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를 느끼게하는 책

동생 잃어버린 날 ㅣ 동화 보물창고 8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8월

형에게 동생은 무엇일까. 형제는 또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얀은 다섯살배기 동생 안나가 귀찮기만 하다. 자기가 놀려고 하는 건 무엇이든 참견하고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함께 놀자는 동생에게 얀은 '꺼져' 라고 소리를 지른다. 동생 안나는 억울해서 엄마에게 호소하려하지만 엄마는 안나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오빠랑 싸운다고 나무라기만 한다...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법한 상황이다..

그랬는데 갑자기 동생이 없어진다.. 얀은 동생이 자기 때문에 집을 나간 것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부리나케 동생을 찾아 집을 나선다. 동생이 좋아하던 것을 짚어가며 차근차근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동생은 없고.. 오히려 건망증 심한 엄마 때문에 길거리에 홀로 있게 된 안나 또래의 금발곱슬머리 남자아이 토비를 데리고 다녀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처한다. 사실 토비는 귀찮다. 그래도 토비를 떼어놓을 수 없다.

책임감 때문이다. 자기가 데리고 다니겠다고 마음먹은 책임감..
책임감이 뭐냐고 묻는 토비에게 얀은 '아주 끔찍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동생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얀이 동생, 안나를 찾아헤매는 세 시간을 통해 작가는 형제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다. 확대하면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위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토비의 이야기를 통해서다....

어쩌면 첫 번째 장을 통해서, 이야기에 전체적인 긴장감이 떨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허나 얀, 토비와 함께 안나를 찾아 헤매다 보면 어느 새 얀의 심정이 되어 안나를 걱정하게 된다.  

'잔소리 없는 날'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안네마리 노르덴은 아이의 심리를 매우 잘 읽어내고 있다. 아이처럼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끌고가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저학년 아이들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