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약속 시간에서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서점에서 신간 구경을 찬찬히 해 봤다.

  거의 비소설 코너는 가지 않지만, 신간 소설들과 세계문학 코너를 한 코스(?)로 잡아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는구나.

  확실히 책이 비싸다는 게 느껴지는 게, 알라딘 열쇠고리가 갖고 싶어 책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고나니 4만원이 훌쩍 넘질 않나, 어쨌든 도서 가격의 하한을 정하고 나면 가격은 알아서 떨어질 거라 생각한 게 참 어리석고 순진하다고 생각. 여튼 가격은 오른 뒤로 조금이라도 낮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래서 결국 오프라인 서점에서 새 책을 뒤적거리고, 도서관에 신간 신청을 해야지, 라고 리스트를 만들어 두지만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은 희망도서 신청 접수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도 않는다. 흑. 덕분에 강제로 집에 있는 책을 읽게 된다는 이점도 있지만, 막상 집에 있는 책은 뭘 읽어야 할지 고민이고─틀림없이 살 때는 너무 읽고 싶어! 를 외치며 샀을 텐데 얼마나 이 아이러니한 일인가!─, 신간을 새로 읽고 싶다는 욕망은 끝이 없다.

 

 

 

  서점에서 구경한, 기억해 뒀다가 읽어야지 싶은 책을 이렇게나마 정리해 두는 걸로..

 

  꽤 두꺼운 두께임에도, 책을 들고 몇 페이지 슬쩍슬쩍 넘겨보는데 흡입력이 만만찮다. 세계문학의 천재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꾸준히 출간될 것 같은(?) 이 시리즈는 [잃어버린 은띠를 찾아서]도 재미있었고,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니, 라고 생각하면 귀가 팔랑거리는 나에게 뭔가 라인업으로서 신빙성이 더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여튼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양장본으로 모셔두고 있는데 뭔가 이 장정으로도 하나 더 쟁여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역시 몹쓸 욕심이다. 에휴.

 

 

 

 

 

 

 

 

 

 

 

 

 

 

 

  마야 유타카의 소설이 북스토리에서도 꾸준히 나오는구나. [붉은 까마귀]에 이어서 출간된 [파이어플라이관 살인사건]. 본격 미스터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소설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애꾸눈 소녀]도 그렇고 [날개 달린 어둠]도 그렇고. 작가의 성깔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 1권을 살짝 넘겨보니 역시나, 수많은 등장인물과 묘한 분위기의 저택이 등장하는 등장인물 소개란을 보며, 단 한 페이지도 미리 여기서 읽어보는 것 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살포시 내려두었다.

 

 

 

 

 

 

 

 

 

 

 

 

 

 

  최근 들어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시리즈를 이제서야 한 권 두 권 야금야금 읽기 시작한 와중에 눈에 띈 신간. 당연히 미야베 미유키가 떠오르는데, 역시나 띠지에도 그 말이 있다. ㅋㅋㅋㅋ

  사실 미미 여사님의 에도 시대 시리즈가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뭐 굳이 일본의 시대물을...?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 것이,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에서 그려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단면들은 꽤나 공감이 많이 가고, 본격 미스터리나 영미 스릴러의 경우는 그냥 신나게 읽으면 되는데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보면 음, 그건 그런데 뭐 그래서...?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 나에게 뭔가 애매~한 포지션의 장르로 자리매김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항설백물어 시리즈는 참 재미있었단 말이지. 내 취향은 지조(지금 조으면 그만)있으니까, 뭐 상관없다!

 

 

 

 

 

 

 

 

 

 

 

 

 

   요즘 들어 부쩍 캘리그라피라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어쨌든 손글씨를 아기자기하게 반영하는 책 표지를 즐겨 만드는 것 같은 열린책들의 소설 중 서점에서 눈에 띈 책이다. 블랙 유머의 정수라고 했던가 뭐라던가...? 솔직히 서양식 유머에 웃어본 적은 별로 없는지라 (특히 영국식 유머는 굳이 '영국식 유머'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에서부터 코드가 어마어마하게 갈린다는 것 아닐까? 실제로 영국식 유머가 가득하다는데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나마 오스틴의 소설에서 종종 웃는다. 나 참.) 과연 [럭키 짐]이 나에게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재미있게 읽었던 [도롱뇽과의 전쟁]의 역자가 번역을 했다는데서 호기심이 조금 오른 것도 사실이다.

 

 

 

 

 

 

 

 

 

 

 

 

(요런 느낌의 표지에 꽂힌 거 맞다니까..ㅋㅋㅋㅋㅋ,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 애초에 생략했다.)

 

 

 

 

 

 

   요번에 합본으로 한 권으로 재출간된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 사사키 조와의 첫 만남이자 지금까지 읽어본 사사키 조의 작품 중 압도적으로 좋다. 그런데 표지는 예전 분권 시절이 좋구나...!!

  3대에 걸쳐 경관이 된 남자들의 이야기인데 전쟁이 끝난 직후의 쇼와, 학생 운동이 절정에 이르렀던 6~70년대, 그리고 헤이세이에 들어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본의 사회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잘 녹여내고 있다. [경관의 피]의 후속작이라는 [경관의 조건]이 일본에서 출간되었다는데 아마 이건 3대째 손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겠지? 실제로 [경관의 피]에서 손자는 활약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미미한지라..ㅋㅋㅋ 아마 [경관의 조건] 출간을 앞두고 합본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궁예질을 해 본다. ㅋㅋㅋ

 

 

 

 

 

 

 

 

 

 

 

 

   우와, 이사카 코타로의 [종말의 바보]가 절판되었었는데 현대문학에서 재출간되었다! 얼마 전부터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사막]도 이런 느낌의 표지로 출간되더니,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들이 출판사와 표지를 바꾸어 새로 출간되는 시즌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종말의 바보]도 재출간 될 줄이야. 흐흐. 재출간될 만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나도 오래 전 랜덤하우스판을 한 2년 정도 묵혀뒀다가 2012년 12월 22일, 어쨌든 종말이 올거라는 소문이 떠도는 날, 혹시 모를 마지막날에 대비해 [종말의 바보]를 읽었더랬다. 그러나 다음 날은 무사히 밝았고, 책 표지까지 바꾸어 새로 나오다니. 그리고 2년 정도 묵혀둔 다음 책을 읽은지도 이제 3년차에 접어드니 (연말에 읽고 지금이 연초인 걸 생각하면 2년이지만) 시간 참 빠르구나.

  아, [집오리~]와 [사막]은 역자가 동일한 데 비해 [종말의 바보]는 역자까지 바뀌어 더더욱 읽어보고 싶어진다!

 

 

 

 

 

 

 

 

(나름 일관성 있는 디자인의 표지로 재출간되고 있는 현대문학판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들... [가솔린 생활]은 신간이라 치지만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그리고 [사막]은 구판을 가지고 있는데 이 표지 역시 뽐뿌 제대로다. 어쩔..ㅠㅠ)

 

 

 

 

  을유문화사에서 [노생거 사원]이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 펭귄클래식에서 출간된 [노생거 수도원]을 읽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오만과 편견]의 펭귄판 번역이 그닥이라...) 을유판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는군. 그런데 그 전에 [에마]부터 좀 읽어야..... [에마]는 여주인공 에마가 나름 깨방정 떠는 처녀로 나오는데 에마형... 눈치 좀.... 에마가 하는 짓이 짜증나서 읽지를 못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노생거 사원]을..? 하는 마음이 들쑤셔지게 만드는 출간 소식이다. 을유문화사판 세계문학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참에 입문해봐? 싶기도 하고. 여튼 세계문학에 있어서는 한 시리즈를 일관되게 모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리저리 문어발을 뻗어보고 싶다. 흐흐.

 

 

 

 

 

 

 

 

 

 

 

(민음사판 [에마]와 펭귄판 [노생거 수도원]의 표지 그림이 똑같다는 게 흥미롭다. 헤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뭐 읽으면 읽고 아니면 말고 라는 마인드로 지내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뭐 이 책도 그냥저냥...이긴 했는데 열혈 여교사와 아이들의 등장이라는 게 흥미롭다. 어쨌든 이 아저씨는 도대체 책을 어떻게 써내는 거야 ㄷㄷㄷ 대단하기 짝이 없다. 어쨌든 서점 한 켠에 당당하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한데 모여 늘 진열되어 있는데, 내가 처음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감탄을 늘어놓을 때만 해도 이렇게 책을 많이 쓰는 작가님일줄은 몰랐던지라 서점에 가면 늘 내가 안 본 무슨 책이 있나, 슬쩍슬쩍 구경하게 되는 맛은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러나 막상 무슨 책이 흥미가 가나, 하고 관심이 갔던 건 이 두 권 정도... 큽..ㅋㅋㅋ)

 

 

 

 

  [코끼리를 안고 고양이와 헤엄치다]를 읽고 야무지게 영업당한 오가와 요코의 다른 소설을 찾아보았는데, 최근에 출간 된 [세상 끝 아케이드]가 있길래 서점에서 또 살짝 들춰보았다. 역시 서점에 서서 들여다보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 언젠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꼼꼼히 읽어보고 싶었다. 뭐 한 권 읽고 한 권 훑어본 정도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확실히 영업을 당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는 생각이 들어 좀 어이가 없고 그렇다. 이래놓고 한 세 작품 읽고 나서 '에이 비슷하네' 이러면서 질려버리는 건 아니겠지? 난 지조(다시 말하지만, 지금 조으면 그만)있으니까!ㅋㅋㅋ

  확실한 건 오가와 요코의 작품 중 절판 or 품절된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털어왔다는 거다. 일단 그것부터 읽는 걸로..^^;;

 

 

 

 

 

 

 

 

 

 

 

(역시나 일관성 있는 표지로 출간되고 있는 현대문학판 오가와 요코 컬렉션..인데...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왜때문이죠? 흑흑... 그래서 이레판이 중고서점에 있나 또 둘러보았는데 겉표지가 없었다. 슬프다. 흑. 원서표지도 저거던데 구판이 훨씬 이쁨....)

 

 

 

   소문의 [죽이는 책]은 랩핑되어있어 책 내부를 구경을 못했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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