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선생님은 어린 시절 내 책장 한 켠에 놓여진 신화적 인물이다.
저자와 실제로 조우한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아이돌과 만나는 팬클럽의 마음과 같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설레는 마음을 추스르느라 내내 갈피를 못잡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의 내용들이 주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설레는 마음을 차가운 이성으로 돌려놓는 힘이 있었다.
길치인 나는 무려 4시에 경희대에서 출발해, 창천동까지 가는데 무려 3시간을 허비하는 저력을 보여준다. ㅡ,.ㅡ
와이파이가 안되는 Tmap은 정체된 채 꿈벅이만 할 뿐 내게 길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는 용자의 심정으로 무작정 길을 따라 걸었고,
이대 사대부고 앞에서 터진 와이파이 덕에,,, 내가 잘못가도 한참 잘못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반대방향으로 직행 ㅜ_ㅜ
비가 오지 않는다던 아버지의 일기예보는,,,
아버지가 왜 예보관이 될 수 없었는지를 절절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비닐 우산을 편의점에서 힘겹게 사들었으나
비라기 보다 바람에 섞인 물방울들의 행렬인 고로.
결국 중간이후부터 우산을 접는 것으로 합의를 스스로 보고
무려 3시간에 걸친 대장정 끝에
아담하고 분위기 좋은 인문학 아카데미에 구석자리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