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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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심장 박동 소리..


두근 두근 내 인생

작가
김애란
출판
창비
발매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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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세상에서 가장 어린 부모 대수와 미라.
아이를 낳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던 그들이 아이를 낳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이였죠.
 '조로병' 이라는 남들 보다 몇 배 빠른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아름이.
그런 늙은 자식 아름이와 어린 부모의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상상만해도 슬픈.. 하지만 그보다 몇 배 유쾌한..


어떤 소설을 볼때, 주제나 소재가 명확한 책 을 고르면 책읽기가 상당히 쉬워진다.

필자 역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읽기 쉬운 책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땐 바로 이 '소재의 명확함' 을 갖고 있는 책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봤을때 이 책 <두근두근 내 인생> 은 상당히 끌리는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고르기 전에 누구나 그렇듯 대강의 줄거리를 보게 된다.


 "그런데 줄거리가 뭐?"


"조로병 걸린 아이와 어린 부모의 이야기" 라고?

 정말 생각만해도 눈물 뺼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 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 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선 '신파' 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것같다. 물론 보편적인것은 아니겠지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한국작품에 조금이라도 클리셰가 있거나 신파의 기미가 보이면 꺼리기 시작한다.
 그 건 아마도 미드 시리즈가 들어오기전, 천편일률적인 한국 드라마 작품의 신파와 시시한 연애 이야기에 질려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제작비의 엄청난 차이가 나는 미국 드라마나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로운 소재에 중독된 이상, 기존의 신파 이야기는 특별히 어필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야기가 빠졌는데 아무튼 <두근두근 내 인생> 은 명확한 소재를 가지고 있어서 선택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그것이 신파라는 덫 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점이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
 

 <두근두근 내 인생> 에서 신파는 기존의 신파와 다르다. 일단 기존의 신파를 살펴보자. 누군가 갈등 을 겪고 있다. 아버지와 딸이라거나 엄마와 아들, 부부끼리의 갈등.. 이외에도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 그러다가 누군가 병에 걸리거나 죽는 등.. 극단의 상황으로 간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후회와 반성, 그리고 사랑과 우정등.. 지금 여기에 쓴것만 봐도 참 질리는 소재다.
 


 "생각해보니까 말이야."

 "응."

 "뭘 잘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말이야

 "응."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는 잠시 눈을 굴렸다.

 그러곤 너무 차분해서 어딘가 슬프게 들리기까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거면 되겠다."


그렇다면 이런 신파와 <두근두근 내 인생> 은 어떻게 다를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개인적으로 '구성' 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같은 병을 앓는 주인공이 있더라도, 주인공의 삶은 우리의 삶처럼 여러 방향으로 나뉠수 있다. 그런데 제대로된 전통 신파를 전하려면 그 병에 집중하거나, 아픔에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신파가 되지 않으려면 반대로 아픔에 집중 하지 않는 '구성' 을 하면 된다.
 

 <두근두근 내 인생> 은 바로 이러한 '구성' 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잠시 소설 속을 살펴보자.

 아 름이는 17살 어린 나이이다. 하지만 여든의 노인과 같은 몸을 가지고 있다. 그 아픔을 표현하면 말로 다 못할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에선 그런 아름이의 아픔에 집중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에서 집중해서 보여주는 것은 아픔보다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된.. 하지만 여전히 사춘기인 아름이' 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병에 걸려 남들보다 몇 배 빨리 성숙한다해도 인간은 인간이다. 아름이도 조로병을 앓고 있지만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일뿐이다. 아름이의 진짜 아픔은 거기에 있다.
 이 미 늙어버렸지만 마음은 어린.. 그 아이러니한 자신의 상태에서 고뇌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사춘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해도 몸이 따라가주지 못하고, 몸에 맞춰살기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갈등하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름아."

"네."

"너 언제부터 아팠지?"

"세살요..... 엄마가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럼 얼마 동안 아팠던 거지?"

"음.. 십사년요."

"그래, 십사년."

"..........."

"근데 그동안 씩씩하게 정말 잘 견뎌왔지? 지금도 포기 않고 이렇게 검사받고 있지?

다름 사람들은 편도선 하나만 부어도 얼마나 지랄방광을 하는데.

매일매일, 십사년.

우린 대단한 일을 한 거야. 그러니까......."

"네."


어머니가 목소리르 낮추며 부드럽게 말했다.


"천천히 걸어도 돼."


<두근두근 내 인생> p.101

소설 속에서 아름이의 에피소드는 다양하다.어린 부모와의 관계, 부모의 이야기, 옆집 할아버지와의 이야기, 방송국에 출연한 이야기등이 적절하게 등장한다. 그런데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에피소드는 내 생각엔 아름이의 첫사랑 이야기이다.
 아름이는 방송에 출연하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아픈 동갑내기 여자아이가 아름이에게 메일을 보낸다. 그렇게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 아름이는 자신의 첫사랑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에피소드가 가장 핵심이라고 말했던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에피소드가 '신파' 를 효과적으로 전달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이 책은 신파의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구성의 변화로 신파의 단점을 피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신파가 가진 장점은 어떻게 할까? 신파도 장점이 분명 있다. 어떤 스토리든 웃음, 분노, 괴로움, 눈물 같은 원초적인 감정을 놓치면 밋밋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신파가 쉽게 취할 수 있는 눈물의 장점을 살릴필요가 있다.
 

 자 그렇다면 이 에피소드가 신파를 어떻게 살리고 있는지 살펴보자. 아름이는 첫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 감정에 순수하게 취하고 만다. 하지만 현실에 돌아오니 자신은 80대 노인의 몸이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 결론 = 이 사랑은 선천적인 나의 병떄문에 성공할 수 없다..
 
 이렇듯 아름이는 자신이 어찌하지 못하는 이유 떄문에 사랑에 실패하고, 이런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서 독자들은 아름이 자신이 할 수 없는 수만가지 일들을 깨닫고 만다. 그 깨달음의 순간 아름이에 대한 감정은 극한 슬픔으로 변한다. 그런데 아름이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또 한 번 슬픔을 느끼고 만다. 이것은 '병' 이라는 키워들를 바탕으로 한 신파의 장점을 살린것이라 볼 수 있다. (더 심한 에피소드가 연결되지만 그것은 스포일러 이므로 여기선 적지 않겠다.)

 

"니들 눈엔 우리가 다 늙은 사람으로 보이지?"

".........."

"우리 눈엔 너희가 다 늙을 사람으로 보인다! 하고"

"하아, 괜찮다! 진짜 그럴걸!"


<두근두근 내 인생> p.210

자, 그럼 두 번쨰 이유를 살펴보자.

 두 번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에피소드가 '신파' 의 단점을 피해가는 가장 큰 역할 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오늘 리뷰 왜 이리 왔다갔다 하냐!! 라고 화낼수도 있지만 어쩔수가 없다. 이 작품 자체가 아이러니의 묘한 매력이 집약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아 무튼 생각해보자! 이 에피소드의 기본적인 소재는 '첫사랑' 이다. 사춘기떄 누구나 겪을 수 있었던 첫사랑. 그것이다. 다른 병에 관련한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겪는 첫사랑과 사춘기의 이야기. 이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이 소설 역시 유쾌한 문장과 재미난 구성이 있지만 결국 '병' 에 집중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있음으로서 독자들은 아름이가 아직 아이라는 것, 아무리 성숙해도 그냥 평범한 아이일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점이 이 에피소드의 두 번쨰 장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외에도 참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


 읽는내내 즐거움과 슬픈 감정이 멈춘 기억이 없을정도로 감정 컨트롤을 잘해주었고, 지루해질 순간이 없게 만든 쉬운 문장과 매끄러운 에피소드간의 연결. 뭔가 소박하고 작지만 깔끔하고 따뜻하게 인테리어된 집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리뷰를 쓰기 위해선 단점 한 두가지 정도는 생각해둬야 비교하기 좋은데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봐도 단점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다. (이 한 마디만 하면 될것을 리뷰를 너무 길게 쓴 기분이다..)


 

나는 그 아이의 한족 손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곤 어느 순간 모니터 위에 내 손을 가만히 갖다댔다.

그러자 그 아이의 손과 내 손이 어렴풋이 포개졌다.

컴퓨터 열기 때문인지 액정 위로 온기가 전했졌다..


<두근두근 내 인생> p.255



마치며..


 이번 <두근두근 내 인생> 은 정말이지 따뜻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이 무슨 진부한 표현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할것이라고 책을 읽으시면 알게될거란 말을 하고 싶다.
 이번 리뷰에선 <두근두근 내 인생> 의 소재에 집중해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작품의 전반적인 장점을 이야기 했다.

 여기서 설명한 에피소드 외에도 유쾌하고, 슬픈 에피소드들이 많이 엮어져 있으니 많은 분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바이다.
 

 그럼 <두근두근 내 인생> 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누구보다 빠른 시계 바늘..


하지만 누구와도 다르지 않는 하루하루..


두근거리는 사춘기 아름이의 이야기..


<두근두근 내 인생>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아주 특별한 신파를 즐겨보고 싶으신분들
가볍지만 진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들
기존의 김애란 작가 작품과는 다른 모습을 거부감없이 바라볼 수 있으신 분들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김애란 작가의 단편에 너무나 빠지신 분들

진지하게 눈물빼는 신파를 좋아하시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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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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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당신과 내가 공존하는 시간과 공간..



책 속으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은 작가 '파울로 코엘류'

하지만 코엘류는 어느 날, 정체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코엘류는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깨닫습니다. 

그래서 계획하게된 '예루살렘의 길'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길에 오르는 코엘류는 여행길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별한 한 여인. 터키출신의 '힐랄'과 만나게 되죠.

그 운명적인 만남은 코엘류를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곳 <알레프> 의 세계로 인도 합니다..




독자와 함께하는 순례길..

 을 정말 읽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연금술사> 와 파울로 코엘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하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작가라고 볼 수 있는데, 코엘류 작가는 비단 소설 이라는 장르 하나로 대작가의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물론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프랭>, <11분> 등 소설적 재미가 가득한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러한 작품들과 맥락을 조금 달리하는 <순례자> 와 같은 작품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 <알레프> 는 어떨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코엘류의 작품을 모두 아우르면서도 가장 신선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작품의 기본 틀은 <11분> 이나 <브리다> 등에서 본것과 같은 소설이다. 하지만 작품 내에 코엘류는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등장한다. 그리고 내용 역시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올렸던 '예루살렘의 길' 이라는 순례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게 작가는 소설 적인 면과, 순례길의 이야기를 동시에 담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모든 작품을 아우른다는 표현에 걸맞게 모든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출연해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점은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 타인의 캐릭터를 화자로 삼아서 등장하면서도 그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을 투영해 보여준 적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산티아고의 길' 순례를 마치고 집필한 <순례자> 가 있을텐데, 이 작품은 코엘류의 이름이 직접 등장하지 않아 궂이 종류를 나누자면 '소설' 쪽에 가깝다고 봐야했다.

 

 하 지만 이번작품은 자신이 직접 소설에 등장함으로서 '소설' 이라는 측면보다는 '자서전' 이나 '에세이' 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소설적인 구성과 흐름이 있긴 하지만 극히 미비하게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작품의 변화와 시도가 독자들에겐 어떻게 다가왔을까?


 개 인적으로는 코엘류 작가의 '소설' 적인 스토리 구성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직접적인 메세지전달 보다는 스토리를 통해 그 안에서 메세지를 찾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세이' 적 작품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코엘류는 그러한 에세이적 작품 에서도 소설이 가져야 하는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고, 최대한 직관적이고 솔직하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담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이러한 판단은 코엘류의 팬인 나의 개인적인 눈으로 바라봤을때만 가능한 일이다. 나는 일전에 코엘류의 안티팬이 가진 생각을 광팬의 입장에서 짧게 분석한 리뷰를 올린적이 있다. 그때에도 말했지만 코엘류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가이며, '소설' 작가로서의 코엘류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알레프> 와 같은 작품은 정말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다. 

그러한 안티팬들의 의견을 모아보자면 대강 이렇다.


1. 별 것 아닌 이야기를 있어보이게 쓴다.

2. 자신만 이해하는 세계를 끝까지 강요한다.


 위의 사항 말고도 충분히 더 있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만 가지고 생각해보도록 하자.

 우선 있어보이게 쓰는 코엘류의 스타일은 이 작품에선 거의 최고조에 이른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나오니 그간 한 번 꼬아서 전달했던 메세지를 직접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자유로움 속에서 작가는 거칠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스토리의 진행은 연결 고리 정도로만 등장하고, 나머지 책의 분량은 자신의 내면이 전하는 생각이 전부일정도로 밸런스가 한 쪽으로 치우쳐 버렸다.

 이러한 점은 분명 코엘류 작가의 안티팬들을 흡수하기엔 이 작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리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자신만 이해하는 세계를 강요하는 작품.. 이것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사실 <연금술사> 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규정된 작품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쉬운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금술사> 를 제외하고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악마와 미스프랭>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정도를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왜일까? 왜 코엘류의 작품은 쉽게 읽히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가 작품속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메세지가 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사람들 중, 누가 얼마나 순례길을 다녀와봤을 것이며,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신앙과 그의 메세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점은 분명 코엘류의 호불호를 더욱 극명하게 만드는 점일 것이다. 




팬이 아니어도 볼 수 있을까?


 어 쩌면 코엘류의 책을 고를때 가장 중요한 점이자, 포인트는 바로 이것일 것이다. 코엘류의 팬들이라면 사실 소설이든 에세이든 그가 전하는 메세지에 동화되었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그것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였기에 팬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연금술사>가 나오든 <순례자> 가 나오든 특별히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말 그냥 구입하면 그만인것이다.


 하 지만 코엘류의 팬이 아닌 사람이나, 이제 처음으로 코엘류의 작품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런 질문을 던지기 마련이다. 사실 코엘류의 모든 작품은 표지도 아름답고, 크기도 적당하기 때문에 서점에서 쉽게 눈에 띄고, 코엘류라는 네임밸류가 주는 책의 선택권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지만 내용이 아닌 겉모습이나 네임밸류로 이 작품 <알레프> 를 선택하면다면 크게 실수하고 있는 것이라 전하고 싶다.

 사 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코엘류의 입문서로는 적당하지 않고, 기존 코엘류의 작품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절대 권해주고 싶지 않은 책이다. 왜냐하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세상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작가가 순례길을 통해 얻었던 경험과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깨달음의 과정과 결과가 그냥 일반적인 눈으로 보았을땐 다소 생소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 렇기 때문에 절대 코엘류의 팬이 아니라면 이 책을 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 바이다. 그리고 코엘류에 입문하고 싶으신 분들 역시 이 책보다는 <연금술사> <악마와 미스프랭>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이 세권을 통해 입문하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마치며..


 지 금까지 파울로 코엘류의 신작 <알레프> 를 살펴봤다. 사실 코엘류의 작품은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큼 어찌보면 심플하게 분류를 나눌 수 있다. <연금술사> 냐 <순례자> 냐.. 이렇게 두 분류로 나눠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그의 소설은 많은 부분이 서로 닮아 있다. 하지만 진정 코엘류의 팬이라면 그러한 작품 사이사이에서 달라지는 작가의 생각과 메세지를 얻는 재미에 그의 작품을 끝 없이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게 다가 이 작품 <알레프> 에선 그가 현재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집필한 작품과 인생을 기나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나 또한 그 긴 여정을 함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단, 위의 남겼듯이 입문서로는 절대 적당하지 않으니 선택에 있어 참고해주길 바란다.

 이제 이 책에 대해 한 마디만 더 남기고 <알레프> 의 짧은 리뷰를 마치려 한다. 부족한 글의 리뷰를 시간내어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알레프>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그리고 작가와 함께 느끼는 메세지..

책장을 넘기는 그 곳이 바로 알레프다..




<책 속의 문장들>

"우리는 술을 마시며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행 이야기만은 빼고.. 여행은 현재이지 추억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알레프 p.106나서야해요."

"글이란 종이 위에 풀어놓은 인생 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해요."

- 알레프 p.130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코엘류의 메세지를 해석할줄 아시는 분들
작가와의 긴 여행을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
<순례자> 의 순례길을 잊지 못하시는 분들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이제 처음으로 코엘류를 만나시려는 분들

<연금술사> 만 재밌게 보신 분들

<연금술사> 도 재미없게 보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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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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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단 하루의 시간, 단 한 곳의 장소, 단 하나의 진실


<책 속으로>


7년전, 사야카와 헤어진 나카노. 그런 나카노에게 사야카의 전화가 온다


사야카

"난 어릴적 기억이 하나도 없어. 네가 좀 도와줘."


사야카의 부탁은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배낭에서 찾은 지도에 적힌 장소에 함께 가주면 안되냐는 것이었다.

나카노는 망설이지만 함께 지도가 가리키는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거기서 마주친것은 23년 전, 죽은 아이의 일기장과 너무나 보존상태가 완벽한 집 한채..

과연 이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야카는 그 곳에서 자신의 옛 기억을 마주할 수 있을까..?"







심플한 추리소설과의 조우..


 소 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의 가장 큰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누구나 책을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추리소설' 이다. 그렇다면 지금껏 읽은 추리소설을 한 번 떠올려보도록하자. 난 추리소설하면 소설은 아니지만 <소년탐정 김전일> 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셜록홈즈> 시리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떠오른다. 그럼 이런 추리소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긴장감' 이라고 생각한다.

 그 렇다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추리소설들은 어떤 장치를 쓰고 있을까? 가장 쉬운것은 일단 자극적인 소재 배치와 묘사이다. 예를들면 피가 낭자한 살인사건이라던지, 수수께끼의 인물들을 대거 배치해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든지 하는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긴장감이나 사건의 극적 반전을 꾀할수 있을진 몰라도, 원초적인 추리에서 나오는 긴장감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크게 어필할수가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위의 장치들은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추리소설에서 등장인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장소와 시간이 많거나 길수록 독자들은 추리에 혼선을 빚게 된다. 그로인해 약간 어설픈 트릭과 반전을 만들더라도 독자들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런 혼선 덕분에 추리하는 맛은 느낄지언정, 추리소설 자체의 심플한 매력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이 책에서 나오는것은 단 두 명의 인물, 단 한 채의 집, 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뿐이다.

 사건? 사건따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 두 사람이 여자 주인공의 과거를 알기 위해 집에 들어가 과거를 되짚어 가는 추리를 할 뿐이다.

 

 "그럼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앞 에 이야기만 들으면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절대 접어두길 바라는 바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1000피스 짜리 퍼즐을 맞추는것같은 추리소설보다는 심플하고 직관적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 책의 장점이 크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은  머리쓰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이 책은 낙제점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이 책은 머리를 쓰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를 쓰지 않는 대신 읽는내내 독자들의 긴장감을 최고조에 묶어두는 역할은 확실히 해낸다. 추리소설이기에 내용은 밝힐수없지만, 주인공인 두 사람은 과거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집을 찾아가 이미 죽은 소년의 일기장을 통해 과거를 유추해 나가는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을 일단 떠올려보자.

 

무엇이 상상되는가?

죽 은 소년이 여자주인공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죽은 소년과 남자 주인공이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여자주인공이 죽은 소년을 죽인게 아닐까? 하는 수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작가가 유도하고자 했던 방향이고,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가야할 재미인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머릿싸움을 통해 재미를 얻는 책이 아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혹시...." 라는 의문점이 재미를 준다. 작가는 그러한 재미를 위해 일기장의 교묘한 배치라던가, 적당한 순간에 적당히 던져지는 새로운 단서들을 소설 속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영리하게도 독자들이 함께 착각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장치까지.. 이 책은 정말 사건 하나 없는 추리소설을 완벽하게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이 있어도 머릿싸움을 원하는 독자들에겐 어필할 수 없을 테지만 일단 그 외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의 근본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접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떻게 해야할까?

 책 이란 것은 영상물과 달리 상당히 수동적인 매체라고 볼 수 있다. 문장으로서만 전하기 때문에 메세지나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 등을 잘잡아야만 최상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한 권 접하는데 있어서 사전 준비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주류를 벗어난 시도의 책일 경우면 더욱 그렇다.

 아 무튼 짧게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위의 설명에서와 같이 이 소설로 추리의 멀릿싸움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주인공의 옆에 서 있는 기분으로 등장하는 단한장소인 저택안을 함께 수색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먼저 앞서 나가는 것보다는 주인공의 흐름에 속도를 맞추길 바라는 바이다. 그렇지 않고 너무 자주 넘겨짚기를 하다보면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책 자체는 상당히 쉽게 읽히는 편이니까 되도록이면 속도에 맞춰서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책을 접하길 바란다.






마치며..

 오 랜만에 책 리뷰를 남겨본다. 다른 책에 앞서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한가지다. 바로 조금 쳐져가는 독서싸이클을 다시 활기있깋해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대사가 많아서인지 쉽게 읽히는 전개도 그렇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하는 극적 재미, 그리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심플한 ㅊ리소설이라는 신선함까지.. 이 책은 나에게 꽤 흥미롭게 읽힌 책이었다. 단,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답지 않게 인물에 대한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런 아쉬움을 배제하고 원초적인 추리소설을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 하는 바이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심플한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머리쓰기 보단 쫄깃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으신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디테일을 기대하시는 분

김전일식 추리게임을 좋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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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NFF (New Face of Fiction)
찰스 유 지음, 조호근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현실의 세계를 살아가는 가장 안전한 메뉴얼



책 속으로..

 행복한 기억의 1시간만을 루프처럼 살아가는 어머니, 타임머신을 개발하고 실종된 아버지, 그리고 타임머신을 수리하 고 시간여행에 갇힌 이들을 구해 오는 일을 하는 찰스. 찰스는 말그대로 타임머신의 수리를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단순한 그의 일과 달리 그의 가족과 그의 곁ㅌ에 있는 이들은 현실과 상상을 뒤집어 놓기라도 하는 듯, 찰스의 곁을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는 수리를 맡긴 타임머신을 찾으러 가는 길에 타임머신에서 내리는 자신을 보고 자신을 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마는데..




SF 소설 선택의 안전 메뉴얼

 

 이 책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SF 장르의 소설이다. SF 장르라고 하면 크게 세 가지 기대를 할 수 있다. 하나는 상상 속 SF 세계를 간접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 두 번째는 SF의 가상 세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는 기대, 그리고 마지막으론 그 모든 세계와 메시지 속에서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기대이다. 요약해보자면 최고의 상상력, 현실성 있는 메시지, 그리고 미래의 모험에 대한 판타지. 이 세가지가 SF 소설을 접하는 독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 렇다면 가장 완벽한 SF소설은 무엇일까? 그건 두말할 필요없이 멋진 미래 세계에서 훌룡한 메시지를 담고 모험을 하는 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책을 선택하기전 독자들은 자신이 더 중점적으로 보고 싶은 부분이 어떤 부분이냐에 대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난 상상력 가득한 세계관을 보고싶어." 라던지, "난 미래의 세상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싶어." 등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그 소설이 그런 초점에 맞는 소설인지 알아보고 책을 선택한다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은 어던 부분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고, SF 소설을 고르는데 있어 어떤 기대를 하는 독자분들에게 어울릴까? 내 개인적인 대답은 앞서 말한 두 번째 기대. 바로 미래의 세계관을 통한 현실의 절묘한 메세지 이다. SF 소설에서 메세지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지금부터 리뷰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 


 일 단 메세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기에앞서 메세지보다 조금 떨어지는 세계관과 모험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자. 이 소설의 시놉시스와 줄거리를 보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타임머신이 가장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다만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백 투더 퓨처> 나 다른 타임머신 이야기와 달리 시간여행을 한다해도 어떤 변형이나 간섭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소설의 세계관이 가진 독특한 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데 아무런 간섭을 못한다고? 그럼 너무 싱겁지 않아?"


  분명 이런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줄거리를 자세히 보면 주인공인 찰스는 타임머신에서 내리는 자신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시간여행의 세계에서 갇힌 사람들 역시 이 세계의 타임머신이 정한 규칙을 어긴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세계관이 갈등을 만들기 조금 어려운 구조라고 해서 싱겁지 않을까 미리 겁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모험 역시 그 어긋난 규칙에서 벌어지는 주인공의 모험과 성장이 그려지고 있기에 그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잠시 접어두길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관과 모험의 부분에서 큰 기대를 해도 되느냐? 그것에 대답은 '아니오' 다.

 이 소설의 세계관은 분명 독특한 점이 있고, 모험역시 세계관에 어울리는 모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기본 세계관 자체가 스펙타클한 세계관이 아니다. <스타워즈> 처럼 전쟁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이로봇> 처럼 대놓고 선악구도가 드러나 있는 세계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세계이기에 모험 역시 세계를 벗어나서 튀는 모험을 보여줄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단점은 분명 이 책을 조금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SF 장르의 장점을 모두 수용하지만, 메세지라는 부분에 중점을 더 둔 작품이라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이런 단점들을 상쇄시켜줄 메세지 부분에 대한 것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SF 소설 메세지 전달의 모범 메뉴얼..


 보 통 메세지를 전하는 방법은 직접적인 스토리 전개를 통한 전달이 있고, 등장인물이나 세계관의 설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 중 두 가지 모두를 이용하고 있다. 일단 스토리 전개 부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소 설의 줄거리를 보면 주인공 찰스가 타임머신에서 내리는 자신을 쏘는 세계관에 어긋난 행동을 한 후, 타임머신을 타고 도망 다니며 자신이 저지른 오류를 맞추려는 행동을 담고 있다. 분명 SF 적인 스토리 전개이다. 하지만 책을 보다보면 주인공의 행동이나 스토리 전개에선 미래 사회라는 생각이 들기보단 현실 세상을 살아가는 한 주인공이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세계관의 설정이 강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한 원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약한 세계관 덕분에 독자들은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보다 쉽고 편하게 현실 세계에 적용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간 단한 예를 들면 <아바타> 의 경우를 들 수 있겠는데, 이 영화의 메세지는 다들 아시다시피 환경과 전쟁에 관한 경고를 담은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서 그런 메세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상상의 세계와 종족이 나오지만 그 모습의 베이스는 현실에서 가져왔다는 점에 있다. 이 소설도 다르지 않다. 타임머신이라는 독특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제외한 주인공의 행동과 스토리를 보면 현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런 동질감이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현실의 메세지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그 러면 두 번째, 설정과 세계관을 통한 메세지 전달을 살펴보자. 이것은 앞서 말한 스토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메세지를 전달한다. 일단 등장인물외에 타임머신 컴퓨터나, 1시간의 세상을 루프해서 살아가는 어머니, 그리고 자신이 사람인줄 아는 컴퓨터와 로봇 강아지까지.. 등장 인물들의 현실성 없는 모습은 극단적으로 현실과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현실 세계에서 감춰둬야 했던 어두운 부분들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을 통해 독자들은 스토리와 달리 현실의 뒷면과 앞면을 함께 멀리서 지켜보며 나름의 메세지를 받는 것이다.


 나 는 개인적으로 이 설정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그 전달방식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이 흥미 위주의 세계관도 아니고,그러한 모험을 보여주지도 않기에 자칫하면 너무 싱겁게 흐를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스토리 역시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스토리이기에 독자들이 보기에 SF 적인 요소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과 전혀 다른 디테일한 설정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설정은 스펙타클하진 않지만 꼼꼼히 만든 작가의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과 동시에 독자들 스스로에게 일종의 난이도를 제공함으로서 단순한 독서 이외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분명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며..

 

 지 금까지 소설 <SF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 을 살펴봤다. 이 소설은 '시공사' 에서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작품을 사전리뷰형식으로 제공받은것이다. 그렇기에 이 리뷰를 통해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하는 독자분들이 호기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내 리뷰의 목적이 그렇듯이 이 리뷰를 보고 자신이 원하는 책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작은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 에서 나는 이 책이 세계관과 모험에 있어서 스펙타클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중요도나, 세계관 안에 꼼꼼히 들어 있는 등장인물들의 디테일은 여느 SF소설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내 주관적인 판단이고, 독자들의 눈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올 수도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추천사를 남기며 이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타임머신을 탄채로 현실을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스펙타클보다 진중한 메세지를 원하시는 분
성장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지루하게 세꼐관만 설명하는 백과사전 SF 소설에 질리신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스타워즈> 식의 SF 를 좋아하시는 분

<반지의 제왕> 미래 버전을 보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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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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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짧은 하루, 그보다 짧았던 7년의 밤


책 속으로..

 

 작 가를 꿈꾸며 댐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승환, 의사로 많은 재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뚤어진 성격으로 인해 아내와 딸을 폭행하며 살아가는 영제, 그리고 고등학교땐 유망주로 손꼽혔으나 중요한 순간에 왼손이 굳어버리는 '용팔이' 가 되버리는 바람에 경비업체 직원으로 일하게 되는 현수..

 이 세사람은 우연이란 이름으로 세령마을에 모인다. 물론 정상적인 관계가 아닌, 아주 특별한 먹이사슬의 관계로.. 아주 특별한 사건의 이야기로..


과연 세 사람.. 그리고 그들의 자식과 가족까지 얽힌 7년의 시간동안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

오늘은 <7년의 밤> 의 사건수첩을 넘겨보도록 하자!





범죄? 스릴러? 장르의 중요성


 이 책의 장르를 규정해보자면 범죄, 수사, 스릴러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바로 장르였다.

 사 실 한국 소설을 좋아하시고 관심 가지고 계시는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의 인지도는 영미 문학이나, 이웃나라 일본의 문학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만 살펴보더라도 '에도가와 란포상' 이라는 시상식을 통해 이 장르의 소설을 위한 시상식도 있을만큼 범죄,추리,스릴러 장르에 대한 일본 소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그에 비해 이 장르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장르문학으로 항상 새로운 작품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해, 추리소설 부분 베스트셀러 중에한국 작품이 없었던 것만 봐도 현실을 파악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그 런 한국에서 나온 본격 범죄, 스릴러 소설 <7년의 밤> 은 스릴러를 안좋아하는 나조차 관심이 갈만큼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자! 그렇다면 <7년의 밤> 이 올해 이 장르의 대표를 맡을 수 있는 작품인지 장르의 입장에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일 단 장르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면, 우선 이 장르를 찾는 독자들이 어떤 기대를 하고 이 장르의 소설을 보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과연 범죄, 스릴러 장르를 보는 독자들은 어떤 점을 기대하는 것일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지, 그 사건이 얼마나 유기성있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부딪히며 긴장감을 만들어주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그것에 곁들여 예상 못했던 트릭의 발견이나, 뒷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의 반전까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것들 역시 '사건' 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7년의 밤> 은 이러한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해주고 있을까?

 나 는 그 물음에 대해 70% 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일단 책에 나오는 사건. 즉, 세령호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사건은 조금 단순한 면이 있다. 그리고 이미 범인을 다 밝히고 시작하는 소설이고, 액자식 구성이다 보니 독자들이 어느정도 알고 시작하는 점에 있어 긴장감을 깎아 먹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에 비해 사건 속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의 유기성 있는 행동들은 풀려 있는 긴장감을 단숨에 조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오영제 라는 캐릭터늬 설정이나 행동들은 말투나 행동 묘사가 너무나 뛰어나서 영제 캐릭터 하나만 보고 있어도 적정수준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하 지만 또다른 문제점인 딱히 추리를 할만한 것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지목할만 한 점이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 액자구성에 범인을 다 보여주고 시작 하는 소설이기에 추리라는 요소가 없는 것이 당연한 구성이기에 약점이라고 말하기에도 무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범죄 장르의 소설을 보는 독자들에게 추리 욕구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실망을 할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점들때문에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더 살아나고, 그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장점이 있다. 아직 책을 보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이 점을 생각하고 책을 고른다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성, 묘사, 그리고 인물..


 위 에선 <7년의 밤> 이 장르에 있어서 얼마나 충실한지를 나름대로 알아보았다. 하지만 이 정도 알아본 것만으로는 아직 책을 선택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확신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을 몇가지 설명해볼까 한다.


 일 단 장르가 아닌 소설이라는 분류를 놓고 살펴보도록 하자.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 인물, 그리고 묘사다. 극작과 달리 소설은 글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문학이기 때문에 묘사는 스토리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7년의 밤> 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졌고, 영리하게도 단 하나의 캐릭터 이탈 없이 작가가 기본적으로 전하고 싶은 분위기를 인물간의 이야기와 대사를 통해서 충분히 묘사해내고 있다. 만약 정말 강심장인 분들이 아닌 일반적인 독자분들이라면 이 소설을 보는 내내 긴장이라는 것의 감정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만큼 작가가 만들어낸 전체적인 분위기와 인물들의 행동, 그리고 작은 소품들까지..  이 작품은 소설이 표현해내야 하는 묘사의 부분을 완벽히 의도대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리고 두번재론 인물이다. 장편 소설치곤 이 소설엔 그렇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이 면에선 부족한 점이 있지만, 범인은 알려주고 시작하는 것이고, 인물이 많아서 햇갈리게 할 필요가 없었기에 적은 인물의 등장은 심플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인물 하나하나가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아주 좋았던 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 슨 말인가 하면 보통 장르에 집중한 소설을 보면 지나치게 사건이나 구성에 집중하는 바람에 등장인물들의 기본적인 이야기에 있어서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소설을 다보고나서 "아 재밌다!" 라는 생각이 들지언정, 캐릭터들에게 정을 주긴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7년의 밤> 의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작가가 펼쳐놓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책 전체 내용과도 아주 잘 어울리고, 각자의 이야기 덕분에 부족한 추리나 반전의 요소를 메꿔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섬세한 설정과 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한국 소설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보고 있다. 치밀한 구성이나 숨막히는 추리에서 재미를 전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소설 한 권의 세계에서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소설을 볼 수 있다는 것. 이런 한국소설의 장점을 <7년의 밤> 은 아주 잘 살리고 있는 것이다.




원 소스 멀티유즈..


 이 소설을 다 읽고난 후는 물론이고,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원소스 멀티유즈' 였다. 하나의 작품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개념인 원소스멀티유즈는 헐리웃 영화나 일본의 영화를 봐도 심심찮게 볼 수있는 것이다. 성고안 만화나 소설은 반드시 영화로 나오고, 영화 역시 원작의 성공에 힘입어 성공하는 경우를 이젠 어색하지 않게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 비해 한국에선 그런 과정이 아직 활발하진 않다고 보여진다. 그것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화 하기 좋은 작품이 나오진 않았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소설이 가지는 매력에서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극작으로 변하면 영상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표현해내기 좋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이 한국소설엔 부족했던 것이다.

 

 하 지만 이 <7년의밤> 은 장르도 영화화하기 좋은 장르면서, 한국 관객이나 독자들이 좋아하는 서사와 디테일한 인물 설정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컨텐츠로 재탄생되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에 더하자면 이런 작품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와서 성공한 원소스멀티유즈의 사례로 남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치며..

 

 지 금까지 소설 <7년의 밤> 을 살펴봤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작품이고, 한국소설로서는 신선한 느낌의 소설이었기에 장점 위주의 리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이 소설은 장점이 많은 소설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추리 소설 매니아들이 보기엔 부조간 추리와 범죄의 설정이 아쉽긴 하지만 그것을 메꾸고도 남을 묘사와 인물 이야기는 이 소설을 가치있게 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볼까말까 하는 독자분들이 있다면 이 리뷰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다음엔 <7년의 밤> 영화 리뷰를 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길 빌어볼까 한다. 너무 오랜만에 써서 부족하기만한 리뷰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한국형 범죄 소설에 목말라계시던 분들
추리보단 이야기가 있는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불편한 감정을 주는 소설은 싫으신 분들

히가시노게이고 소설의 반전을 원하시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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