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은 문장 구조를 바꾸어 다른 의미를 만듭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완전히 다른 세계에 접속합니다.
말의 질서는 삶의 모양을 빚어냅니다.
- P161

 ‘형법으로서의 문법‘은 학생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고, 언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의미를 만들어 내는 마법도구로서의 문법은 새로운 언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문법 교육을 통해 ‘언어는 또 다른 세계를 생성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려 줄 수 있습니다.
- P167

어휘와 문법을 가르칠 때는 언어적 설명을 넘어 사회문화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특정한 문법 현상이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 때로는 세계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어휘와 문법 요소를 살피면서 언어와 세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을 학습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 P185

이런 맥락에서 "If I were a bird"(내가 새라면)나 "If I were a millionaire (내가 백만장자라면 보다는 "If I were a Pakistani immigrant worker in South Korea"
내가 한국의 파키스탄 이주노동자라면)나 "If I were a Muslim refugee in the US" (내가 미국의 무슬림 난민이라면)가 예문으로 나오는 책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삶과 어휘와 문법을 엮어 내는 공부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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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사례는 원어민이라는 ‘유령‘을 보여 줍니다.
말하기도 쓰기도 읽기도 듣기도 잘하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령. 말하기 시험 채점도 완벽하게 해내는 유령. 모든 문법 문제에 척척 답을 내놓는 유령. 영어의 완전체로 현현한 유령, 주관을 배제한 완벽한 객관성을견지하는 유령 말입니다.
유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지배할 뿐입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유령들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 P43

‘원어민‘과 ‘비원어민‘이 명확히 구분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은 이익을 봅니다. 원어민은 ‘고급 상품‘으로 포장하고 비원어민은 언제까지나 부족한 존재로 그리며 학습법을 홍보하는 이들이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지요. 이는 영어 교수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확성과 형식은 지나치게 강조하는 반면, 언어 학습이 더 깊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인 의미와 소통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 P47

내 영어에 배어든 한국어 억양, 그저 나라는 존재의 일부로 인정하면 됩니다. 태어나고 자란 삶의 터전, 우리를 키워 낸 이들과 소통하며 미세하게 조정된 안면 근육과 구강 구조, 한국어에 최적화된 뇌 구조와 기능 등을 단번에 날려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우리와 평생 함께한 발음을 미워하거나 업신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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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은연중에 생각하는 영어공부‘의 내용과 방향이 누군가에 의해 정해지고 부지불식간에 퍼져 왔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배워야 하는 영어 그리고 이를 공부하는방법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오랜 시간 가랑비 젖듯 우리의 태도와 관점을 형성해 온 것입니다. 결국 영어공부에서당연하게 여겨지는 말들은 개개인의 삶에 뿌리박고 있다기보다는 사회 전체의 요구에,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규정되고 확산되어 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의 영어‘에서 ‘나의 영어‘로 변화를 모색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영어공부의 길을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누군가가 정해 주는 동기, 모두에게 주어지는 방법. 유명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나 자신의 삶 속에 뿌리박은 영어공부를 궁리하고 만들어 가야 합니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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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구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인생에 간절히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한 사람이 가지고있을 확률은 아주 낮지 않을까요?  - P21

"그 모든 걸 꿰뚫어보던 사람이 왜 자기한테 일어난 일을 소화하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렸지?"
"그야 그렇잖아.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들을 할머니는 몰랐을 거니까."
"이름들?"
"가스라이팅, 그루밍 뭐 그런 것들, 구구절절 설명이 따라붙지않게 딱 정의된 개념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시작선이 다르잖아."
- P182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거야, 그 사람이 죽고 없어도, 
- P296

"그러니까, 주인공은 당신의 어머니인 거죠? 오늘 그분을 기리기 위해 보물찾기를 했다면서요?"
사장님은 재밌어하는 것 같았다.
- P309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 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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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비영어권 나라에서조차 영어를 잘 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어는 ‘백인, 지배자‘의 언어였으니까.
지금 안나푸르나의 그 롯지에서 입을 삐죽거리던 그 백인 계집애에게 한국어로 속시원히 욕을 못해주었던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










언어에는 정체성과 문화뿐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도 담겨있다. 같은 언어를 쓴다는 건 ‘우리는 똑같다"는 의미를 전한다. 언어에 장벽이 있다면
‘우리는 다르다‘는 의미다. 아파르트헤이트의 설계자들은 이 점을 잘 알았다. 흑인들을분리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그들은 우리들을 물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언어적으로도나눠 놓았다.  - P78

나는 카멜레온이 되었다. 피부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 피부색에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바꿀 수 있었다. 사람들이 내게 줄루어로 말하면, 나는 줄루어로 대답했다. 사람들이 내게 츠와나어로 말하면 나는츠와나어로 답했다. 그들처럼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그들처럼 말하면,
나는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 P88

세상은 나를 유색인으로 봤지만, 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살았다. 내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나 자신을 보는데, 내 주변 사람들은 흑인들이었다. 내 사촌들도 흑인이고, 내 엄마도 흑인이고, 내 할머니도 흑인이다. 나는 흑인으로 자랐다. 백인 아빠를 두었고, 백인 주일학교에 다녔기에 백인 아이들과 어울렸지만, 그렇다고 내가 백인 아이무리에 속한 건 아니었다. 나는 그들 부족의 일원이 아니었다. 하지만흑인 아이들은 나를 품어 주었다. "이리 와." 그들은 말했다. "우리랑 같이 놀자." 흑인 아이들과 함께일 때 나는 구태여 어떤 사람인 체하려고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흑인 아이들과 함께할 때 나는 그냥 나이기만하면 됐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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