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 마음 읽어주는 신부 홍창진의 유쾌한 인생 수업
홍창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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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스님의 책을 좋아한다. 목사님도 책을 많이 내는 편인데, 신부님의 책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 셋 다 좋은 이야기를 하시겠지만 그래도 신부님이 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만나게 된 이 책, 나에게 위로가 된다.

4월은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사무실 직원이 줄줄이 퇴사를 하고, 사람은 뽑히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일을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일은 잘 돌아가야 했기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이 균등하게 배분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만 일이 계속 늘어났다. 처음에는 이해해보려고도 했지만 지금은 나도 반 포기 상태이다. 모집 공고를 했는데 인원수가 모자라 지금은 다시 재공고를 한 상태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가정은 큰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갔다.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게 아니라면 상대가 하는 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웃어 넘깁니다.

p.39

저렇게 하질 못했다. 저자는 유연해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어쩌면 내 인생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건 내가 안 받으면 그만이다. 오늘부터 당장 적용을 해봐야겠다. 더 이상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기로, 그리고 반응하지 말기로

죽음을 항상 고찰하며 살라는 건, 언제 어느 때 찾아올지 모를 죽음이니 오늘 하루를 허투로 보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는 것입니다.

p.185

죽음은 개인적으로 나의 큰 관심사 중에 하나이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후 나의 어려움에 대해서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이거 하나 못 견디나,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나는 가족의 죽음도 경험했는데 넌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몇 달을 살았던 기억이 있다. 어차피 죽는데 뭘 이리 애쓰면서 사냐와 어차피 모든 사람은 다 죽는데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자와는 정말 한 끗차이인 것 같다. 이 한 끗차이가 앞으로의 인생을 바꾼다.

평생을 사제로 살아왔지만 나 역시 늘 마음 안에 천국이 있는 건 아닙니다..... 어느새 내 마음이 지옥을 경험하는 순간을 자주 맞습니다. 그럴 때면 거울을 봅니다. '아 내가 지금 지옥에 와 있구나' 깨달으며, 흐트러진 마음을 정리하는 겁니다.

p.194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이 흐트러진다. 다른 사람 욕도 하고, 상황 탓도 해보고,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도 해봐도 내 마음이 나아지는 건 아니었다. 마음을 다스린다. 오늘부터 나도 거울을 보면서 말해봐야겠다. 내가 지금 지옥에 와 있구나..... 신부님이라고 예외는 아니겠지, 사람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신부님은 좀 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반가운 내용이었다.

무엇이든 화로 시작한 것은 부끄럽게 끝이 나게 마련이며, 화를 냈을 때 가장 상처를 받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p.222

개인적으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안에 화가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내 안에 짜증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항상 후회한다.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에 대해 혹은 윗 사람에게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는 정작 알려주지 않는다. 긍정적인 감정도 잘못 드러내면 짜증이 나는데, 부정적인 감정은 오죽할까

명성이 사라지면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면 됩니다. 다 내려놔도 얼마든지 잘살 수 있습니다.

p.268

내가 요즘 이직을 했다가 아이러니하게 최종적으로는 내가 거절한 상황이 되었다. 입사를 지원한 사람이 거절하다니..... 내가 사실 나의 직업적 위치에 대해 욕심을 냈었다. 그게 저자가 말하는 명성이겠지, 이름값이라고 하는. 물론 위치가 올라가면 돈도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직급을 이야기하기에도 부끄럽지 않은데, 결국은 아이 등하원 시간에 근무시간을 맞추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돈도 내려가고 직급도 달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긍정회로를 돌리게 된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최고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면 된다. 돈이나 직급이 뭐가 중요한가? 다 내려 놓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 이 책에서 나를 위로하는 이 문장, 이 문장 하나면 충분했다.

마음이 위로가 되는 책은 일단 좋은 책이다. 거기에 이어서 나는 도전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하나씩 곱씹어 살아보자. 그렇게 하면 신부님은 되지 못할지라도 그에 가깝게 살 수 있겠지. 오늘 하루도 나의 마음을 잘 다스려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해보자. 그것이 현실을 그리고 죽음을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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