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행여 늦을까 걱정하며,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을 안고 향한 창비 카페.

  다행히 일찍 도착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간이 남아 잠깐 카페에서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앗! 김두식 교수님이 옆자리에서 출판사 관계자 분과 이야기를 나누시는 게 보였습니다.

  이때부터 두근 반, 기대 반.

 

  김두식 교수님의 책을 처음 만난 건 의외로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였습니다.

  그때까지 틀에 박힌 이야기만 하는 신앙서적에 현실세계의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던 저는

  목사님도 아닌, 신학자도 아닌 사람의 글에서 답을 향한 한줄기 희망을 봤습니다.

  그 이후, 김두식 교수님이 쓰신 모든 책을 읽으며 저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가끔 앞선 생각으로 저를 깜짝깜짝 놀래키실 때도 있지만 말입니다.

 

늘 사진으로만 보던 교수님은 생각처럼 수더분한 외모와 목소리를 갖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담담히 이어지던 강의(?)와 유쾌한 질의응답 시간.

강의하실 때는 이미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복습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사실 강의보다 질의응답 시간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표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으셨던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런 부분이 궁금해서 참석했던 것이지만요.

특히 탱고를 배워야 하느냐고 질문하시던 여자분의 대답은 여전히 인상적으로 남아 있어요.

아마 그 대답, 저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을 듯합니다.

 

함께 갔던 친구는 강의를 듣던 중, 교수님의 가정이 참 이상적이라고 했습니다.

현실에서 저런 가정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요.

색과 계의 경계선에서 어정거리다 결국 어떤 쪽도 제대로 갖지 못한 저에게

교수님의 이야기들은 자극적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먼저 인정해줄 때 취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꽤 길어지긴 했지만, 여러모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차마 소리가 날까 싶어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대신 책에 사인을 받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예판으로 구입해서 이미 사인이 되어 있지만, 한 번 더 사인 받는 센스!

앞으로도 교수님의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더운 날씨에 목을 축이라고 주신 음료 쿠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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