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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힘
버나드 딕슨 지음, 이재열.김사열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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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도 미생물이다. 최소 60조억개 이상의 세포가 형태를 이룬 생명체인 것이다. 미생물은 적어도 35억년의 연세가 되셨다. 인간은 그에 비하면 증손자 축에도 끼지 못한다. 우리 몸에는 적어도 수천종의 외부에서 유입된 미생물이 공존하며 살고 있다. 어떤 것은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하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우리 문화는 우리 몸과 주변에 있는 미생물을 너무 못 살게 괴롭히는데 익숙해져 있다. 항생제로 세균을 죽일 수 있지만, 더불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생물도 같이 죽는다. 몸 속 어떤 미생물은 우리 면역체계에 반드시 필요한 종도 있다. 무자비하게 미생물을 죽이려다가 우리 몸도 망가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는 매일 집안을 청소한다. 그러면서 온갖 살균제로 정결함을 유지하려고 기를 쓰고 미생물들을 박멸한다. 그러면 그렇게 깨끗한 환경이 우리의 건강을 담보해줄 수 있을까. 물론 웬만한 살균 환경은 이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균 상태 정도로 집안 곳곳을 클린화시켜 놓으면 오히려 질병에 취약해 진다. 이것은 역설이다. 즉 미생물은 지나치게 득세하면 해롭지만 적당한 수준이면 인간과 평형을 유지하며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미생물을 단지 오래된 빵에서 피는 푸른 곰팡이나 부패한 음식에 나는 역겨운 냄새 정도로 협오의 대상에서 영원히 공존하며 지내야 하는 동반자로 인식을 전환시키는데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유익한 미생물 교양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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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서문문고 167
이제마 지음 / 서문당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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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이제마 선생이 저술한 이 책을 접하고 그 당시에 인간의 질병이나 체질, 성격 등을 그토록 상세하고 면밀하게 헤아려 분류했다는 사실에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유전학 역사에 대한 찬란한 명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서야 개인별 유전적 다형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다. 그에 따라 체질별로 음식이나 약품, 의학적 처방 등이 달라야 함을 알게 된 것이다. 멘델이 겨우 완두를 이용해 형질의 우열성을 밝힌 것에 비하면 이제마 선생은 훨씬 복잡다단한 인간을 대상으로 체질의 다양성을 선견지명으로 내다보았던 것이다.

물론 현재의 유전학에서는 이 책에 언급한 체질 이상의 무엇이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단초를 100년전에 제공했다는 역사적 토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선조중에서도 바로 이렇게 위대한 과학자와 의사가 존재했다.

흔히 한의학하면 다분히 경험적이고 신비적이어서 비과학적인 분야인 양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이 책을 비롯해 수백년간 경험과 관찰을 통해 기록한 저서들을 방치해선 안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서 현대 의학이 접근하지 못하는, 다른 관점과 철학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양상은 인간과 그 질병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전인적인 토대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매우 유익한 일독이었고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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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성공기 - <아침형 인간> 저자의 2003년 최신작
사이쇼 히로시 지음, 공병호 엮고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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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명력이 길지는 않을 것 같다. 몇 사람의 체험을 간단히 일반화시켜 성공가능성과 일찍 일어나기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일찍 일어나는 것이 유리하게 작동한다. 일반적인 근무시간인 9.5제가 대표적일 것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은 뭔가 부지런하고 성실해 보인다. 또한 일찍부터 서두르면 교통정체도 피할 수 있는 등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침형 인간이 성공가능성이 높다거나 건강해질 수 있다는 발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의 수면패턴은 대개 종달새형과 올빼미형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런 수면형태는 단순히 습관이나 의지에만 달려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른 연구결과를 보면 다분히 유전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다른 책, '잠꾸러기 건강법' 을 보면 오히려 일찍 일어나는 것은 건강을 해치고 작업능률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신의 수면패턴에 적절하게 충분히 숙면을 취하라는 지침을 말해주고 있다.

일전에 삼성에서 7.4제를 도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건희 회장은 올빼미형이라 새벽까지 생각에 잠겼다가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지녔다고 한다. 그 제도를 보면서 개개인의 수면습관까지도 강제화하는 권위적 발상의 단면을 연출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제도이니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간의 다양성을 상기시키고 싶다. 아침형 인간도, 저녁형 인간도 나름의 습관과 유형으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성공하려면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깨어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냐가 더욱 중요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을 보고 당장 새벽부터 부산을 떨면서 하루를 몽롱한 상태로 보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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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사는 법
박정훈 지음 / 김영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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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반쪽짜리 건강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TV와 책을 통해 고발하고 경고하는 내용에는 공감한다. 육식이라는 단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건강 위험도와 목장이라는 목가적인 이미지를 여지없이 말소시키는 잔인한 대량 사육장, 식품 첨가물의 위험성, 일명 쓰레기 음식이라는 패스트 푸드 등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이 책이 지나치게 일방통행의 건강 전도서로 자리잡는 것을 경계했으면 한다. 곡류나 채식위주의 먹거리를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나름대로 분명 이점이 있다. 그러나 단백질 공급을 콩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

우리 신체는 반드시 단백질이 필요하다. 2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는 단백질은 신체의 장기뿐만 아니라, 세포 수준에 들어가도 구성성분으로 필수 영양소이다. DNA가 하는 기능중 가장 중요한 것이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이 균형되게 공급되어야 원활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미노산은 외부로 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즉 먹거리를 통해 매일 공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콩은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일부 성분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중 일부가 그렇다. 이에 반해 우유나 육식(어류 포함)은 단위 무게당 풍부한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완전한 아미노산을 공급한다.

이러한 단백질 공급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중요해 진다. 단백질은 면역체계에도 급숙히 관여되어 있다. 또한 장기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채식을 오래하면 혈관이 약해지고 피부의 강직도가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채식의 유용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풍부한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등 항산화-항노화 성분 등 우수한 식품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균형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매일매일 균형있게 공급되어야 우리 신체는 항상성과 균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치는 영양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한 상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본인도 곡류-채식 위주의 식사를 몇개월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유익한 경험이었지만, 계속할 바는 아니라는 것을 체험했다. 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전반적으로 허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런 개인 느낌을 객관적인 검증의 정보로 사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공인된 데이터와 더불어 이런 느낌은 스스로를 설득하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이 책이 경고하는 내용들은 하루하루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에게 유용한 것임에 틀림없다. 더불어 균형식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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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 - 어느 의사의 고백
로버트 S.멘델존 지음, 남점순 옮김, 박문일 감수 / 문예출판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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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발적이다. 의료현장과 의사를 싸잡아 무책임하고 인명을 경시하는 마귀같은 자들이라고 힐난한다. 의료현실과 의사들의 자세를 비난하는 저자의 가시돋친 공격에 우리네 보통 사람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의료기술과 의사는 완전하지 않다. 그렇기에 그들도 실수를 할 것이다. 미국 의료현장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오진율이 15%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실수 혹은 잘못에 대응하는 의사 혹은 의료기관의 태도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결코 오진이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환자에게 덮어 씌우는 경향이 농후하다. 눈에 보이는 의료사고는 물론이고 흔적도 없이 덮어 버리는 의료 잘못이 얼마나 많이 있겠는가.

나의 경험도 한 몫 할 수 있다. 현재 나는 아랫 어금니 하나가 일명 금니가 되어 있다. 몇년 전에 음식을 씹으면 시큰거리는 느낌이 있어 치과에서 간단한 보철치료를 했다. 그런데 전혀 나아지지 않아 여러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그렇게 간 치과가 9군데 였다. 가는 곳마다 사진 찍고 다시 보철하고... 그런데 9번째 간 치과에서 보철한 이가 아닌, 그 뒤쪽 이가 문제였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일찍 발견했으면, 간단히 치료될 해당 이를 할 수 없이 많은 비용을 들여 전체를 금으로 장식(?)하게 된 것이다.

화가 치밀었다. 4,5년 고생한 것도 화가 났지만, 지금껏 모든 이를 온전하게 보존해 왔는데, 멋있는(?) 금니 하나를 대체한 것에는 더더욱 분노가 치밀었다. 실력도 없는 지지리도 멍청한 의사X들... 그러나 분노는 접어두기로 했다. 만일 내가 중병에 걸린다면 할 수 없이 의사를 대면해야 할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저자의 균형된 시각이 아쉬운 것이다.

앞으로도 실수는 계속될 것이다. 기사에 의하면, 병원에 따라 심장병 수술 환자의 사망율 격차가 몇배 차이가 나는 걸 본 적이 있다. 문제 해소의 방향은 의사나 환자 일방을 매도하는데 있지 않다. 그건 의료 시스템 개선을 통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환자가 받는 의료서비스 과정과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해당 환자가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놓으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의사로서 하기 힘든 고백과 동료들에 대해 뼈아픈 일침을 던지고 있다. 바로 의사의 존재이유인 환자와 의료과정을 공유하는 직업의식이야 말로 이 책의 진정한 주제가 아닌가 한다. 끝으로 서울대병원장과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한 고 한용철 선생이 환자를 대하는데 있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글귀를 소개한다.

'無財七施란 불교의 경전 중 하나인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나오는 말입니다. '부드러운 얼굴과 좋은 말씨로 사람을 대하고, 마음가짐과 눈빛을 좋게 하고, 지시나 가르침을 고운말로 하며 앉을 자리와 잠자리를 마련해주라'는 뜻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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