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첫 1권이 나올때부터 꾸준히 읽어보고 소장했던 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살고있는 내가 모르는 곳이 이렇게 많았구나, 우리나라에도 외국인에게 소개해 줄 곳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나는 그 동안 우리나라를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던 책입니다.

그러다 이번에 제주도를 소개한 7권이 나왔다는 얘기에 바로 구입을 하고 강연회 이벤트에도 응모했죠. 유홍준 교수님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던 분이셨습니다. 강연회 당첨 소식이 연예인 만나는 것보다 더 기쁘다고 말하면 믿어주실까요?

강연회장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됐는데, 시간이 다 되어 문득 뒤를 돌아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늦게 왔으면 좋은 자리 못 앉았을 거에요.

 

사실 답사기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가 볼 만한 곳에 대해 발표해 주실 거라 기대하고 갔는데, 문화의 어제, 오늘, 내일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고 하셨을 때는 조금 실망했습니다. 발표 주제에 대해 알라딘 측에서 정확히 공지를 안 해 주셨네요. 강연 시간에 대해서도 몰랐거든요. 의자도 불편하고 움직일 때마다 의자에서 소리가 나서 불편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강의를 시작하니 저도 모르게 모든 불편함, 기대감을 잊고 강의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 말씀 하나하나 가슴에 새기려고 꼼꼼히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지금의 사회가 장인을 그만큼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가슴이 아프네요. 장인이 사라지면서 우리가 지키지 못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재가 얼마나 많을까요. 교수님의 슬라이드 자료에서 보여준 장인정신이 가득한 백제와 고려의 문화 유산은 저도 모르게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그토록 자랑스러운 문화재를 왜 우리는 그 동안 모르고 살아왔던 것일까요?  위인이나 정책 이름만 달달 외우고,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같은 어려운 이름만 주구장창 외우려고 했던 학창시절이 떠 오르네요. 교수님 말씀데로, 백제하면 정말, 의자왕과 삼천궁녀, 낙화암만 생각하게 되니, 그 전성기의 문화를 우리는 너무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교수님의 말씀에 맞장구도 치고, 고개도 끄덕이게 되고, 점점 몰입하게 되어 1시간 반 강연이 저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중고등학생 때 이런 몰입도로 수업 들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껴 왠지모를 위축감에 빠지게 했던 우리네 문화재인데, 그런 느낌은 우리가 우리의 것을 잘 몰랐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지만 한국에 오면 한국 불교이며, 중국에서 시작한 단오지만 한국에 오면 우리네 단오입니다. 청자를 만든 곳은 전세계에서 중국과 한국 딱 두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네 문화에 자부심을 느껴야 할 사람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아닌 바로 우리들이죠.

 

예전에 경주 황룡사지 터를 방문했다가 왜 이런 걸 복원안하나 의아해 했는데, 이번 강연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아무쪼록 울진의 금강송들이 무럭무럭 곧게 자라 황룡사탑을 지을 좋은 목재가 되길 바랍니다. 제 살아생전에 탑을 볼 수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선조들의 장인정신이 계속 이어져 가길 바라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의 문화를 좀 더 알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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