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김없이 참여연대의 소식인 <참여사회> 7월호가 왔다.
꼼꼼히 읽어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 책의 종이질감이 좋아서, 그 향이 좋아서
내 손에 전달된 후에는 이리 뒤적 저리 뒤적여 본다.
몇몇 가슴에 와 닿는 글을 옮기자면...
"저는 무엇보다도 참여연대가 조직 논리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직논리라는 틀에 매여 버리면 창의성이나 자율성은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조직이라는 것도 살아 있는 생명인데,틀 속에 갇혀 있으면 경직되어버리죠..."
생명은 그 자체로 유연하다고 그는 말했다. 유연한 삶,유연한 운동,
그 유연함으로 생명을 만들어내는 운동, 그의 운동과 참여연대의 운동,
내가 하고 있는 운동과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운동....
- 사회운동 하시는 분들, 먼저 행복하세요 중에서.
옳은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조직에 몸담고 있다. 그 조직은 왜 있는가?
나는 아직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모르지만
조직은 사람을 위해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조직은 조직을 위해서 사람을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부 사람들은 김선일씨의 피살도 그런 관점에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속한 조직이, 내가 이끄는 조직이 마지막 까지 지키려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게 한다.
여행을 통해서 어른과 아이가 자연을 보는 시각을 깨닫게 되었다.
참 단순하면서도 금방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큰 차이.
어른들이 커다란 폭포, 절벽 등 극적인 경관과
전형적인 장소 앞에서 '멋지다'를 연발하며 자연을 구경할 때,
아이들은 자기 눈앞에 보이는 자연의 작은 모습들을 사랑하고 그 일부가 된다.
솔방울,빛나는 돌멩이,깃털,야생화,개울에서 물 속 동물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에
몰두하는 것이다.
-자연의 영혼을 가진 아이를 기다리며 중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말이다.^^
얼마전 아이들을 데리고 관악산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높은 산을 힘들여 오르고, 그 위에서 내가 지난 온 길을 내려다 보고,
또 발 아래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통째로 보면서 가슴 탁~트이는 느낌을
받아 보길 은근히 바라면서.
그런데 아이들은 등산로의 풍경보다는 등산로의 돌을, 개울의 물고기를,
잘린 나무의 나이테를, 떨어진 나뭇잎을 더 좋아했다. 그외에도 내가 의도하는
즐거움을 여지없이 지나치고 전혀 엉뚱한 것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즐길 줄 모르나...했었는데...그것이 그런 뜻이 있었구나.^^
나도 그 과정을 거쳤을 텐데...왜 그걸 까맣게 지워버리고 있었는지.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물신주의"이라며 소비능력만을
우선시하는 의식을 우리 스스로 걸러내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야 하며
철저하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물신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인간의 가치는 누군가가 평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최종 평가자는 자기 자신임을 인식"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시민운동공부모임 홍세화 선생의 강연 정리 중에서.
"최종 평가자"가 연구소장도 아니고, 사장도 아니다.
나 자신이다~!
너무도 당연하고 멋진 말 아닌가~?!
<참여사회>2004년 7월호의 백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