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단 하루의 시간, 단 한 곳의 장소, 단 하나의 진실


<책 속으로>


7년전, 사야카와 헤어진 나카노. 그런 나카노에게 사야카의 전화가 온다


사야카

"난 어릴적 기억이 하나도 없어. 네가 좀 도와줘."


사야카의 부탁은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배낭에서 찾은 지도에 적힌 장소에 함께 가주면 안되냐는 것이었다.

나카노는 망설이지만 함께 지도가 가리키는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거기서 마주친것은 23년 전, 죽은 아이의 일기장과 너무나 보존상태가 완벽한 집 한채..

과연 이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야카는 그 곳에서 자신의 옛 기억을 마주할 수 있을까..?"







심플한 추리소설과의 조우..


 소 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의 가장 큰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누구나 책을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추리소설' 이다. 그렇다면 지금껏 읽은 추리소설을 한 번 떠올려보도록하자. 난 추리소설하면 소설은 아니지만 <소년탐정 김전일> 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셜록홈즈> 시리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떠오른다. 그럼 이런 추리소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긴장감' 이라고 생각한다.

 그 렇다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추리소설들은 어떤 장치를 쓰고 있을까? 가장 쉬운것은 일단 자극적인 소재 배치와 묘사이다. 예를들면 피가 낭자한 살인사건이라던지, 수수께끼의 인물들을 대거 배치해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든지 하는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긴장감이나 사건의 극적 반전을 꾀할수 있을진 몰라도, 원초적인 추리에서 나오는 긴장감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크게 어필할수가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위의 장치들은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추리소설에서 등장인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장소와 시간이 많거나 길수록 독자들은 추리에 혼선을 빚게 된다. 그로인해 약간 어설픈 트릭과 반전을 만들더라도 독자들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런 혼선 덕분에 추리하는 맛은 느낄지언정, 추리소설 자체의 심플한 매력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이 책에서 나오는것은 단 두 명의 인물, 단 한 채의 집, 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뿐이다.

 사건? 사건따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 두 사람이 여자 주인공의 과거를 알기 위해 집에 들어가 과거를 되짚어 가는 추리를 할 뿐이다.

 

 "그럼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앞 에 이야기만 들으면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절대 접어두길 바라는 바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1000피스 짜리 퍼즐을 맞추는것같은 추리소설보다는 심플하고 직관적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 책의 장점이 크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은  머리쓰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이 책은 낙제점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이 책은 머리를 쓰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를 쓰지 않는 대신 읽는내내 독자들의 긴장감을 최고조에 묶어두는 역할은 확실히 해낸다. 추리소설이기에 내용은 밝힐수없지만, 주인공인 두 사람은 과거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집을 찾아가 이미 죽은 소년의 일기장을 통해 과거를 유추해 나가는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을 일단 떠올려보자.

 

무엇이 상상되는가?

죽 은 소년이 여자주인공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죽은 소년과 남자 주인공이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여자주인공이 죽은 소년을 죽인게 아닐까? 하는 수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작가가 유도하고자 했던 방향이고,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가야할 재미인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머릿싸움을 통해 재미를 얻는 책이 아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혹시...." 라는 의문점이 재미를 준다. 작가는 그러한 재미를 위해 일기장의 교묘한 배치라던가, 적당한 순간에 적당히 던져지는 새로운 단서들을 소설 속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영리하게도 독자들이 함께 착각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장치까지.. 이 책은 정말 사건 하나 없는 추리소설을 완벽하게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이 있어도 머릿싸움을 원하는 독자들에겐 어필할 수 없을 테지만 일단 그 외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의 근본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접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떻게 해야할까?

 책 이란 것은 영상물과 달리 상당히 수동적인 매체라고 볼 수 있다. 문장으로서만 전하기 때문에 메세지나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 등을 잘잡아야만 최상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한 권 접하는데 있어서 사전 준비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주류를 벗어난 시도의 책일 경우면 더욱 그렇다.

 아 무튼 짧게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위의 설명에서와 같이 이 소설로 추리의 멀릿싸움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주인공의 옆에 서 있는 기분으로 등장하는 단한장소인 저택안을 함께 수색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먼저 앞서 나가는 것보다는 주인공의 흐름에 속도를 맞추길 바라는 바이다. 그렇지 않고 너무 자주 넘겨짚기를 하다보면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책 자체는 상당히 쉽게 읽히는 편이니까 되도록이면 속도에 맞춰서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책을 접하길 바란다.






마치며..

 오 랜만에 책 리뷰를 남겨본다. 다른 책에 앞서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한가지다. 바로 조금 쳐져가는 독서싸이클을 다시 활기있깋해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대사가 많아서인지 쉽게 읽히는 전개도 그렇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하는 극적 재미, 그리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심플한 ㅊ리소설이라는 신선함까지.. 이 책은 나에게 꽤 흥미롭게 읽힌 책이었다. 단,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답지 않게 인물에 대한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런 아쉬움을 배제하고 원초적인 추리소설을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 하는 바이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심플한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머리쓰기 보단 쫄깃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으신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디테일을 기대하시는 분

김전일식 추리게임을 좋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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