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줄리아 새뮤얼 지음, 김세은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5월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나를 떠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이제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다면, 보고 싶어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면, 그 슬픔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것이 오늘이 될 지 내일이 될 지, 아니면 먼 훗날이 될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요. 그렇다고 늘 마음의 준비를 하며 살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의 저자 줄리아 새뮤얼은 사랑하는 배우자, 부모, 형제 자매, 자녀를 잃은 사람들과 죽음에 직면한 내담자들과의 상담을 통해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슬픔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야 할지 상담 사례와 함께 조언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내담자의 심리와 이것이 일상생활, 교우관계, 가족관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러한 내담자의 상황을 인식한 가족과 그의 친구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어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사실 슬픔에 잠긴 이를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슬퍼하는 이를 잠시 위로해주고 '힘내, 산사람은 살아야지' 정도의 말 밖에 해줄 수 없지요. 하지만 때론 이 말이 뼈아픈 말이 될 수도 있고 힘든 이를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답니다.

아이를 둔 엄마로서 이 책을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만약 죽음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낼 것이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등을 제시해줬기 때문이에요. 며칠 전 드라마에서 아이 둘을 둔 엄마가 암 진단을 선고받은 후 병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장면을 봤어요. 엄마 곁에 있던 어린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거 게임만 하면서 병실을 지키더라구요. 그 모습을 본 엄마가 자신의 죽음 후 남겨질 아이들이 걱정되어 흐느껴 우는 장면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어요.

과연 내가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얄지 몰랐을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어요. 특히 6장(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여덟가지 기둥)과 7장(버팀목이 되는 가족과 친구의 역할)은 현재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줘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이 책이 이런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잠시라도 위안이 되어주길 하는 바람으로 추천합니다.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 - 미대륙 9,000킬로미터 세 남매 성장기
조송이 지음 / 가디언 / 2020년 5월

"아이와 여행하며 더 넓은 세계를 보여 주고 싶은 엄마 마음,

아이가 스스로 자라도록 돕고 싶은 엄마 마음...

시간과 여유는 없고 떠나지 못할 이유는 많지만,

아이 셋 워킹맘 엄마는 우당탕탕 캠핑카를 몰고 떠났습니다."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여행을 떠난 엄마가 있습니다.

7살 큰아이가 어느 날부터 말수가 적어졌는데 워킹맘이었던 엄마는 그 사실도 친정엄마를 통해서 알았다고 해요.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었고 그나마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볼 수 있었던 기회는 베드타임 스토리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주어져도 한정적인 대화, 상투적인 대화만 오가는 것이 안타까워 '여행'이라는 도구로 시공간을 공유해보고자 그렇게 아이 셋과 함께 캠핑카를 끌고 여행을 떠났다고 해요.^^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의 저자 조송이 작가님은 아이 셋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 미국으로 여행지를 선정한 이유와 캠핑카를 타게 된 이유를 책에서 차례로 소개하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사 연발에 '와~ 이거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는데?' 라는 무모한 자신감이 솟구쳐 주체할 수 없는 캠핑 욕구를 저지하느라 애쓰며 읽었답니다.^^

사실 여행을 떠나려면 목적지와 이동수단 등의 결정이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떠난다면 말이 다르죠. 먹거리와 아이들 건강을 위해 옷부터 구급약 등 이것저것 준비해야는데, 작가님은 여기에 두가지를 더 챙기셨답니다. 바로 '자전거'와 '책'이에요.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 자세히 알 수 있을거에요. 이 부분도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미국의 국립공원을 따라 떠나는 로드 트립 Road Trip을 아이 셋 데리고 캠핑카 끌면서 다닐 수 있다는게 저에겐 그 어떤 모험보다 흥미진진하고 어려울 것 같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로망으로 다가왔어요. 마음이 성장하는 '제 2의 이유기'에 접어들면서 아이들과 속마음과 생각을 공유하고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게 '독서와 여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여행하면서 서로 즐기고 고생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면에 알알이 커져감을, 엄마도 아이도 내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 생각하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졌어요.^^

만약 여행을 떠나보게 된다면 국내를 우선 돌아보자!라는 마음으로, 그 다음은 작가님이 다녀오신 미국을 다녀와보자 마음 먹었답니다. 이 책이 정말 읽고 싶었던 이유는 여느 전문 여행책자와는 다르게 작가님이 A to Z로 세세하게 하나하나 적어 놓으셔서 저처럼 장기간 여행을 꿈꾸는, 특히 엄마 혼자 아이들 데리고 떠나는 왕초보 여행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게 책을 쓰셨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여행을 떠나면서 꼭 알아둬야 할 유용한 tip들도 각 장마다 소개되어 있어서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읽은 책이랍니다.^^

인터넷에는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기에 사실 어떤 정보가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거르고 거르는 에너지 소비도 만만치 않지요. 아마 여행 떠나기도 전에 지쳐서 지레 포기할 지도 몰라요.^^; 저처럼 아이들 데리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엄마 아빠들을 위한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직 여행을 떠나기 전이신 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세계 음식 한입에 털어 넣기

세계 음식 한입에 털어 넣기 ㅣ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0
김인혜 지음, 조윤주 그림 / 사계절 / 2020년 4월

여러분은 여행할 때 가장 우선시 하는게 무엇인가요?

나라? 숙소? 관광코스? 음식? 쇼핑?

저는 바로 음식이에요!

특히 길거리 음식이나 그 나라의 대표 음식은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려요!^^

음식은 곧 힐링이자 에너지원으로 여행에 있어서는 필수요소지요~

그래서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 음식 관련 모든 것을 조사하고 떠난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고, 그 나라 사람들은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매너도 엿볼 수 있어요.

느긋하게 먹는지 빨리빨리 먹는지, 향이 강한 음식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지 취향도 알 수 있지요. 아차차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담은 책이 있어요~ 바로 <세계 음식 한입에 털어 넣기> 입니다!

주인공의 아빠가 세계 요리 대회에서 1등을 해서 온 가족이 세계 일주를 떠나게 된 내용인데요~

이들은 세계 12개국 중 각 나라에서 음식이 맛있는 지역을 돌며 그 나라의 이름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소개해준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책과 음식 그림이 큼직해서 한눈에 들어와요!

그리고 작가가 정말 공들여서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실사 같아서 음식이 먹음직스러게 그려졌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부터 처음보는 음식까지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어 있어요.

세계의 아침 식사, 세계의 서로 다른 식사 예절,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한 세계의 음식, 세계의 향신료, 세계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선뜻 먹기 힘든 세계의 음식, 세계의 독특한 요리 도구 및 식기가 차례로 나오는데 저는 이 중에서 각 나라의 식사 예절과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 가장 눈에 들어왔어요! 특히 길거리 음식은 제가 너무 선호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메모까지 해두었답니다.^^

뒤이어 총 12개국, 한국의 전주, 중국의 베이징, 베트남의 하노이, 태국의 방콕, 터키의 이스탄불, 이집트의 룩소스, 이탈리아의 피렌체, 스페인의 그라나다, 프랑스의 파리,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여행하며 먹은 음식들이 차례로 소개됩니다.

책 제목 그대로 <세계 음식 한입에 털어 놓기>를 하고나니 눈이 호강하고 상상만 해도 배가 불러요.^^

특히나 음식에 관심이 많은 저희 6살 꼬맹이가 이 책을 손에 든 이후로 자주 꺼내어 보고 같이 얘기나눌 수 있어 행복했답니다.

아이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 책을 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도 작성해보고 있어요!

이 책은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유치원 아이들부터 저처럼 성인 모두 소장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그림과 각 음식의 특징이 잘 소개되어 있어 세계 음식에 관심있는 누구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기에 강력 추천합니다~^^

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길

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길 - 임헌일 포토에세이
임헌일 지음 / 렛츠북 / 2020년 4월

임헌일 작가의 <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길>을 만났을 때 그 묵직한 울림을 잊을 수 없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잔잔한 물결이 일랑이듯 마음속에서 출렁이고 따뜻한 봄비처럼 촉촉히 스며들다, 이내 묵직함으로 쿵 내려앉는다.

새벽에 읽으면 감동 텐션이 폭발할 정도로 읽으면 읽을수록 어쩐지 내 귓가에 속삭이는 기분이랄까.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작가는 입속의 사탕처럼 누군가를 현혹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와 그것을 통해 느낀 것들을 슬며시 풀어나간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SBS Power FM 애프터 클럽'을 진행하면서 오프닝 원고를 직접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직접 적은 오프닝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연을 나누며 청취자들과 공감하고 소통해왔다는 그.

특히 자연을 좋아해 여행하면서 머문 자연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 자신의 글과 함께 출간한 이번 포토 에세이는 작가에게도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특별함으로 다가올 듯 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 테마로 나눠져 있으며 글과 풍경이 어우러지는 에세이라 읽고 있으면 어느새 편안함이 느껴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읽는 독자로 하여금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철학이 있다.

그래서 사실 놀라기도 했다. 그저 음악만 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글로써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니 말이다.

이 책이 더욱 와닿고 공감되었던 건,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감정선을 살며시 건들여 책과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상념을 잊고 오롯이 나와 작가만을 위해 주어진 시간인 듯 인식하게 하는 묘한 매력 때문이다.

풍요속의 빈곤처럼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마른 목마름으로 가슴이 타들어가던 때가 있었다.

왜 그동안 그것을 타인으로 채우려 했을까.

타인의 사랑과 관심보다는 정작 나를 지키고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인데..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보고 싶다. 따뜻한 음성과 다 괜찮다는 듯한 토닥임이 늘 나를 반겨줄 것 같다.

자신에게만큼은 너무 인색하고 소홀한 이들에게 나지막히 전해지는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다채로운 색감과 따뜻한 그림체가 돋보인다.

전이수 작가만의 유니크한 화법이 인상적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위로가 되고, 마치 내가 그림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감히 어린 작가라는 수식어를 덧붙이고 싶지 않다.

그 어느 유명 작가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림으로 위로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이수 작가의 작품 <소중한 사람에게>를 통해 공감할 수 있었다. 전이수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잔잔한 물결이 가슴 속에 출렁임을 느낄 수 있고, 역동적인 힘과 생동감 넘치는 기가 온몸에 퍼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는 자신만의 생각과 세계를 에세이 속에 고이 담아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담담하게 담아냈다.

특히 어머니를 향한 지극한 마음을 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하고 겸손해지기도 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자신의 철학적 사고를 그림과 접목시켜 독자들의 가슴에 새겨질 수 있도록 잘 어우러지게 표현했다. 작가의 자유분방한 삶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제주의 풍경들이 나로 하여금 자유를 갈망하게 해 한없이 사진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뭔가 묘한 끌림이 있는 작가다.

그의 세계를 한 컷 한 컷 담아낸 이번 그림 에세이 <소중한 사람에게>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얻고 위로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