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다, 철학을 - 김성환의 영화철학에세이 동녘선서 76
김성환 지음 / 동녘 / 199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우연히 구입한 이 책은 철학과 관련한 영화에세이이다.
대개의 경우 영화감상 관련 에세이는 영화가 목적이지만
이 책은 영화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철학을 쉽게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영화! 
저자 또한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 영화평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고 또 이 목적에 충실하다.
이렇게 얘기하면 '골치아픈 철학으로 영화 조진다'는 불평이 나올지 모르지만
그런 선입견을 버리고 이 책을 보면 무척 재미있다.
영화를 통해서 철학에 접근해 가는 방식의 책들이 많이도 나와있지만
영화 보다는 철학쪽에 너무 치우치는 바람에 그 영화나, 아니면 관련 철학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를 좋아하고 철학에 관심을 가져 볼려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의 경우 책 내용도 재미있지만 이 책에서 거론되는 영화 또한 새로운 재미와 시각을 제공받게 되었다.
저자의 영화를 보는 시각이 무척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안 본 영화는 보고 싶어지고
본 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많은 영화평을 보았지만 이 책에서 처럼 분명한 나름의 틀을 가지고
초지일관하는 평은 정말 드물어 보인다.뭐..대강 이런 식이다.

A라는 영화를 보고 관련 철학을 떠올린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어떠어떠하고
어떤 철학자의 주장과 같고, 그 주장의 요지는 정리하고....
그런데 과연 그 주장은 옳은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철학자가 있는데
그런 주장을 잘 대변해 주는 영화 B를 얘기한다. B영화의 줄거리는 어쩌구저쩌구....^^

그런데 이 책에서 들려주는 영화의 줄거리가 무지무지 잘 정리되어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렇게 복잡미묘한 내용을 더도 덜도 말고 딱! 적절하게 간추려 놓았는데
오히려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내용 이해가 쉬운 경우도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를 얘기 할려면 이 정도는 되야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책의 저자는 영화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를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미장셴 이니 몽타주니 하는 말들은 자신이 정확히 모를 뿐더러
이 책의 내용상 필요도 없단다. 그러니 영화에 관해서 이론적인 뭔가를 제대로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이 볼 때 얼마나 마음 편하겠는가.^^

책 한 권을 읽고 새로운 영화감상 방법도 배우고 골치아픈 철학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