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이 고향이 아니다. 게다가 확장만 해가는 서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무척 이기적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리 좋은 인상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옛 것이나 자연이 도심의 수많은 문명에 휩싸여 숨막혀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는 안스럽다는 생각 마저 든다. 그런 의미에서 청계천 복원 사업은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이책을 구입해서 읽은 것은 청계천 복원사업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도올과 그의 글을 좋아하는 편이므로 이 책도 구입해서 보았다.간단하게 책을 소개하자면 도올이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그리 길지않은 생각과 문화일보 기자를 할 때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된 인터뷰들을 모아서 내 놓은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유교적 풍류의 도시철학'이라는 글은 좀 난해한 편이다. 그의 기철학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이 없다면 짜증이 날 수 도 있다고 본다. 도올 자신의 생각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는 편이라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힘든 면이 있다. 천지인 삼재,주역 괘상,상초내 하초내 하는 말들이 별다른 생각없이 책을 든 사람들을 당혹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이외의 글들은 모두 평이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간지에 실렸던 글들을 모아 둔 것이기 때문이다.서울의 풍수지리에 대한 소개와 이에 따른 청계천의 의미, 그리고 개발일변도의 도시발전에 맞서 생물학적 발전 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역설하기도 한다. 또 서울 뿐 아니라 미래도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도 있다. 맨 마지막에는 도시의 설계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에서 어린이들의 교육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도올이 생각하는 '교육이란 대략 이런 것이다~'를 알 수 있다. 물론 짧막한 글이라 실천 할 수 있는 뭔가는 없다. 현재의 교육이 생겨나게 된 근원적 패러다임을 바꿔야 그에 따른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와 그 패러다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지금 청계천은 한창 공사 중이다. 여전히 노점상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상태로 한창 공사 중이다. 그래서인지..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다. 특히...이명박 시장과의 인터뷰를 읽을 때는 무척 마음이 편치않았다. 이명박 시장이 도올의 생각과 같은 의미로 복원 공사를 시작했는지 아닌지는 알길은 없지만, 이 책의 글들은 이명박 시장에게 청계천 복원의 철학적 기초를 제공해 주기에 충분하다. 다만, 계속되고 있는 이명박 시장의 시각을 볼 수 있는 언행들로 봐서는 이 책에서 도올과 나눈 대화는 홍보용이었다는 의심을 갖게한다. 새만금 사업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는데 동감하는 사람이,또 시궁창에서 한 줄기 빛을 받고 발아한 생명에 감격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어찌그리 사람에 대한 태도는 승자의 논리를 보여주는지...--;청계천 복원이 철학적인 고민 이후에 나온 것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