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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나는 종북 흑인이다." 진보적인 전라도 출신 모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우리 사회는 조금만 진보 성향을 보이면 종북으로 몰아간다. 황지우 시인이 전라도 사람은 흑인이라 표현 했다고 한다. 출신 지역에 따라 선입견을 갖고, 선을 그어버린다.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 있다. 웃자고 한 얘기였지만 이 말은 우리의 현실을 함축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정말 씁쓸했다.
앵무새 죽이기에는 편견으로 희생되는 두 사람이 나온다. 한 사람은 죽게되고 한 사람은 죽은 사람과 다른 없는 삶을 살게된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작가는 '새'라는 이름을 가진 동물은 인간에게 피해만 줘서 다 죽여야 한다는 편견으로 부터, 앵무새 처럼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고, 피해를 주지 않는 새들은 죽이면 안된다고 한다. 편견에서 벗어나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이 제목은 우리에게 물음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편견에 갖혀서 무분별하게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나 불이익을 주고 있지는 않는가? 편견으로 누군가를 죽인 것은 아닌가?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부 래들리는 모든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자, 기피의 대상이다. 주인공인 스카웃과 그녀의 오빠인 젬, 친구 딜은 부를 한번도 보지 않았지만, 그들은 2미터의 거구에, 날짐승을 먹고, 몸에는 흉터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문를 듣고 그 집앞을 지나가는 것 조차 무서워 하고, 그 집이나 그집 앞에 있는 나무를 만지기만 해도 사람이 죽는다고 생각하면서 두려워한다. 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서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편견에 갖혀서 그는 어둠에 갖힌다. 이 부분을 보면서 놀라운 것은 편견을 또 다른 편견을 낳고, 공포를 낳는다는 것이다. 편견은 사람들이 그를 괴물로 묘사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이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고, 공포를 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들이 만든 편견으로 더 큰 공포를 갖게되는 것이다. 공포를 주는 주체가 편견을 갖은 사람들이 만든 허상이라는 것이다.
톰 로빈슨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갖은 백인들에게 모욕과 여러가지 질책을 받고, 진실을 말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 당시의 미국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었다. 상류 백인, 일반 백인, 하류 백인, 흑인이다. 백인 쓰레기라고 불리우는 집안인 유얼 가문의 딸이 흑인 톰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의 딸은 오른쪽 눈에 멍이 들고, 여기저기 상처를 입었는데 병원을 가지 않은점, 상처를 봐서는 왼손잡이가 범인으로 예상되는데, 톰은 왼팔이 짧고, 오른손잡이이다. 오히려 유얼이 왼손잡이였는데 술마시고 아이들을 손찌검 하는 경우가 있어서 변호사인 스카웃의 아버지는 그를 의심한다. 그러나 기각된다. 결정적으로 톰과 유얼의 딸의 사건의 전말이 다르다. 유얼의 딸은 톰이 갑자기 집으로 들어와서 강간을 했다고 하나, 톰의 진술은 가끔 그녀가 일을 도와 달라고 했고, 그녀의 가족중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아서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무보수로 도왔고, 그날도 그녀가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날따라 가족이 아무도 없어서 이상했지만,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그녀가 그를 덥치고 필사적으로 톰은 저항하지만, 그녀는 톰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유얼이 화가 나서 집으로 뛰어 들어와서 그 상황이 무서워서 톰은 도망가고, 유얼은 자신의 딸을 구타한다. 그리고, 톰이 구타 및 강간했다고 신고한다. 같은 백인 사이에서도 쓰레기 취급을 받아서 친구도 없고,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도와준 톰에게 그녀 역시 누명을 씌우는 진술을 하는 것이 놀라웠다. 톰의 고용주는 그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결국 배심원들은 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다. 사형선고를 받고 투옥하게된 톰은 나중에 탈옥을 감행하다가 총살된다.
이 사건 재판과정을 지켜본 스카웃과 젬은 결백이 입증되서 톰을 변호한 아버지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 했는데, 아버지가 재판에서 지는 것을 보고 분노를 느끼고, 딜은 재판 과정에서 한 사람을 몰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구역질을 느낀다. 사건이 끝난후, 스카웃의 아버지는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흑인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로 '흑인 애인이다' 라는 등 주위의 다른 백인들에게 멸시를 받아왔는데, 재판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은 그가 흑인을 위해 결백을 증명해 낸 것에 감동을 받고, 그가 한 일이 좋은일이라고 생각해서 고기, 채소, 작곡 등 작은 선물들을 그의 집에 보낸다. 이 부분은 감동적이였다. 진실은 다른 힘에의해 잠시 가려질 수는 있지만 진실은 모든 사람들에게 통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재판에서 창피를 당한 유얼은 판사, 톰의 부인에게 위협을 가하고, 변호사였던 스카웃 아버지에게도 죽이겠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스카웃과 젬을 유얼이 공격하고, 유얼은 칼에 찔려 죽는다. 스카웃의 아버지는 젬이 정당방위임을 알아봐야겠다고 하는데, 목격자들은 유얼은 아이들을 죽이려다가 나무에 걸려서 스스로 칼에 찔려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구출한 사람은 부 래들리였다. 아이들이 부 래들리 집 앞의 나무옹이에 작은 선물들을 넣은 사람도 부 였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편견이 무섭다는 것을 깨달게 되는 순간이였다. 죄를 짓는 사람은 자멸한다는 진리가 떠올랐다.
스카웃의 아버지가 정말 인상적이였다. 어떠한 주변의 모욕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편견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는 세상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자신에게 욕설하는 것을 듣고 아이들이 분노를 느낄때 의연하게 말한다. 욕설은 그사람이 얼마나 볼잘것 없는 인간을 보여주는 것이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한다. 처음에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점점 아버지를 닮아간다. 스카웃이 쥐며느리가 지나가를 것을 보다가 죽이려고 하자 젬은 말리면서 말한다. "그 벌레들은 너를 괴롭히지 않으니깐"
이 책은 단순히 미국의 1930년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현 시대에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인종 차별은 계속되고 있고, 흑인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 특정 지역 출신, 혼혈, 가난, 장애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내가 하는 말, 행동을 좀더 생각 하고 해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나부터 앵무새 죽이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