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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플랑크 평전 - 근대인의 세상을 종식시키고 양자도약의 시대를 연 천재 물리학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이미선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막스 플랑크는 플랑크 상수로 익숙한 이름이다. "에너지는 하뉴"라고 외우고 다닌 기억이 떠오르며, 양자역학에서 나오는 이름만 익숙한 사람들이 대거 책에 등장한다.
양자의 개념을 고안한 플랑크라서 그런지 고전역학의 마지막 수호자 같은 자세에 위화감이 들었다. 양자역학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내적 필연성'에 의해서 연구한 그는 타고난 물리학자인 것인가.
막스 플랑크가 전공을 정하려던 시기, 1874년에는 그의 지도교수가 "물리학은 고도로 발전해서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선 학문"이라고 한 만큼 새로운 것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는 분야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절대적인 것을 향한 욕구에 충실했고, 그 욕구를 물리학에서 충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것도 그의 "내적 필연성"인 것일까. 지금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에서 반짝거리는 새로운 지식들이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마치 플랑크가 생전 살았던 시기처럼.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사람이 플랑크였다는건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대가는 대가를 알아본다더니, 역시나.
1900년 초, 러더퍼드가 발견한 원자핵으로 원자가 내가 좋아하는 건포도 컵케익이 아니라 태양계와 비슷한 구조로 존재하며, 원자는 안정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에 비해, 정치는 점차 불안정해지고 셀 수 없는 희생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막스 플랑크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고,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교차되는 시점을 살았다. 이 책에서 그리는 플랑크는 생각이 깊고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후배 양성에 힘을 쓰는 연구자였다.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독일을 스스로 떠나거나, 추방이 되는 연구자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으며 히틀러를 찾아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그에겐 그만한 힘이 없었다. 하지만 독일의 과학 연구 후원에 끝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이 책은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고는 있지만, 막스 플랑크라는 연구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적인 면모로 다루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전 역학에 학문적 뿌리를 둔 한 연구자가 양자역학의 문을 처음으로 열게 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망설임없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