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1년 중에 가장 지내기에 좋은 때이다. 적당한 기온(물론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덥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에 맑은 하늘만 배경으로 펼쳐진다면 바깥 활동을 즐기며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봄의 생동하는 기운을 가장 즐겁게 누려야 할 이들이 바로 어린이가 아닐까 싶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에 대해 아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두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 간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색동회 창립, 잡지 ‘어린이’ 발간, 항일독립운동, 어린이날 제정 등 어린이를 위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기여를 하셨다. 방정환의 발자취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다양한 주제별로 담아내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또한 방정환 선생의 업적만을 소개하지 않고 그의 여성편향에 대해서도 소개하여 균형잡힌 시각에서 한 인물을 생각하게 한 점도 좋은 점이다.결국 방정환이 꿈꾼 미래는 어린이도 한 인간으로서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어린이를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회였을 것이다. 오늘날 그가 그린 모습이 어느 정도 실현되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나라의 어린이가 처한 상황도 소개하고, 어린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 주변의 환경을 바꾼 사례도 다뤄서 어린이가 단순히 보호만 받아야 하는 존재라기 보다는 주체성을 가지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어린이날이 만들어진지 100년이 넘었다. 해가 갈수록 어린이가 줄어드는 세상에서 어린이는 더 귀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린이 해방 선언 100주년 기념 선언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어린이들의 손으로 쓰여진 이 문구가 더 마음 깊이 다가온다.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 스스로 해 볼테니 잘 못해도 혼내지 마세요!’ 어린이가 스스로 해 나가며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할 책임은 부모 뿐만 아니라 모든 어른에게 있다. 어린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다. 그 내재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세상을 그리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만나면 좋겠다.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 해줄 수 있는 삶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
아이를 가르쳐서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세상을 보고 습득하도록 어른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그것이 바른 교육입니다. - P43
안•선생님 말씀을 듣고, ‘내 입맛에 맞는 공부를 해도 된다‘라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공부란 결국 호기심이 권하는 곳으로 뱃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과정을 파고드는 분들에게 응원이 될 것 같아요. 뭐든 한참 하면 엉성한 곳들이 슬금슬금 메워지더라고요.조금이나마 그런 걸 허용하면 좋겠어요. 외나무다리를 비틀비틀 아슬아슬하게 건너가는 사람을 응원해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졸이며 바라보더라도 ‘어! 저 녀석 보게. 결국엔 건너갔네!‘라고 말하는 뿌듯한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그렇게 하면 안 돼‘ ‘균형을 잡아야 해‘ ‘실수하면 안 돼‘라는 말만 하고,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도록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준비만 잔뜩 시키는 그런 교육을 이제는 그만해야죠안 그 대신 떨어지더라도 밑에 튼튼한 그물망이 있어야겠죠.사회적 안전망이 만들어져서 성적이 미래를 좌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P86
사람마다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이 제각각 다르듯, 동물들도 슬픔을 겪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겨낸다.
사진 한 장이 있다. 장례식 중에 찍힌 이 사진한가운데에는 국기에 휘감긴 관이 놓여 있다. 하지만 우리 눈길을 끄는 것은 관 아래에 누워 있는 검은 개다.이 개는 이제는 세상에 없는 친구의 관 아래에 누워있는 것이다. 뒷모습이기에 우리는 이 개가 어떤 표정을짓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개가관과 죽음 사이의 연결관계를 이해하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관앞에서 눈물 흘리는 개의 정면 사진을 찍어 올렸더라도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이 개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이의죽음을 슬퍼하는 걸까? (종종 사람들은 아무리 오랜 세월함께했더라도 작별을 슬퍼하지 않을 수 있다) 개를 비롯한 동물들은 인간과 같은 원리에 따라 눈물을 흘릴까?(너무나도 간단하게 의인화의 굴레를 씌우는 건 아닐까?)그렇다면 슬픔의 언어 속에서는 모든 종이 장벽 없이소통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같은 인간조차 슬픔을 각기다르게 통과한다. 눈물을 흘릴 수도, 말을 잃을 수도 있다.아무것도 먹지 못할 수도, 폭식을 거듭할 수도 있다. 넋을놓을 수도, 묵묵히 일상을 살아갈 수도 있다. 우리 각자가슬픔을 짓는 방식이 다르다면 동물들 역시 그럴 것이다.다만 동물들이 어떻게 슬퍼하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이해하든(이해할 수 있다면),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슬픔은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사랑에서 온다. 슬픔이란 실로 사랑하기에 겪는 대가다. 동물들은 슬픔을 느낀다. 사랑 역시도
《헤아려 본 슬픔> 마지막 부분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말도 한다. "격정적 슬픔은 우리를 죽은 이와 연결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단절시킨다." 방을 제단으로 바꾸고, 기일을 기리고,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간직하려 갖은 애를 쓸수록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사람의 실체와 더욱 멀어진다. 이와 비슷하게 슬픔을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회고록은 오히려 고인이나 회고록을 쓴 작가 모두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벌린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극도의 날것이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목소리에 끌리지 않는 이유일 것 같다. 상실과 슬픔을 다루는 회고록은 그러한 언어로 전개되기 십상이지만 말이다.2011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프랜시스 스토너 손더스Fran-ces Stonor Saunders는 이 같은 회고록 작가들을 고대 그리스 연극의 코러스에 비유하고,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 같다며 "옷은 빌렸으되 서툴게 껴입었다"라고 평했다. 또 이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상투적인 표현, 반복, 집착, 무논리"로 가득하다고 못 박았다. - P296
해마다 날씨가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난 1,2월은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것 같고, 이 리뷰를 쓰는 지금은 3월 인데도 4월같은 날씨다. 벌써부터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 된다. 한국에 태어난 덕분에 사계절을 체험할 수 있는 것도 호사겠지만, 봄, 가을은 짧아지기만 하고 점점 무더운 여름과 강한 추위가 짧게 몰아치는 겨울이 오는 덕분에 사계절이 무색해지는 느낌이다. 앞으로는 기후위기가 더 심해진다니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걱정이 앞선다. 이제 더 이상 환경에 대한 관심과 교육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교육과 더불어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나가는 것은 아직 불편하고 낯설때가 많다. 임성화 선생님은 발리로 여행을 떠났다가 지구를 위해 행동해야 겠다는 다짐을 꾸준히 삶 속에서 실천하셨다. 본인의 삶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시며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끄신 점이 무엇보다 존경스럽다. 전등끄기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용기내 캠페인 같은 일상적인 것부터 리필스테이션 체험코너, 빗물받이 줍깅과 페인팅같이 품이 드는 활동까지 열정적으로 해내신 활동들이 책에 잘 담겨있다. 읽으며 나도 생활 속에서 더 실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다. 학교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방법 소개와 더불어 가정에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방법도 소개해주셔서 좋았다. 주제별로 잘 정리된 활동과 더 읽어보면 좋을 책도 소개해주셔서 두고두고 보기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건 중간중간 실린 아이들의 글이었다. 어쩜 어른들보다 글을 잘 썼는지 과연 아이가 쓴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본인이 마음깊이 느끼고 몸으로 겪어내며 쓴 글이라 더 생생하고 좋은 글이 나온 것 같다. 환경을 위하는 일을 어렵게만, 불편하게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데 뜻을 두고 그 작은 실천이 모여 작은 변화가 되면 조금씩 나아질거라 기대하며 살아간다면 지금의 우울한 전망도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거라 믿는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무엇이든 알아볼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어쩌면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은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글로도 모자라 생생한 사진, 동영상으로 모든 것을 실제로 보고 듣는 것처럼 접할 수 있다. 그러니 머릿속으로 무엇을 떠올리고 그려보는 일은 낯선 일이 되었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만 있어도 전세계 방방곡곡 가보지 못할 곳이 없다. 신이 부럽지 않은 능력이다. 아는 것은 많아졌을지언정, 그러한 앎이 어떤 감흥을 불러 일으킬지는 모르겠다. 잠깐의 경탄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아, 이런 곳도 있구나! 신기하네!’ 그러나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특히 우리나라를 벗어나 멀리 다른 나라로 갈 때는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떠나 다니는 일이 때로는 설레고 엄청난 짜릿함을 주지만, 때로는 진빠지고 힘든 경험이기도 하다는 것을. 하물며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여러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말을 번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 없었을 때는 과연 어떻게 여행을 했을지 도무지 부족한 상상력으로는 헤아릴 수가 없다.베네치아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마르코 폴로가 고작 열다섯의 나이로 아버지를 따라 여행길에 나섰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해본다.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상해본다.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신을 믿으며 다른 풍습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가끔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던 쿠빌라이 칸의 일화는 특히 흥미롭다. 거대한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의 삶이 더할나위 없이 호화스러웠다고 하는 것과 별개로 대칸의 나라에서 어떻게 화폐가 만들어지는지도 꽤나 상세히 나와있어서 아이들과도 함께 읽은 뒤 이야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마르코 폴로의 24년에 걸친 여정을 따라가는데 유용한 길잡이는 지도이다. 지금과는 달리 지명이 다르지만 친절한 주석과 책 뒤편의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마르코 폴로가 그린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삽화도 인상적이다. 그 시대의 요새, 궁전의 모습을 엿볼수도 있고 마르코 폴로의 양이라고 일컬어지는 동물이나 타타르인의 집과 마차 등 그림으로 보면 더 좋을 것들이 글과 함께 잘 배치되어 있어서 좋다. 이 책은 빈곤한 상상력의 시대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 하나를 골라 마르코 폴로가 묘사한 내용 중에 가장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골라 근거를 들어가며 토론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청년을 홀려 천국이라고 믿게 만든 뒤 조종하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나 사마르칸트에서 일어난 기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나만의 이야기를 창작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아이들과 읽기에는 약간의 장벽이 있다. 역주가 익숙하지 않거나 어휘 수준이 낮은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초반의 난관(?)을 잘 넘긴다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엄청난 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