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만 기다리던 지난 한주 !

겐코 쿠마 강연으로 불금을 보내기 위하여 저는 당당하게 30분 일찍 퇴근하고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북적북적 사람이 많아 의자에 앉지 못할 뻔 하였으나

함께한 지인분들 덕분에 한 가운데 명당자리에 착석!

늘 책으로만 봤고, 동영상으로만 만나던 그를 만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두근거림을 안고

강연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동네 마실 나가면 인사라도 한번 나눴을 법한 푸근한 인상을 가진 겐코 쿠마씨가 보였습니다.

 

실은 이번 강의가 기존 작품집에서 많이 봤던 프로젝트들의 나열이 아닐는지 걱정 반의 마음도 조금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통역으로 도움을 주신 ‘나 건축가 구마 겐고‘의 감수자 이시기도한 임태희 선생님의 요청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강연에서 공개한 적이 없는 처음 보는 프로젝트도 많이 있었습니다.

 

쿠마씨가 "이건 정말 처음 보여 드리는건데.. "라고 하면서 아주 급하게 슬라이드를 넘기며 소개했던

몇몇의 프로젝트들은 (앞으로는 꾸준히 그의 강의에 소개될테지만)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강연 자리에 제가 있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뿌듯함도 들었습니다.

강연은 쿠마씨가 어릴 때 살았던 고향집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최근까지의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유년의 기억이 한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겐코 쿠마를 있을 수 있게 해준 것이

가족회의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집을 만들어가던 따뜻하고 특별한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소 딱딱할 수도 있었던 강연은 쿠마씨의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디스하던) 위트가 버무려져 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건축은 구마겐코의 전매특허라고 할수 있겠는데요

그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보면서 다음에는 또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기대가 되었고,

무궁무진한 그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훔쳐오고도 싶었습니다.  

 

질문시간이 되자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중에서 마지막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없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아주 간단명료했습니다.

“무엇이든 끈기있게 하라.”

뭔가 반짝이고 특별한 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돌아온 대답은 당연한 말이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될 대답이었습니다.

그런 오랜 끈기가 오늘의 그를 있게 해준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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