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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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방금 샐린저의 <호밑밭의 파수꾼>을 다 읽었다. 자야지 하면서도 한 십 분간은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이렇게 안 자고 있다.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35분.
삶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쓸쓸해진다. 홀든 때문만은 아닐 거다. 여하튼 나도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 어떤? 내용이야 어떻든 책을 한 번 펼치면 다 읽을 때까지 덮지 않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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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 1
박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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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초판 1쇄, 2002년 초판 75쇄.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책(!)이 이렇게 많이 팔린 게 있나 모르겠다. 어제 오늘 지하철을 타고 안양과 대치동을 오가면서 다 읽어 버렸는데,
물론 광수생각 특유의 익살과 재치, 혹은 따스함을 만끽하면서 재미나게 읽었다. 보았다고 해야 하나? 둘 다겠지. 만화책치고 광수생각은 글자가 많은 편이기도 하다.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가 강하다. 만화가 그리기 싫을 때는(광수씨의 설명에 의하면) 그림이 더 단순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라는 매체 때문일까, 낄낄거리면서 잘 보고 나서도 약간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박광수씨는 만화가지 사회운동가도 아니고(학생 때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생 운동하는 애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소리까지 지르곤 했다고 한다--;) 투철하고 정치한 역사인식, 세계인식을 그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우리처럼 평범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그의 그림이 대중적인 호소력을 갖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나는 너무 많이 기대했다. 기발한 상상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사회의 제 문제를 은근슬쩍 짚고 넘어가는 실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의 관계망을 파악하지 못하고, 하여 핵심을 꿰뚫기 보다 표면적인 문제제기로 그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하지만 더욱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그의 보수적인 경향이다. 물론, 노동 운동하는 사람도 여성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경우가 있으니까, 그에게 언제나 실천적이고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리고 쓰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ㅎㅎㅎ 어쩌면 나도 편견에 사로잡힌 건지 모르겠다. 실은 그가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그의 만화가 와닿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할 것이다.

그러고 나니, 여자가 힘든 걸 볼 수가 없어서 결혼하자마자 자기 부인은 일을 그만두게 했다는 소리도 이쁘게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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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역 반응
박성원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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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이상 이상'으로 낯익은(?) 박성원이란 작가의 단편, <이상한 가역반응>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상한 가역반응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용도 일상적이지 않고 등장인물들은 모두다 H로 호명되는 하여튼 좀 이상한(?) 소설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나 인물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부려쓴 말들이 술술 잘 넘어가는 것 같으면서도 가만히 보면 우리가 그간 쓰기를 잊어버린, 혹은 처음부터 잘 몰랐던 고유어들이라는 것이다.

되작이다, 서름하다, 발록거리다, 지싯거리다, 지망지망하게........ 문맥상 읽으면 그렇거니 하면서도 하나를 들어 이 뜻이 정확히 뭔고? 하면 얼른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니(1969년생) 그도 이런 어휘를 부려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원래 어휘력이 매우 좋은 사람이든가 어휘에 대한 자의식이 매우 강한 사람이든가 하여튼 매우 노력하는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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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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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다큐멘터리가 더 감동적일 때가 많다 역사 속 사건들을 돌아보면 정말 가슴 아픈, 혹은 가슴 찡한 드라마가 많다. 지하철에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 기어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인간이란, 정말 대단하다. 잔인하고 잔학하고 말할 수 없이 어리석은가 하면 꼭 그만한 크기로 정의롭고 지혜롭고 강철같은 의지로 고난을 극복하면서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그 감동적인 드라마를 절절하게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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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암소 - ...한줌의 부도덕
진중권 지음 / 다우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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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진중권의 신통방통 속시원한 글들을 여러 잡지들을 통해 읽었던 적이 있다. 한번은 도서관에서 진중권의 글을 읽다가 통쾌함이 폭소가 되어 나오는 바람에 성급히 책을 싸들고 나왔던 적도 있다. 근데, 최근에는 그의 글을 많이 읽지 못했다. 내 글읽기의 폭이 좁아진 까닭이다. 지리멸렬한 한 우물파기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며 오늘은 진중권의 <시칠리아의 암소>를 읽었다.

안티조선운동과 관계된 글들 여성운동과 관련된 글들 기타 보수세력(어쩌면, 때로는, 나와 너까지 포함해서?)의 작태를 비판하는 글들이 썩 재미있게 읽혔다. 특히 '이문열과 젖소부인의 관계는?'과 같은 클들은 많은 부분이 말장난인데 썩 재미있고 쓸만한 말장난이다. 어른들 하시는 말씀 잘 듣고 지금도 열나 공부하는 아그들에게 일별(일독까지야~ 뭐. 나는 열나 재밌게 일독하긴 했지만)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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