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우리 문화 그림책 10
곽영권 그림, 이상희 글 / 사계절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불교적 색채.  불교의 경전중 하나인 '부모은중경'을 어린이와 어른 누구나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고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은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렇게 가족이 늘어가고 아이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기쁨과 슬픔. 아이가 잘되길 기도하고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 그런 아이가 성장해 부모곁을 떠나 이제 두 부부가 서로 믿고 존중하며 사랑한다는  '은행나무처럼'을 읽을때와는 다르게 부모가 아닌 자식인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하였다.

인연을 맺어 품어 주신 은혜, 낳을 두려움을 받아 들이신 은혜, 낳으실 제 괴로움을 잊으신 은혜, 좋은 것만 가려 먹여 주신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뉘신 은혜, 온몸으로 젖 먹여 길러 주신 은혜, 더러움을 깨긋이 씻어주신 은혜, 먼길 떠난 자식 걱정하시는 은혜,지식 위해 온갖 고생 하시는 은혜, 사랑하고 또 사랑하시는 은혜

이 열가지 은혜를 잊고 제가 잘나 자란듯이 우쭐대고, 잘못을 타이르면 눈 흘기며 원망하고, 늙으신 어버이 추하다고 외면하고 추우신지 더우신지 배고프신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묻지도 아니하며 그 은혜를 모른척한다...

세상 떠나실 때까지 정성껏 사랑하면 이 세상 마친 뒤 하늘에 올라 그리운 어버이를 다시 뵈옵고 영원토록 함께 살 수 있다...

나는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에게 얼마나 잘하는 자식이었을까.. 늘 받는것에 너무 익숙해 미처 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못하고 있을때 돌아가신 부모님...나 자신을 많이 반성하고 많이 뒤돌아보게 하는 책이였다. 

"요즘 모두들 부모님 은혜를 모르니 가정이 망가지고, 인성이 파괴되는 거여. 효도를 알면 가정이 평화롭고, 가출하는 청소년이 안 나와요. 효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실이야."라는 정무스님의 말이 계속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더 늦기전에 내 자식에게 좋은 부모가 되려고 애쓰기 전에 살아계신 시부모님께 더 잘하는 자식이 되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두의 말씨앗 사계절 저학년문고 38
문선이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옛날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전래동화에서 많이 보았던 서천꽃밭도 나오고, 죽은 사람 뼈 살리는 뼈살이꽃, 죽은 사람 살 살리는 살살이꽃, 죽은 사람 피 살리는 피살이꽃, 죽은 사람 숨 살리는 숨살이꽃이야기도 들어있기 때문일까요?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 오냐 아빠처럼 아들녀석도 가끔은 아빠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전래동화를 좋아하는 여덞살 초등학교 1학년 녀석 책을 읽자마자 책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느날 마두는 바쁘고 힘들어 아들의 생일도 잊어버리는 아빠대신 말씨앗 꽃감관님을 만나 잘 놀아 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 오냐 아빠로 아빠를 바꿔봅니다. 하지만 결국 마두가 원한건 진짜아빠. 비록 아빠이름, 나이, 생김새도 기억나지 않지만 붕어빵 아빠를 어렵게 찾아 그동안 엄마를 따라 갔던 여탕대신 아빠와 함께 때를 밀어주며 딴 사람이 되어 다시 살아간다는 이야기.

이 책은 하늘 뜰에 자라고 있는 여러가지 말 씨앗들.  '정말 좋아!'라는 말씨앗 앞에서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넌 잘 할 수 있어'라는 나무앞을 스칠 때면 자신감이 생기고,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라는 말씨앗앞에서는 무서워 정말 죽어버릴 것 같다는 걸 느낀 마두는 '힘들어 죽겠네'라는 말이 입에 붙은 엄마아게게 '살겠어. 살겠어. 살겠어'라고 억지로 말하게 하고 '친구에게 아무리 화가 나도 '미치겠네. 미워 죽겠어'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 아이가 된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하자는 메세지와 함께

직장에서 하루에 한번 전화해주기/가족과 집에서 저녁 식사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함께 하기/함께 오락을 하거나 서점이나 도서관 가주기/같은 취미 생활 한가지 정도 갖기/관심갖기- 키, 몸무게, 반, 신발 크기 등 기억하기/가끔 안아주기/퇴근 후 같이 놀아주기 테스트를 통해 부모인 아빠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우리 부부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놀아달라고 할때가 행복할때다" 녀석 초등학교 6학년만  돼도 엄마, 아빠보다는 친구가 더 좋타고 하겠죠...  이 책의 서두에서도 글쓴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가 내 아이와 함께 해 줄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아주 짧지요."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뭐든 오냐 아빠는 아닐지라도 아들과 늘 함께 하는 부모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아프리카에 사는 기린이라고 합니다
이와사 메구미 지음, 다카바타케 준 그림, 푸른길 편집부 옮김 / 푸른길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우리 생활속으로 들어온 메일과 문자로 인하여 편지를 쓸일이 없어져 버린 지금. 아들에게 편지가 주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녀석의 눈길을 충분히 끌만한 '나는 아프리카에 사는 기린이라고 합니다.'

지평선 너머에서 맨 처음 만나는 동물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아프리카에 사는 심심한 기린은 어떤 물건이든 상관없이 배달해 주고자 하는 심심한 펠리컨의 도움으로 고래곶에 사는 펭귄과 편지를 주고 받습니다..

아무런 편견없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펭귄과 기린. 주고받는 편지속에서 펭귄을 흉내내고 싶은 기린은 바다에서 헤엄을 잘치고 부리로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지만 날개가 작아 하늘을 날지 못한다고 말하는 펭귄을 만나러 갑니다.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펭귄을 만나러 온 기린이지만 펭귄은 기린을 꼭 끌어안으며 말합니다. "고마워요. 정말 기뻐요. 고마워요."

그 순간 이상하고 이상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이상한 , 정말로 행복한 기분을 맛보는 펭귄과 기린처럼 우리 아들도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마음의 소중함을 알아갔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 편지라는 매개체가 있어준다면 더 좋겠죠. 매년 답장을 써주지 않는 산타할아버지가 아닌 2년전 헤어진 코흘리개 친구들과의 편지쓰기. 당장 시작해봐야겠습니다.

혹시 고래곶에 사는 고래의 편지가 우리집에 오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 우리 선생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0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할아버지, 할머니와 행복한 집안의 막내였던 트리샤는 책을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자랍니다. 하지만 트리샤는 남들처럼 책을 잘 읽을 수가 없습니다.  1학년이 된 트리샤  배워야 할 낱말들이 어렵게 다가올수록 그림 그리는 일에 열중하게 되는데

그런 트리샤에게 친구들은 '벙어리'라고 놀립니다. 눈물을 쏟아내는 슬픈 트리샤,  결국 쉬는 시간에 계단 아래 빈 공간에 숨어 있는 트리샤의 얼굴을 보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해야하나...하지만 트리샤에겐 좋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기' 때문에 인생이 경이롭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말처럼 다름을 인정해주시고 달콤한 지식을 ?아가는 부지런한 벌이 되기 위해 책장을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폴커선생님.

선생님은 트리샤에게 용기를 주십니다.

"트리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어. 넌 읽을 수 있어 틀림없어."

실화이기에 더욱더 그리워 지는 폴커선생님. 막연하게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아들에게도 폴커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래봅니다.  더불어 말없이 기다려주며 함께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아는 욕심많은 에미인 나는 오늘도 폴커선생님 같은 엄마가 되고자 합니다.

아들이 학교에서 배워ž다는 '꼴찌를 위하여'라는 노래를 들으며...

지금도 달리고 있지. 하지만 꼴찌인 것을 / 그래도 내가 가는 이 길을 가야 되겠지 /  일등을 하는 것보다 꼴찌가 더우 힘들다 / 바쁘게 달려가는 친구들아 손잡고 같이 가보자 / 보고픈 책들을 실컷 보고 밤 하늘에 별님도 보고 / 이 산 저 들판 거닐면서 내꿈도 지키고 싶어/ 어설픈 일등보다는 자랑스런 꼴지가 좋아 / 가는 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꼴찌도 괜찮을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송이의 노란 우산 우리나라 그림동화 4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영이의 비닐우산'에서처럼 한 아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우산속에 녹아져있는 책이다.  하지만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투박한 그림풍이 아닌 수채화풍의 예쁜 그림이어서  더 잔잔한 감동으로 느껴지는 것일까...

시장에서 장사하는 엄마를 따라 나선 송이는 꼬질꼬질한 인형 하나만이 유일한 친구이다. 인형이 웅덩이에 빠진 날. 닭집 아저씨는 이렇게 말한다.

"저건 안돼. 더러운 물 만지면 병 걸려. 엄마한테 인형 사주라고 아저씨가 말해 줄께."

아저씨는 송이의 유일한 친구를 알지 못하다. 하지만 동병상련의 마음일까. 할머니가 병으로 죽고 그 슬픔에 온종일 술을 마시며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자는 채소 할아버지는 인형을 조심조심 닦아 송이에게 건넨다.

"아가야. 어디 다친 데는 없니?"

할아버지는 이제 더이상 송이에게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를 맞고 잠든 할아버지를 처마 밑으로 힘껏 끌어당기며 씌워드린 노란 우산과 송이의 따스한 눈물 한줄기. 유난히 노란우산위에 털어지는 빗방울이 마음에 와 닿는다.

노란우산을 높이 쳐들며 다시 채소장사를 시작한 할아버지의 웃음과 할아버지가 선물한 꼬질꼬질 인형옆에 놓인 또다른 예쁜 인형과 함께 행복한 송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노숙자에게 목더리를 건네 인터넷에서 일명 목도리녀로 화자되었던 그녀처럼 사랑은 표현해야할 것 같다. 사랑안에서 치유되고 사랑만이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