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사례는 원어민이라는 ‘유령‘을 보여 줍니다. 말하기도 쓰기도 읽기도 듣기도 잘하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령. 말하기 시험 채점도 완벽하게 해내는 유령. 모든 문법 문제에 척척 답을 내놓는 유령. 영어의 완전체로 현현한 유령, 주관을 배제한 완벽한 객관성을견지하는 유령 말입니다. 유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지배할 뿐입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유령들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 P43
‘원어민‘과 ‘비원어민‘이 명확히 구분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은 이익을 봅니다. 원어민은 ‘고급 상품‘으로 포장하고 비원어민은 언제까지나 부족한 존재로 그리며 학습법을 홍보하는 이들이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지요. 이는 영어 교수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확성과 형식은 지나치게 강조하는 반면, 언어 학습이 더 깊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인 의미와 소통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 P47
내 영어에 배어든 한국어 억양, 그저 나라는 존재의 일부로 인정하면 됩니다. 태어나고 자란 삶의 터전, 우리를 키워 낸 이들과 소통하며 미세하게 조정된 안면 근육과 구강 구조, 한국어에 최적화된 뇌 구조와 기능 등을 단번에 날려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우리와 평생 함께한 발음을 미워하거나 업신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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