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절판


태양은 가득히
자신의 데뷔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 지게 된 소설가
어느 날 영화 제작 현장에 들렀다가 초등학교 동창인 영화 스탭을 만난다
그 친구와의 재회로 잊혀졌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데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며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두 소년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 이야기를 하며 이 다음에 영화를 만들게 되면 주인공은 아버지가 없도록 설정하겠다고 떠들어 댄다
자신들처럼..
그들은 아버지가 없는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었을까


정무문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어둠이 내리면 일어나 움직이고 날이 밝으면 잠자리에 드는 여자
유서도 없이 자살한 남편을 침실에서 목격하는 순간 그녀는 남편의 빨간 두 눈동자를 봐 버렸다
지금 그녀와 세상과의 연결고리는 오직 택배 아저씨뿐
그 택배를 통해 친정 어머니께 받은 메모를 보고 전화선을 연결한다 장마도 끝났으니까..
그런 그녀가 처음 받은 전화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간 비디오테잎을 돌려달라는 전화
이제 그녀는 세상 속으로 나간다
죽은 남편이 빌렸던 비디오테잎을 반납하기 위해
아니 또 다른 세상을 살기 위해



프랭키와 자니
외톨이 소녀와 소년이 만났다
학교와 다툼이 있었던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들로부터도 소외를 당하게 된 소녀
아버지에게 복수라도 하듯이 아버지의 돈을 빼앗아 가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같은 반 친구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는데 이 친구 선뜻 함께 하겠다고 따라 나서더니 계획을 수정하기까지 한다
변호사인 아버지가 의뢰인의 보석금으로 준비한 3000만엔을 강탈해 달아나는 소년 소녀
이제 그들은 둘이니까 외롭지 않다


페일 라이더
엄마 아빠는 이혼을 하게 될 거 같다 아직 드러내 놓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이미 주인공 꼬마는 눈치를 챈 거 같다
여름 방학 숙제로 영화 50편 보기를 계획하고 마지막 비디오를 빌려오던 날 불량스런 친구들에게 붙잡혀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런 꼬마 앞에 짜~잔~~ 하고 나타난 라이더
멋지게 자신을 구해준 라이더를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 같기를 바랐건만 그녀는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둥글 넓적한 얼굴을 한 아줌마였던 것이다
실망도 잠시 꼬마와 아줌마 어쩐지 친구가 될 거 같다



사랑의 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된 할머니를 걱정하는 가족들
자식들은 할머니를 누가 모실지 걱정이지만 손자 손녀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이 사라지는 것도 원하지 않고 할머니의 힘 빠진 모습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추억 되살리기
그 중에서도 두 분이 함께 처음으로 봤던 영화를 상영하기로 한다
영화는 바로 '로마의 휴일'
오래된 영화라 필름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거 같고 상영관 대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다섯 편의 단편이 묶여 있는 '영화처럼'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모두가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상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아물게 해줄 친구가 있고 친구와 함께 만나는 영화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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