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이 만들어지는 주된 이유는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싶어서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밀실 상황을 만들어두고 교묘하게 알리바이의 덫에서 빠져나간다. 반대로 말하면, 밀실을 만들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을 찾아내면 그가 바로 범인이다.
시체를 토막내는 주된 이유는 '운반의 편의성'을 위해서이다. 범인의 입장에서 눈 앞에 놓인 시체가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는 걸 숨기기 위해서는 시체를 그대로 범행 장소에 내버려두기보다는 인적이 드문 곳에 숨겨둔 채 범행 자체를 은폐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 최대한 발견을 늦추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통째로 옮기려면? 남의 눈에 띄기도 쉽고 무엇보다 너무 무겁지 않은가. 시체를 해체하는 것 역시 그 못지 않게 힘든 일이지만,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는 것보다는 나을테니 힘든 일을 무릅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