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에서 개최한 문사철과 인문 특강의 마지막 강의인 문학 강의 참여 후기이다. (2015년 8월 27일 목요일, 날씨가 무척 좋았던 날 저녁에,)

 

 130개가 넘는 100자평이 달리며 베스트셀러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함께 드디어 정재찬 교수님을 만났다. 모교의 교수님을 타지에서 만나니 더 반갑기도 하고 왜 학교 다닐 때는 보지 못했나 아쉽기도 했다. 교수님의 첫인상은 깔끔과 준수 그 자체... 가르마 근처 약간의 흰 머리는 그의 지적인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며 중년 지성인의 섹시함을 발산한다. 외관을 가꾸는 데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인듯 했다ㅋㅋㅋ (아무님 맞지요? 부연설명 부탁드려요 ㅋㅋ)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문화 혼융의 시 읽기’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에세이다. 강연을 듣고 돌아와 수업을 찾아보았지만 조회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폐강된 듯 하다 ㅠㅠ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힘, 詩'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은 교수님이 처음 공대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면서 겪게 된 에피소드들, 각종 수학 공식들과 답이 똑 떨어지는 문제들로 세상을 접하던 공대생들에게 모호함으로 점철된 문학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시작되었다.

 

 "문학은 모호하다. 하지만 인생도 모호하다. 문학은 인생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모호하며, 모호한 것이 예술이다. 그 모호함 속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과정이 예술이며, 한 예로 '시어'를 골라내는 것은 언어의 폭력성을 넘어 내가 느끼는 감각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한 고투이다."

 

 문학의 모호성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학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듣고, 강연은 다양한 영상 자료를 통해 점점 스펙터클해져 간다. 김광균의 '설야'를 읽으며 '머언 곳 여인의 옷 벗는 소리'를 시각의 청각화로만 배워온 우리에게 추억의 광고와 함께 시를 느끼는 법을 알게 해주셨다. 설야와 함께 흘러간 가요도 한 곡 감상했는데 송창식의 <밤 눈>이라는 노래였다. 청년 송창식의 미성과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얼른 멜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문학은 쓸데없지만 '쓸데없는 것'으로서 문학은 우리에게 쓸데가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외칠 수 있는 대나무 숲처럼 문학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상처받은 우리를 어루만져준다."

 

 교수님은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문학도가 되려고 하지말고 일상에서 문학을 하라고 말한다.

 

 "문학을 하지 말고, 무엇을 하든 문학을 해라."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내가 행하는 모든 것에 문학이 스며나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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