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혼자서 런던으로 갔다.
출장을 같이 온 분은 일을 하시겠다고 해서 혼자 출발하고 혼자 돌아다녔다.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어떤 경우에는 더 좋은데...
내가 하고 싶은대로 맘대로 할 수 있어서 편한 것도 있고,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더욱 나 자신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기도 하다.
뭐...지금 혼자 돌아 다닌 걸 얘기 할려고 하는 건 아니고...
여기 이슬리히? 이슬리?(Eastligh)에서 런던 워털루 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기차로 가야한다.
이번이 처음 유럽기차 여행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런저런 특별한 감격없이 기차에 몸을 맡기고 갔다.
그런데 기차를 타고 런던 가까이 왔을때였다.
광고판에 그림이 무척 낯익다 싶었는데...저게 뭐지...하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문득~! 확!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저거...치티치티 빵빵?"하는 순간 광고문구가 보이는 것이다.
"Chitty Chitty Bang Bang"
너무도 놀라웠다.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들고 찍었다.


치티치티빵빵

 

 

 

 

 

 

 

 

 

<치티치티 빵빵>!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 읽은 책의 제목이다.
이안 플레밍(007씨리즈의 원작자)이 지은 소설인데
발명가가 자신이 만든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모험을 펼치는 내용이다.
정확하게 어떤 모험을 펼치는지 기억이 안난다.ㅠㅠ
아마도 당시에 007영화를 보았고([나를 사랑한 스파이]-신영극장.ㅋㅋ)
그 원작자가 이안 플레밍 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읽은 것이라서
뭔가 비밀 무기나 박진감 넘치는 활극이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읽었던 거 같은데
상당히 재미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계몽사에서 나온 명작전집.
우리집에는 50권 짜리로 있었던 것 같은데...
전부 읽은 기억은 없고...아주 기억에 남는, 당시에 너무 재미있었던,
그래서 언제가는 저 책들을 다 읽고 말리라! 다짐하게 했던 그런 몇몇 책들이 있다.
<지저세계 펠루시다>-쇠두더지호를 만들어 타고 지하세계에 우연히 가서 모험을 펼친다.
<동굴의 여왕>-왜인지 모르지만 아프리카에 죽지 않고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한 여왕이 있었는데
물론 끝내는 죽는다.처참한 몰골로.간간히 그려져 있던 그림 중에 여왕의 아주 에로틱한 그림이 있었던거 같다.ㅋㅋ.
<투명인가>-당시 외화씨리즈 중에 투명인간이 있었다. 손목시계를 누르면 투명인간이 되었다.
그건 줄알고 읽었는데..아니었다.ㅠㅠ,
<어린이의 벗 디즈니>-디즈니의 전기.만화영화를 만들게 된 과정과 어려움 등에 대한 얘기들.
이 또한 TV시리즈 때문에 관심이 가서 읽었다.백설공주,미키마우스 등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플루타크 영웅전>-한니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타잔처럼 코끼리를 타고 전쟁을 하다니..^^,
<원더북>-그리스 신화를 첨 접하게 되었던 책,판도라의 상자가 기억에 남는다.
<파브르 곤충기>-당시에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 도연이에게 사주려고 고르고 있다,
<시이튼 동물기>-로보와 브랑카,그리고 브랑카를 이용해 로보를 잡으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야생의 엘자>-영화로도 나왔다. 누구나 아는 그 얘기.
<쿠오바디스>-영화가 소설보다 못하다는 걸 처음 알게해 준 책이다. 여주인공이 소의 등에 매달려있고 그의 충직한
부하가 이 소랑 싸우는 장면의 그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쾌걸조로>-돈디에고~! 나도 한때는 그런 사람을 꿈꾸었다.
이런 저런 책들이 떠오르면서...인터넷을 뒤졌다.
아~ 그런데...나 처럼 이 책을 기억하는, 기억하려는 이들이 있었구나~!
이 얼마나 기쁘고 고맙고 즐거운 일인가!
(여길보니...정말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http://pilza2.com/c/psp/0013.php

어릴적, 책이 귀할 때 우리집에 있던 책들이...그래서 내가 즐겨봤던 책들은
지금 문득문득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당시에 인상적이 었던, 그래서 자주 보던 그 페이지를 다시 보고 싶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때 마다 책을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줘버릴때
극구 말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그래서 지금도 도연이의 책은 되도록 보관할려고 노력중이다.
이 아이가 시집을 갈 때 그 책을 가져가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그 책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면 집에 와서 보고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집에 오면 그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가질 수도 있게 하고 싶다.
책을 함부로 버리거나 빌려 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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