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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과 일하는 방법 - 밀레니얼세대의 새로운 가치관에 맞게 일하는 26가지 소통의 기술
윤영철 지음 / 보랏빛소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90년생과 일하는 방법-밀레니얼세대의 새로운 가치관을 이해하는 26가지 소통의 기술, 윤영철 지음,
보랏빛소, 초판 1쇄 발행일: 2019년 11월 30일, 245쪽
요새 들어 '90년생'이라는 키워드가 서점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싶더니, 눈을 잡아 끄는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서평단 모집을 하고 있기에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신청했다. 과연 이미 우릴 대로 우려낸(?) 것 같다고 생각되는 이 키워드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어떤 내용으로 저술했을지,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제일 궁금했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의 기저에는 역시나 이 책의 타겟 독자로 설정했을 '90년생(이 책에서는 일명 밀레니얼세대라고 통칭되는)'에 나 자신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깔려 있었기에 그 궁금증이 이 책에 더 손이 가게 헀다. 그런 마음 있잖은가, 왜. '어디, 내 이야기를 얼마나 자세하게 연구하고 관찰해서 정확하게 썼을까?' 궁금한 그런 심리. 여기에 현재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된 입장까지 다룬다고 하니, 내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 싶기도 하다. 그런 시선에서 이 책을 같이 들여다 보아 주길 바라며, 내 시선에서 읽은 이 책은 어떠한가 소개한다. (여느 서평이 그렇겠지만, 이 글은 굉장히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보일 것이라는 안내이기도 하다.)
1) 이 책은 굉장히 친절하다.
중간마다 이렇게 한 번씩 도표를 삽입하여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굉장히 정성스럽다. 계산이 필요하거나, 복잡한 관계도를 삽입하고 있어 인물 소개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읽을 수 없는글이라거나,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반드시 해야 하는 교과서도 아닌 이 글에 이런 정성을 들였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표 덕분에 내 입장에 대비해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나는 이 중 어떤 곳에 해당하는 사람인가 고민하게 됐다. 또 글로만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안정성보다 성취에 가치를 더 두고 있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각하는 요소들, 그리고 그에 따른 내, 외부의 동기 부여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며 이 책에 객관성을 생각해 보게도 됐다. 그리고 이 책은 객관성을 따지는 글이라기보다는(다만 그 형태는 객관성을 띠고 있다) 독자의 심경이 어떠할지 굉장히 고민하며 쓴 글이라는 쪽에 생각이 더 가 닿았다. 그 요인들은 아래에서도 밝힐 것이다.
2) 여기서부터 뭔가 느낌이 왔다. 이 글은 '선배'들을 위한 책이구나.
나는 90년생과 일하는 방법이라는 제목만 읽고는 90년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그리고 요즘 90년생의 관심사나 그들만의 특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짚어 주고 있는 책일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선배들의 체크리스트' 혹은 '선배들의 고민리스트'를 독자(선배로 상정되는) 스스로가 짚어 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90년생인 동시에 후배의 위치에 있는 나에게는 당혹, 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굉장히 타겟 독자를 강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게 구색을 알차게 맞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부분에서 '내가 읽을 책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읽을 책이 굉장히 많아서 시간이 조금 아깝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책을 받아 읽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우선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일단 이 부분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그런데 이 부분 덕분에 되레 이 책에 더 집중하게 됐다. 선배들의 '리얼 고민'이 담긴 페이지여서 그들은 후배를 어떻게 보는지를 조금은 생생한 단어들로 직면하게 되었거니와, 이 책 몇 번째 챕터에 그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3) 그런데 또 딱히 선배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목차를 다 밝히면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서평에서는 밝히지 않는다. (고민의 결이 이 책과 통하는 독자라면 도움될 것이니 책을 찾아보시길 바란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의 목차를 주욱 보면 다 선배들의 시선, 선배들의 입장만 밝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단어를 하나 인용하자면 '꼰대' 같은 책은 아니다. 실무를 볼 때 고민되는 부분들을 밝혀 적고 그에 따라 하나씩 조언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 책에서, 후배들의 목소리를 쏙 빼 버리지는 않았나? 선배들이 옳고 후배들은 아직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숙한 대상이라고 상정하고 있는 책은 아닌가? 하는 경계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던 나. 선배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후배만 적을 거라면 편협한 책 아니냐, (감히) 말하겠다. 책 제목부터 무슨 이야기를 할지 너무 잘 보이다 보니, 고정관념이 생기기 쉬운 책이지 않나 싶어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고 평하고 싶다.
(그리고 제법 아름다운 결말, 훈훈한 정리에 대해 밝히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나는 그러한 감상으로 일하고 있고, 이상적인 선배상, 이상적인 후배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보니 그런 결말이 좋았다. 실용주의자들은 좀 싫을 수도 있다. 그리고 뭉뚱그리면 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회사가 건강해질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4) 나는 이런 들여쓰기와 이런 쪽 번호가 좋다.나는 이 책의 편집과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들여쓰기 시원시원해서 좋고, 특히 책 바코드 디자인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캐릭터화 되어 있는 표지, 내지 소컷들도 센스 있다고 생각했고. 글씨체도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핑크빛(이라고 하기에는 별색이 섞였을 거 같지마는) 무튼 책 표지 색상도 캐릭터와 잘 어우러지고. 특히 내지 구성에서 성실하고 또한 충실하다. 저 많은 추천사만 봐도 얼마나 고생했을지 다른 독자들도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5) 읽으면서 드는 생각. 역시 어디서든 마음 먹기 나름이다.원효 대사 해골물. 길게 길게 말할 것 없다. 어디서든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된다. 신기하게도 그렇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는 이전 회사에서도, 그 이전 회사에서도 참 힘들게 일했고 다사다난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분들이 있다. 오히려 회사를 벗어나니 더 각별해졌다. 그들과는 회사에서 만났을 뿐이고, 회사에 다닐 때는 그들과 그만두고도 연락하며 지내야지 하고 잘하려 과하게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마음가짐을 그렇게 먹었고 인정했을 뿐이다.
'저들에게 나는 무조건 좋은 사람일 수도, 무조건 나쁜 사람일 수도 없다. 내가 잘해준다고 해서 나를 좋아할 수만도 없다. 내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좋은 일만 해 주려 과잉 노력하지 말고, 싫은 일을 안 하는 데 더 집중하자.'
그랬더니 힘든 시간도 나를 과하게 흔들지는 못했다. 별 사건이 많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그 와중 나는 미숙했다. 그러나 그래도 지금 돌아보니 그 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철이 든 내가 읽다 보니 이 구절들이 와 닿았다. 그리고 모든 일의 기반에는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이건 무조건이고 절대적이다.
6) 나랑 100퍼센트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나를 낳은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 연인도 가끔 모를 일인데.
요즘 들어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로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댓글 중 기억에 남은 말이 있다.
'자판 너머에 사람 있어요. 화면 앞에 사람 있다고요.'
사람이 하는 일, 어찌 매번 완벽만 할까. 선배도 선배들의 고충이 있고 개인사가 힘들다 보면 완벽하던 사람도 허물어지는 날이 있는 것이다. 후배도 매번 미숙하지 않고 시간의 힘을 빌리면 점점 다듬어진다. 그걸 서로가 알고 감싸주며 일하면 무어가 그리 어렵기만 할까. 모든 건 정말 '사람'에 달렸고, '마음 먹기' 나름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회사 식구들이 그렇다. 내 미숙한 점, 내 단점으로 실수할 때 감싸주셨던 순간들,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마음 먹게 한다. 나도, 꼭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이 글을 빌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