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수레바퀴 비룡소 걸작선 40
마인데르트 드용 지음, 모리스 센닥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네덜란드의 조그마한 어촌마을 쇼라. 그 마을에는 황새가 날아오지 않는다.

이웃마을에는 지붕마다 황새가 둥지를 틀고 사는데 말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쇼라

마을 여섯 명의 아이들-리나와 엘라, 엘카, 아위카, 피르, 디르크-는 마을에 황새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묘책으로 학교 지붕에 수레바퀴를 올려놓기로 한다.

이 때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인 흐름을 타며 독자들도 아이들의 마음이 되어

함께 수레바퀴를 찾는 양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아기자기한 사건들이 고리처럼

얽혀서 매끈하게 결론을 향해 흘러간다. 읽는 내내 아이의 마음이 되어 사건을 쫓아가게

만든 점은 작가 마인데르트 드용의 최대 강점인 것 같다. 작가는 55년에 이 작품으로

뉴베리상을, 59년에 <집 없는 개>라는 작품으로 뉴베리 영예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집 없는 개>도 읽고 싶어진다. 그만큼 사건을 엮어가는 힘이나

인물을 그려가는 묘사가 참으로 대단하니까...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매우 단순하다. 바닷가 작은 어촌 마을 쇼라에 황새 끌어오기.

그러나 그 사건을 풀어가면서 인물들끼리 벌이는 자잘한 에피소들은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주고 이해시킨다. 하나의 사건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이루어내고 정을 나누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지닌 최고의 미덕인 듯 싶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 인물에 대한 것을 유의깊게 살펴보았다.

아이들 여섯 명이야 어디에서든 볼 수 있을 법한 인물들로 그려졌지만

그 아이들 곁에서 조연처럼 활약하는 어른들-그들의 인물 설정이 참으로 좋다.

우선 선생님. 리나의 느닷없는 작문내용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면서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사건을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선생님으로서 권위적이지도 않고 위압적이지도 않다.

아이들 편이 되어 아이들의 소동에 기꺼이 동참한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정답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지켜보고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다.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하여 뿌듯하였다.

그리고 장애인인 야뉘스 아저씨. 높은 담을 쌓아둔 채 마을 사람들과 격리된 듯 살아가던

야뉘스는 아이들과 황새 찾고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장애에 대한 편견을

자연스럽게 없애는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하겠다. 다만 야뉘스 아저씨가 너무나

똑똑하고 완벽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된 것은 부자연스러워 조금 아쉬웠다.

그 밖에도 아위카와 함께 한 철물장수라든지, 어부인 아빠들, 꼬맹이들에 이르기까지

마을 사람 전체를 묘사하면서도 사건 속에 자연스럽게 풀어낸 것이 참 인상적이다.

너무 두꺼운 데다가 제목도 크게 와 닿지 않아 읽지 않으려 했는데

이야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수레바퀴를 찾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책을 떼는 것이 아쉬울 만큼 쉽게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모로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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