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하는 강의라서 액기스일 거 같고, 더욱 사회 현상으로 나타난 하루키 열풍의 근원이 뭘까, 이현우님의 해석은 어떠할지 궁금도 해서 신청을 하고 당첨되어 오늘 강의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하루키 하면 상실의 시대와 16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도입니다. 90년대 초 출판사에서 하루키 문학을 편집한 적은 있지만, 일부러 책을 사서 읽은 것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뿐이어서 하루키 문학에 대해선 문외한입니다. 이런 내가 당첨된 것은 감사할 따름이지요.

이현우(로쟈)님의 강의는 처음이지만, 삼천포로 빠지는 일 없이 액기스만 설명해 주셨습니다. 1시간 정도의 강의였는데, 오늘 1강은 초기 문학이라기보단 하루키 문학의 총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하루키 문학의 성향을 맛보기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문화권이래도 일본과 우리의 문화적 차이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소설 속에 녹아든 문화적 갭이 커서, 어쩌면 성향의 갭일수도 있지만, 거부감이 생겨나거든요.  하루키의 소설이 제겐 그랬던거 같아요. 특히 일본식 유머는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강의는 제게 하루키 문학에 대해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주었습니다. 또한 에세이에 담긴 내용을 통해 하루키의 인생관, 세상관을 약간씩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를 두고 평범하다고 자칭, 타칭했다는데, 평범함이 비범한 저술을 낳은 건 아닌지 생각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초년, 청년의 생이 평범보다는 오히려 특별한 환경이 아니었나? 그 특별한 환경이 탈일본적 하루키를 만들어낸 것이고, 일본사회를 한 발자욱 떨어져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남은 강의에서는 그의 작품이 어떻게 세계 대중에게 어필될 수 있었는지 작품 내용을 분석해서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긴 합니다. 오늘 강의보다는 재미있을 듯 기대가 가지만 강의를 계속 들어야 할지 고민하면서 강의실 문을 나왔습니다.

여느 강의처럼 이번 강의도 무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무료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응당 출판사에서 하는 책을 선전하기 위한 강의라고만 생각하고 신청했는데, 막상 와서야 강의료가 한 강의당 20000원임을 알았습니다. 점심, 커피까지 제공해주니까 가격이 비싼편이 아니라고 한다지만, 마땅히 신청 때 이를 알렸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경우도 이와 같은지 모르겠으나 왠지 기만당하 거 같은 씁쓸함이 강의의 충족감을 모두 몰아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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