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호 선생님께

 

홍대입구에서 꼼지락 거리다 보니...  늦어서 죄송합니다.

황석영 선생님의 문학50주년 축하모임과 어렵게 구한 정명훈 선생님의 콘서트도 취소하고 찾아간 만남이니

용서해 주시겠지요 ^^

 

올 여름 우연히 친하게 지내던 학생 한 명과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 이야기를 하다가 조지 거쉰의 뮤지컬 '포기와 베스'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름인지라 '써머타임'을 들려주면서 학생의 멜론에 조지 거쉰의 피아노 재즈연주를 다운 받아 주었더니 거쉰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라고 이야기를 해서 아쉬워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피아노 치는 걸 낙으로 삼던 학생이었는데 재즈는 별로라고 해서...

재즈가 그토록 낮설고 친숙해 지기 어려운 장르인가 싶기도 했답니다.

 

저도 재즈를 찾아서 듣거나 하지는 않던 사람이었는데 거쉰의 연주를 들으며

'아, 내가 재즈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중년의 여성들이 대부분 그렇듯 블루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재즈가 그리 낮설지는 않았었나 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우연히 들르게 된 김예중님의 '재즈다'라는 까페에 간혹 가곤 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 시피 한국인들에겐 트럼펫은 조금은 낮선 악기입니다.

저 역시도 그닥 좋아하는 음색의 악기가 아니었는데 김예중님의 연주를 듣고는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 후로 유튜브를 통하여 재즈를 가끔씩 듣고 있습니다.

제목도 연주자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들을때 마다 몸이 저절로 흔들리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클래식을 들을때는 손이 움직이는데 재즈를 들을때는 몸이 움직여요.ㅎㅎ

 

아직은 어려운 연주를 듣기는 부담스러운 저에게 선생님의 저서는 '이거다' 하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책을 읽기전에 Miles Davis의 Round About Midnight 를 먼저 듣고 갔습니다.

밤 12시쯤 음원을 다운받아 들었는데 딱~~~ 좋더군요.(다음엔 CD로^^)

 

Chet Baker 의 감미로운 목소리의 노래도 좋지만 Billie Holiday 의 갈라진듯한 탁한 목소리도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저에게 제일 좋았던 건 J.J.Johnson과 Kai Winding 두 사람이 서로의 연주를 주고 받으며 교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의 시나위와 재즈는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즉흥연주라는 면에서는 아무래도 우리 민족이 좀 더 앞서 있는것 같습니다. ㅋㅋ

 

오늘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20대의 젊은이들이더군요.

자라섬에는 열리는 재즈패스티벌의 참석자들도 대부분은 젊은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재즈를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세대는 40대가 아닌가 싶었는데 참석자가 별로 없어 아쉬웠답니다.

벨라폰테나 암스트롱을 들었던 세대라서 낮설지는 않지만 아직도 삶에 치이는 나이 인가 봅니다 ㅜㅜ

 

옆의 청년이 질문했던 노라 존스가 궁금하여 집에 돌아오자 마자 바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지난달 17일에 내한공연이 있었다는 소식과 세기의 재즈넘버라며 'Don't Know Why' 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노라 존스의 노래에는 재즈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구성요소가 없어 재즈로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셨으니 재즈에 대한 지식이 아무것도 없는 제가 들어보고 노라의 음악을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노라의 음악에 제 몸이 반응하여 움직인다면 제게는 노라의 곡이 재즈일테고

그저 입으로 흥얼흥얼 따라 부른다면 제게는 재즈가 아닐거예요...

이건 제 기준의 재즈 분류법이랍니다.^^

 

저에게 있어 재즈의 매력이라면 연주자와 이루어지는 감정의 교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연주자와 관객의 감정 교류...

관객이 되어 몸을 흔들며 입으로 박자를 맞추며 같이 어우러 질 때의 그... 교감...

뭐... 그런게 있는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쓰신 <재즈:기원에서부터 오늘날까지>도 읽어보겠습니다.

그림도 공부를 하고 감상하면 더 즐겁다고 말씀하셨던 저희 선생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아마 재즈도 역시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재즈 연주곡과 선생님의 해설과 강연...

그리고 노라의 연주에 대한 평론...

 

눈 내린 추운 겨울밤에 따뜻한 재즈 이야기...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감사했습니다.

 

이번주에는 선생님의 <재즈수첩> 들으며 주말 밤 보내겠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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