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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 현지인이 다니는, 전면개정판 ㅣ 자기만의 방
네모 tokyo_nemo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평점 :
한국 문화에 관심 많던 한 일본인은 한국어를 공부하러 와, 한국 음식에 폭 빠져 버렸다. 그리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었던 친구들처럼, 자신도 일본의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고 싶어 책까지 냈다. 반응이 좋아 곧바로 개정판을 내려 했으나, 아뿔싸. 팬데믹이 터졌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차분하고 느긋하게 맛집을 찾고 기록했다. 폐업한 곳은 제외하고 달라진 부분은 바꾸어 기재했으며 새로운 맛집을 찾아 넣었다. 그리고 그 책은 (표지에는 "전면 개정판"이라 쓰여 있으나) 새로이 단장한 친절한 도쿄 음식 소개책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로 거듭났다. 그 일본인 작가가 누구냐고? 바로...
네모(tokyo_nemo)
본명 에노모토 야스타카(榎本尉孝). 도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도 도쿄에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처럼 도쿄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2012년 서강대학교 국제문화교육원(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일본에 돌아간 후, 서울에 사는 동안 한국인 친구들이 맛집을 알려줬던 것처럼, 한국인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주고 싶어 인스타그램에 도쿄의 맛집 탐방기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도 한국어로 집필했다. 쓴 책으로는 본격 식탁 에세이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이 있다.
인스타그램 @tokyo_nemo
여러분은 <고독한 미식가>를 아시는지? 벌써 시즌 10까지 나온 장수 드라마다. 주인공인 고로상이 음식점을 찾아 다니며 나직한 목소리로 음식을 먹어 보고, 품평하고, 감탄하는 것이 골자인데, 저자 네모는 이 고로상처럼 본인이 먹어 본 음식점의 베스트 메뉴를 추천하고, 먹는 순서와 방법, 팁까지 알려 준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음식 문화 차이를 알려 주며 이 음식은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일본인이 이 음식을 다른 방식으로 먹는 외국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왜 그렇게 보는지까지도) 설명한다.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의 챕터는 돈부리-라멘-면 요리-고기-생선-그 밖의 일본식(솥밥이나 오코노미야끼 등)-양식-카레-베이커리와 디저트-편의점 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토리-메뉴-팁-(가게) 위치라는 구성으로 통일성을 주어 지역별 맛집들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내가 좋았던 부분은 ① 일본어 발음 표기가 주문할 때 편한 방식으로 적혀 있다는 점 ② 구글 맵을 많이 사용하는 일본 여행 특성상 검색 시 영어 주소를 적어 두었다는 점 ③ 메뉴판에 표시된 가격을 그대로 적었다는 점 ④ 웨이팅 시간을 각 점포별로 표기했다는 점 등이다.
개인적으로 가 보고 싶었던 집, 첫 번째는 토지나이 카츠동을 파는 시부야의 즈이초. 카츠동을 먹을 때 싫은 점은 물컹물컹하거나 덜 익은 느낌이 있는 것인데(날계란은 아닌데 약간 덜 익어서 흐물텅한 흰자가 느껴지는 것), 돈가츠나 밥의 잔열로 익힐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결코 만족할 만큼 익지 않아서 가급적 카츠동은 피하는 편이다. 그런데 토지나이 카츠통은 얇게 구운 달걀말이와 단짠단짠 소스, 바작바작한 돈가츠가 어우러져서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부야라니... 이번 도쿄 여행 코스와 맞물려서 너무 아쉬웠다.
두 번째로 가 보고 싶었던 집은, 히츠마부시를 파는 나고야의 우나후지. 까끌까끌한 느낌이 싫어 장어가 들어간 음식을 거의 먹지 않다가, 최근 생 장어구이의 맛을 알았다. 3월에 드레스 투어 다녀왔을 때 같이 갔던 친구를 대접한다고 일부러 찾아간 장어 맛집에서 히츠마부시를 처음 먹어 보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편견을 가지고 있어 그랬는지) 예상외로 너무너무 맛있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히츠마부시 먹는 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데, 내가 먹었던 한국 맛집의 먹는 방식과 거의 동일해서 나중에 도쿄 여행을 한 번 더 가게 된다면 이 집도 꼭 가 봐야겠다고 생각.
가 보고 싶었던 집 세 번째. 탄탄멘을 파는 okudo 도쿄점. 공포의 돈코츠쇼유라멘 다음으로 먹었던 탄탄멘이 내 입맛에 몹시 잘 맞는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던지라, 이 설명글을 읽는데 배가 꼬르륵거렸다. 심지어 이번 여행 도쿄였는데... 네모 님의 책을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이 책은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라는 제목에 걸맞게, 친근하고도 재미있게 일본의 식문화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함께 소개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혹 조만간 도쿄 여행을 떠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도쿄에 머무는 며칠 동안 맛집 탐방을 해 보는 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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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