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걱정 말고 그려 봐! - 낙서 예술가 존 버거맨과 함께하는, 신나고 재미있는 101번의 창작 수업!
존 버거맨 지음, 공민희 옮김 / 윌스타일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목표는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p.7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종이와 물감 또는 색연필이 떠오른다. 나는 늘 창의적인 것을 추구하고, 여러가지를 창의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걱정말고 그려봐!』를 읽고 사고가 틀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했다.
존 버거맨의 그리기는 쇼파, 접시, 유리창, 신발, 낙엽, 옷, 버려진 상자, 클레이, 사람의 피부, 과일 등 다양한 재료가 도화지가 된다. 물론 펜도 하나가 아다. 여러개를 한꺼번에 들고 그리거나, 물도 펜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매직펜, 분필 등 다양하다. 그리기가 종이와 펜의 일만이 아니다. 종이를 오려서 붙여서 새로운 그리기가 되고, 사진 위에 과자를 올려 과자는 옷이 되기도 하고, 생강과 그림의 만남은 생강이 로보트의 다리로 보이게 하는 매직같은 일을 만든다. 이처럼 그리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는 방법 역시 다채롭다. 그림은 손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다. 입에 펜을 물고 그리거나, 눈을 감고 그리기, 안 쓰는 손으로 그리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그림 그리기를 할때보면, '자유' 주제를 주면 저학년은 바로 색연필을 들고 그리기 시작한다. 쓱쓱 막대기 몇번 왔다갔다 하면 기린이 되고, 새가 된다. 그런데, 고학년은 한 참을 생각한다. 자유 주제를 제일 어려워한다. '봄'이라는 주제를 주면 바로 그리기를 시작하는데 '자유'라고 하면 쉽게 그리지 못하는 것은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 친구들에게 멋진 그림을 보여줘서 관심 받고 싶은 생각 등 여러 생각에 갇혀서 어려워한다. 어른도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걱정말고 그려봐!』책에서 저자는 어디든지, 어떤 상황이든지 일단 시작부터, 점부터 찍어보라고 하는 것이다. 나도 책을 읽고, 내 앞에 있는 과자 상자 위에 눈 앞에 있던 펜을 들고 바로 그림을 그려봤다. 아무 생각없이 손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렸다. 거창하지도 멋지지도 않는, 관련 없는 것들의 조합이지만, 그리는 과정에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린다는 '평가'를 하나 뺐을뿐인데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재료의 제한이 없다보니 에어콘, 달력, 바닥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 낙서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창의성이 확 발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틀, 고정관념에서는 벗어나 보는 눈이 좀더 넓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고, 가독률이 높고, 머리가 말랑해지는 책이라 여러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