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한국
Don Oberdorfer 지음, 이종길 옮김 / 길산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반세기가 넘는 남북 분단사의 이면,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보도 듣도 못한 사실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90년대 초반 소련과 중국이 남한과 수교하면서 고립의 위기에 몰리게 된 북한이 미국과 일본, 두 나라와 수교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였으나 그 시도가 번번이 물거품이 되는 장면은 압권이다. 지금은 2007년 2.13 합의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의 가닥이 잡혀진 듯 보이지만 15년이 넘도록  남북 화해의 물꼬를 가로막아온 '북핵 문제'도 그 실상은 북한 고립화 전략의 하나로 불거진 것임을 오버도퍼는 증언하고 있다. 

옥에 티랄까, 오버도퍼는 북을 왕따시키는 사태의 내막을 쪽집게처럼 끄집어내면서도 정작 북에 테러국 또는 테러 지원국의 모자를 덮어씌우게 된 결정적 사건들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거나  삼류 소설을 쓰고 있다. 예를 하나만 들면 1987년 KAL 기 실종 사건에 대한 그의 해설이 그렇다. 정말 아는 게 그것 뿐이라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면 오버도퍼의 '내공'을 무시하는 게 되겠다. 엄청난 정보를 자랑하면서도 국제테러 문제에 이르기만 하면 '궁정 작가'로 변신하는 것, 이건 몇 안되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숙명인가 보다. 

이만큼 충실한 내용을 담은 책에 색인이 없어 2001년 판 원서를 들추어보니 색인(Index: p. 503-521)말고도 연구자료 출처 (Notes and Sources: p.461-502)까지 60 쪽이 몽땅 빠졌다. 이런 미완성 번역에 동의할 저자가 있을까 모르겠다. 그래서 별 두개를 떼어냈다.  길산 출판사는 상식이 있다면 정품[완역본]과 바꾸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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