졸킨에 예언된 종말의 날과 맞닿아 있었다. 하워드는 인류의 역사 전체가 신의 문을 열기 위한 거대한 열쇠처럼 느껴졌다.​ (책 내용 중에서 발췌)

​이 책 덕분에 신화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흥미가 생겨서 신화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방주나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홍수 신화 이야기나 비슷비슷한거죠. 등장하는 인물들이야 서로 다르지만 큰 흐름 자체는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롭지 않으세요 ?

어쨌든 장용민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신의 달력'이라는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냈네요. 마지막에 너무 나가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결말을 낼 수 없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전히 장용민빠돌이로 충성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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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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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읽는 호흡이,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글을 읽는 시선이 느려집니다. 이 느려짐이 '한 권이라도 더 많은 책을 읽자'라는 저의 조급함을 누릅니다. 그리고 이 문장, 이 문구, 이 글들을 제대로 느껴보라고 말을 하죠. 그래서 이 책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읽기를 추천 드립니다. 글들을 음미하지 않으면, 두 시간, 세 시간만에도 읽을 수 있겠지만, 조급함을 조금만 참아내고, 글을 음미하기 시작하면 그 여운은 하루, 이틀, 일주일까지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작가가 소개해준 책들을 읽지 않았음에도, 마치 내가 그 책들을 읽은 듯한, 아니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느끼지 못할, 알아채지 못하는 감정과 감탄들을 이 책 - 책은 도끼다 -를 통해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저자는 1강부터 8강까지 본인이 애정해 마지않는 작가들의 글들을 소개하며, 한 명 한명이 정말로 대단한 작가라고 치켜세유죠. 하지만 자신은 이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해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을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저자들이 함축적인 문장을 통해서 말한 바를 이토록 잘 이해하는 박웅현씨 역시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하잖아요. 예전에 명절 때 TV에서 해동검도 하는 아저씨가 나와서 짚단자르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있죠. '흐합'하는 기합과 함께 한 번에 짚단을 자르는 건데, 내가 봤을 때는 칼만 잘 들면 (날이 제대로 서있으면) 나도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그걸 본 다른 무도가들은 '아, 이건 정말 대단한거다. 쉽지 않은 거다'라고 마구 놀람과 칭찬을 하더라구요. 
마찬가지인거죠. 글을 아무리 멋드러지게 잘 쓴 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작가 입장에서는 그만큼 답답한 게 없을텐데, 박웅현씨는 이 글들의 내용을, 아름다움을, 은유를 알아챈거죠. 그리고 저처럼 책이라는게, 글이라는게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미처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조곤조곤하게, 하지만 쉽고 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은 도끼다'라는 책입니다. 진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네요.   
    
다시 말하지만 다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기계적인 지식만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니 다독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다시 카프카로 돌아가면 책이 얼어붙은 내 머리의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읽었다고 얘기하기 위해 읽는 건 의미가 없어요. (책 내용 중에서 발췌)
  
 
▒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 1강 시작은 울림이다 (이철수)​
 
소설가 김훈에 따르면 글쓰기는 자연현상에 대한 인문적인 말걸기라고 합니다. 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의 글은 인문이잖아요. 그런데 자연을 해석하려고 인문이 노력을 하는 겁니다.

저는 책 읽기에 있어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독 콤플렉스를 가지면 쉽게 빨리 읽히는 얇은 책들만 읽게 되니까요. 올해 몇 권 읽었느냐, 자랑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일 년에 다섯 권을 읽어도 거기 줄 친 부분이 몇 페이지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줄 친 부분이라는 것은 말씀드렸던, 제게 '울림'을 준 문장입니다.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2강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 (김훈)

이 글 속에서 김훈은 무엇을 보든 천천히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속도의 문제에 대해 걸고넘어집니다. 우리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살아가요. 꽃 피고 지는 것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이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드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알랭 드 보통)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더 이상 '나는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보다 '나는 상대에게 누구인가'가 중요해진다는 이야기죠.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사실 진정한 자아라는 것은 같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와 관계없이 안정된 동일성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에 있어서는 이게 잘 안됩니다.

우리 모두는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지며, 우리의 무지를 욕망으로 보충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린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정있는 사람이 된다.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외려 늘어나기까기 했다 (불안 - 알랭 드 보통)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우리는 행불행을 조건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세의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책은 그 자신만의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정신은 의식 위에 떠다니는 특정한 대상을 포착하게끔 회로에 설정된 레이더와 같아서, 책을 읽고 나면 그 전에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레이더에 걸린다는 겁니다. 

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고은)

답답할 때가 있다.
이 세상밖에 없는가
기껏해야
저 세상밖에 없는가 (순간의 꽃 - 고은)

5강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김화영, 니코스 카잔차키스)

화단에서는 군데군데 꽃이 눈을 떠, 깜짝 놀란 소리로 '빨강!'하고 외쳤다 (말테의 수기 - 마리아 릴케)

카뮈는 이방인, 그러니까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스스로 삶의 실체를 느끼는, 거짓말 하지 않는 뫼르소를 세상에 던져놓았습니다.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너에게는 없지 않느냐 ?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이방인 - 알베르 카뮈)

그러고 보면 우리가 죽을 때 똑같을 것 같지 않으십니까 ? 아, 저 햇살 못 보는구나, 끝이구나, 할 거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여행이 우리 삶을 예행연습시켜준다는 겁니다.

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영원한 회구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니체의 영원회귀라는 명제가 여러 철학자를 괴롭힌 이유는, 반대로 얘기하면 영원히 회귀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할 수 없는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이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죠.
 
똥이 부정되고, 각자가 마치 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진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이 키치라고 불린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불안과 기만과 비애와 사악으로 가득 찬 책을 그녀에게 읽게 해주던 촛불이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확 타올라 지금까지 어둠에 싸여 있던 일체의 것을 그녀에게 비추어 보이고는 파지직, 소리를 내고 어두어지다가 이윽고 영원히 꺼져버렸다.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8강 삶의 속도를 는추고 바라보다 (법정, 손철주,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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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5-1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꼼꼼하고 알차네요.

스끼다시 2015-05-14 13: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당~~ ^ ^
 
원씽 The One Thing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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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흠, 흥미롭네요. 처음에는 그저그런 자기 계발서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별 생각없이 책장을 휙휙 넘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더군요. '어, 이 부분을 이렇게 한 번 해보라는거지, 이건 이렇게 하고.' 저자가 말하는 내용들을 내 일상에 대입해서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순간부터일거에요.

보통의 - 그동안 제가 봐왔던 - 많은 자기계발서의 경우, 마음을 긍정적으로, 계획을 원대하게, 항상 소망하고.... 등등의 자기계발의 탈을 쓴 거의 주술서같았다면 이 책은 자기계발이라는 장르에 딱 부합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소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격인가요. 어쨌든 재미있게 봤습니다.  

​  

나는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한 가지 질문만 던질 것이다. 나는 그저 당신이 변화를 향해 한 걸음 움직이길 바랄뿐이다. 나의 한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단 하나' (The One Thing)가 있답니다. 인생 전체를 감싸는 혹은 개인적인 삶, 인간관계, 커리어, 사업, 재정 문제 등 삶의 여러 부분들에서 가장 본질적으로 생각는 '단 하나'가 말이죠.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은 이토록 다양한 분야에서 각각 자신만의 '단 하나'를 찾아내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단 하나 (The one thing)', 이것은 어찌보면 본인이 바라는 꿈이라고도 바꾸어 쓸 수 있는 단어인듯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 1등의 자리에 올만한 단 하나라는 말이니까요. 그러면 과연 이 '단 하나'를 어떻게 찾고, 또 찾은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알려주는게 바로 이 책의 역활입니다.


가장 힘든 길을 가려면 한 번에 한 발씩만 내딛으면 된다. 단, 계속해서 발을 움직여여 한다. -중국 속담

자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이 뭔지 아나 ?
바로 이거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린다)
하나, 단 하나(One thing. Just one thing). 그 하나만 끈질기게 해나가면 다른 모든 일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거든

어찌보면 스티븐 잡스가 스탠포스 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했던 강연내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스티브 잡스는 모든 것들은 연결되어 있고, 나중에 어느 순간에 이 점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을 알 수 있을거라고 말했었죠.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는 부분 중에 이와 비슷한 부분도 있죠. 단 하나, 그 하나만 끈질기게 해나가면 다른 일들은 자연스레 풀릴거라고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성공한 사람들은 확실히 공통점이 있다니까요.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하는 '단 하나'를 위한 세 가지 약속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되네요
1. 전문가의 길을 향해 걸어라

전문성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한다 
단 하나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전념하다 보면 그것이 곧 다른 일의 발판이 되는 것을 경험한다

2. 도전(entrepreneurial)에서 목적의식(purposeful)으로 이동하라

인생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
색다른 결과를 내려면 무언가 색다른 일을 할 필요가 있다.

3. 책임감을 갖고 살아라
아마추어와 세 그룹의 전문 연주자들 사이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미래에 전문 연주자가 된 사람들은 스승이나 코치를 찾아내고 그들의 지도하에 훈련을 한 반면, 아마추어들은 그와 비슷한 유형의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단순한 도전은 어찌보면 무의미한거죠. 실제로는 그 도전을 왜하는지,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반드시 있어야만 된다는거에요.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되고 싶은게 무엇인지)가 '목적의식'인거고, 이 목적의식을 찾은 후에는 그러면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1순위를 찾아서 그것부터 한 발씩 나가갈때, 제대로 된 생산성을 낼 수가 있다고 저자는 말을 하죠.

 

실제로 직장 내에서의 우리 생활에 대입해보면 굉장히 쉽게 이해가 되는 동시에, 좋은 방법이다라는 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일을 하는 동안 무수히 많은 이메일, 전화, 각종 사람들의 방해들이 있는게 우리의 직장 내 현실이죠. 그러면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일을 해야하는냐라는 질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것부터 해나가는 게 저자의 방법인거죠. 혹시 이 방법을 단순한 우선순위 리스트 정도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저자가 책에서도 밝혔듯이 단순한 줄 긋기 게임 (끝난 일에 줄 긋기)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해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그 한 가지를 우선적으로, 일찍 해치우라는 거죠. 

 

개인적으로 읽은 책을 다시 포스팅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바를 백프로 적어놓을 수 없는게 아쉽네요.  

 

 ▒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성공에 관한 잘못된 여섯 가지 믿음


1.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
'줄 긋기' 게임에 빠지지 마라.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목록에 적힌 일들을 하나하나 체크해 지우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믿는 헛된 생각에 빠져선 안된다. 
'끝난 일에 줄 긋기'게임에서는 승자가 나올 수 없으니 거기에서 벗어나라.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할 순 없고, 성공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에 숨겨져 있다.
2. 멀티태스킹은 곧 능력이다.
멀티태스킹에는 대가가 따른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옳지 못한 선택을 내리고, 고통스러운 실수를 저지르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멀티태스킹은 간혹 가능하긴 하지만 좋은 효과를 내는 방법은 절대 아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해 최고의 성과를 얻고 싶다면 의지력이 떨어지기 전에,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 그 한 가지 일을 일찍 해치워라

 

 

3. 성공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온다
4.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
5. 일과 삶에 균형이 필요하다
균형의 문제는 사실 우선순위에 대한 문제다. 균형이라는 말 대신 우선순위라는 말을 쓰면 여러 선택지들을 더욱 또렷하게 볼 수 있고, 또 다른 운명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다. 무게를 맞추는 삶을 살아라. 중요한 일을 맨 앞에 두고, 나머지 부분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관심을 쏟아라. 훌륭한 삶이란 곧 다른 여러 부분의 무게를 맞추는 삶이다.
6. 크게 벌이는 일은 위험하다

 
자, 그렇다면 이 '단 하나'의 개념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

1. 이해하고 믿어라
2. 개념을 이용하라
3. 습관으로 만들어라
4. 잊지 않게 메모하라
5. 도움을 받아라
 

생산성을 훔쳐 가는 네 종류의 도둑들
 
1. '아니오(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

무언가에 대해 '예'라고 말할 때는 무엇을 거절하는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다. 만약 그렇게 하려고 애를 쓴다면 기쁘게 해주지 못할 단 한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성공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실패의 열쇠는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 드는 것이다.

2. 혼란에 대한 두려움

사실, 성공과 혼란은 늘 함께 오게 되어 있다. 위대함을 추구하다 보면 혼란은 반드시 일어난다


3. 건강에 나쁜 습관들

정신적 건강을 위해 명상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여 자신의 목적을 상기하고 마음을 다잡는 것으로 아침을 열어라.
 
4. 목표 달성에 도와주지 않는 환경
단 하나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

1) 개인적인 삶
  • 6개월 안에 그림을 배우기 위해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 내 삶의 목적의식을 발견하거나 확인하기 위해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2) 당신의 업무
  • 더 나은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해 이번 달에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 원하는 만큼 연봉을 올리기 위해 다음 번 인사평가 전까지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3) 당신의 팀
  • 이 회의를 빨리 끝내면서도 합의를 얻을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 목표를 일정보다 빨리, 예산보다 적은 돈을 들여 달성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지금 당장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은 무엇인가 ?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리고 하루 일과 내내 이 질문을 사용하라.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 해야 할 일에서 첫 번째 도미노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 삶을 위하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

신체적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은 무엇인가 ?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 무엇이냐에 따라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이 되는 해답이 정해진다. 명확한 시각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와야 하낟. 여정을 직접 계획하고, 지도를 만들고, 우리만의 나침반을 만들어야 한다. 원하는 해답을 찾으려면 올바른 질문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혹은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

삶이란 일련의 연속된 선택이며 우리의 목적의식이 우선순위를 정하고, 우선순위가 행동의 생산성을 결정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행복은 만족으로 가는 길에 나타난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 하지만 무작정 행복을 추구한다고 행복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얻는 가장 확실한 길은 큰 목적의식을 갖고 매일하는 그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니 달력을 꺼내 단 하나의 일을 마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따로 표시해둬야 한다. 정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면 습관이 되도록 매일 적당한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다른 프로젝트, 서류 작업, 이메일, 전화 통화, 편지, 회의 그리고 다른 모든 일들은 그 일이 끝난 다음에 하라. 이런 식으로 시간을 정해두면 평생을 가장 생산적인 날들로 채울 수 있다.


생산적인 사람들은 업무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일한다. 그들은 자신이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을 완수할 때까지 일을 중단하지 않는다. 관건은 하루 중 최대한 이른 시간 중에 단 하나의 일을 할 시간을 따로 확보해 놓는 것이다. 출근하여 급한 일을 처리할 시간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로 정리하고, 곧장 단 하나의 일로 넘어가라. 내가 추천하는 것은 하루에 네 시간씩을 따로 떼어 두는 것이다. 
연관 지어 생각하라. 당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과 당신이 오늘 하는 일의 방향이 서로 맞을 때 탁월한 성과가 날 수 있다. 목적의식을 생각하며 그것에 따라 우선순위를 설정하라. 우선순위가 뚜렷해지면 그 다음으로 해야할 일은 당연히 그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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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굉장히 재미있게 듣고있는 팟캐스트가 있습니다. 팟캐스트라는 건 간단히 말하면 개인 인터넷 방송(물론 공중파 라디오 방송도 들을 수 있습니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잖아요. 그러니 굉장히 다양한 사람이 있겠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는 건 공중파로 한정이 되어있었는데, 기술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서 이러한 개인(집단)들도 방송을 할 수 있게 된거죠. 실제로 이러한 개인(혹은 집단)들의 방송의 힘이 이제는 공중파와 맞붙어도 할만하다는 느낌까지도 받게 했던 게, 꽤나 오래전에 이슈되었던 '나꼼수'라는 방송이었죠. 아, 그러고보니 최근에 여성비하발언으로 문제가 되었던 옹달샘의 방송도 팟캐스트의 일종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날때마다 즐겨듣는 팟캐스트들이 몇 개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타이틀의 방송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게스트들이 나와서 웃고 떠드는 방송보다는 한 명의 진행자가 차분하게 방송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수의 게스트가 나오면 뭔가 산만하고 정신이 사나워서), 이 방송만은 예외로 하기로 했어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니 제목부터가 뭔가 야리꾸리한데, 말 그대로 사람이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깊게가 아니라 얕게 파해쳐 줍니다. 채사장, 깡선생, 이독실, 김도인의 4명이 특정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함께 토론을 해나가는 방식인데, 우선 4명의 박식함에 놀라게 되고, 더 놀라운 건 이러한 박식함을 굉장히 쉽게 전달하는 내공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책에 대한 리뷰이니 각설하고, 어쨌든 이렇게 즐겨듣는 방송인데 여기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묶어서 책으로 내놨다고 하니 궁금해서 보지 않을수가 없더라구요.


(한국, 인문교양)​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자, 그러면 과연 읽은 소감은 어떠하냐고 물으신다면 "대박입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성주 버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정치, 사회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또 관심이 없으니 아는 것도 없어서 대선이나 국회위원 선거가 있을때면 '그 놈이 그 놈이고, 그 밥에 그 나물이지'라는 태도로 초지일관 살아왔는데, 책을 보다보니 반성이 되는 부분이 있더군요.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다. 그리고 인류의 공통분모는 내가 잘 모르고 있었을 뿐 이미 마련되어 있다. 지금의 너와 나뿐만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사람들까지 아울러서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공통분모. 그것을 교양, 인문학이라고 부른다.  교양과 인문학으로서의 넓고 얕은 지식이 우리를 심오한 어른들의 대화놀이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누군가와의 대화는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아니면 하루종일이든 떠들을 수 있겠지만, 대화라는 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므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혹은 전혀 모르는) 주제를 하루종일 듣는 것만큼 고역인 일도 없겠죠.
 
그러니 대화를 위해서는 소통을 위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필요합니다. 이 공통분모는 딱히 대한민국국민에게 한정되는 게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교양, 인문학인거죠. 또, 인문학 타령이냐라고 하는 혹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확실하게 말을 할 수 있는 건 이 책은 그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게 아니고, 정말로 지적대화를 위한 넓지만 얕은 지식을 - 얕지만 심플하면서, 넓지만 개념이 충만한 - 굉장히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지적인 대화는 분명 '놀이'지만 나의 이익을 위한 심오한 '놀이'다. 스포츠, 연예, 이성 문제, 상사 욕하기도 분명히 재미있는 대화놀이일 수 있으나, 경제와 정치에 대한 조금은 심오한 대화놀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금은 더 살 만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놀이라고 하겠다.

경제와 정치는 혹자에게는 (물론 저도 그렇지만) 별로 알고싶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경제와 정치는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만나야만 하는 필수불가불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 정치라는 게 뭔지를 알면 우리 나라가, 혹은 이 세계가 돌아가는 것을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도 생기게 되니 이왕이면 알아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저도 정치에는 굉장히 무관심한 사람 중의 하나이지만, 이 책을 보니 왜 우리나라가 진보보다는 보수를, 사회민주주의보다는 신자유주의를 택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겠더라구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굉장히 마음이 찔리더군요.

욕먹고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정당이 아니라, 어떤 정당이 자신을 대변하는지 모르고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다

대중은 생각보다 나약하고 무관심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귀찮아한다. 미디어는 그 틈으로 파고들어 대중이 봐야 할 곳을 친절하고 세련되게 가르쳐준다

​어쨌든 너무 깊이 파고드는 책들만 보면 머리가 아프신 분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얕은 지식은 가지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이 책과 함께 지적 내공을 쌓아보시라고 강추하고 싶습니다. 경제를 공부해보고 싶지만, 초기 자본주의, 후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공산주의 등 많이 이상한 용어들에 두손두발 들고 정내미가 떨어지신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기초를 쌓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P.S

현재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를 묶어서 현실편으로, 그리고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등을 묶어서 현실 너머 편으로 2권이 출판된 상태입니다. 위의 글은 현실편을 보고 쓴 글이고, 하루빨리 현실 너머 편을 읽고 싶네요.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다만 대략적으로 알아보면,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한국, 미국, 일본의 경우 대략 25퍼센트 내외의 세율을 유지한다. 수정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영국, 프랑스, 독일의 경우에는 대략 40퍼센트,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스웨덴, 덴마크의 경우 50~60퍼센트 내외의 세율을 유지한다


 
자연권에 대한 해석은 국가마다 미세하게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받을 수 없는 절대적 권리로 서너 가지의 권리를 제시한다. 생명, 재산, 자유가 대표적이다. 즉 국가는 어떠한 특수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나의 생명을 침해할 수 없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의 재산을 침해할 수 없으며, 나의 자유를 절대로 침해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세계가 지금까지의 인류 전체가 살아왔던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모습은 아님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이 독특한 세계에 발 딛고 서 있는 독특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왜곡된 '세계'에 서 있는 왜곡된 '나'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 지적 대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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